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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무기 '가성비' 좋다…코로나에도 방산업계 전망 밝은 까닭

천궁, K-9 자주포 등 수출 5조 돌파 세계 9위…공개 예민한 아랍이 주고객이라 덜 알려져

2022.01.10(Mon) 10:20:44

[비즈한국] 코로나19로 많은 산업계가 힘들었지만, 방산업계는 달랐다. 지난해 방위산업 분야 수출액은 5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된다. 2010년대 초 1% 수준에 불과했던 세계 무기시장 점유율은 2016~20년 기간 2.7%로 높아지면서 과거 방산강국으로 꼽혔던 이탈리아(2.2%)와 네덜란드(1.9%)를 제쳤다. 수출 규모 세계 9위라는 역대 최고기록도 세웠다.

 

올해도 긍정적이다. ‘천궁’이나 ‘K-9 자주포’ 등 가성비가 좋은 한국 방위산업체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 업계에서는 “거래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 중동이 주요 고객만 아니었어도 좋은 분위기가 더 많이 알려졌을 것”이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매출액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방위산업 분야 수출액은 5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된다. K9 자주포(사진)는 터키,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등에 수출됐다.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잇단 계약 소식에 올해도 기대감 

 

지난해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분야 수출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 2016년 2조 7000억 원을 기록한 방위산업 수출액은 문재인 정부 기간 내내 2조 원대를 유지했다가 지난 2021년 5조 원을 넘어섰다. 세계 9위권에 안착했고 처음으로 수출액이 수입액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46억 달러(5조 5000억 원 수준)를 기록했는데, 최대 50억 달러(6조 원 수준)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올 정도다. 하반기 들려온 잇따른 수출계약 소식 덕분이다. 

 

올해도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LIG넥스원과 129억 디르함(약 4조 2000억 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 구매 계약을 추진 중인데,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규모는 우리 방산 수출사상 단일품목으론 최대 금액이다. 

 

천궁-Ⅱ는 사격통제소, 다기능레이더, 3대의 발사대 차량 등으로 1개 포대가 구성되는데, 이 중 체계 종합과 유도탄, 교전통제소를 맡은 LIG넥스원의 계약금액은 2조 6000억 원에 달한다. 다기능레이더를 만드는 한화시스템은 1조 2000억~1조 6000억 원 수준, 발사대를 맡은 한화디펜스의 계약금액은 4000억 원대에 달한다. 

 

아랍에미리트(UAE)는 LIG넥스원과 129억 디르함(약 4조 2000억 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 구매 계약을 추진 중이다.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한화디펜스는 호주와 K9 자주포 30문·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 등을 패키지 공급 계약을 맺었다. 8000억~9000억 원 상당의 계약이었다. 이집트도 K-9 자주포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인도네시아, 태국과 계약을 추진 중이다. T-50/FA-50 계열 항공기에 대한 추가 도입계약인데,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1년 16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6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태국 역시 2015년 9월 FA-50 경공격기 4대 구매계약을 맺은 데 이어 2017년 8대, 그리고 올해 2대를 새로 계약했다.

 

#중동 주요고객인 탓에 덜 알려진 소식들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국가들이 주요 고객인 탓에 우리 방산업체들의 계약 진행 사실이 덜 알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중동 지역 국가들은 계약 추진 과정에 ‘도입 검토 사실이 알려지면 계약이 취소된다’는 조건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한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다. 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추진 소식도 지난달 UAE 국방부가 이례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했기에 보도될 수 있었다.

 

천궁-Ⅱ나 K-9 자주포 등은 미국·유럽산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는 평을 받고 있어 머지않아 이스라엘(3.0%), 스페인(3.2%), 영국(3.3%) 등 전통적인 방산강국을 넘어 세계 5위권의 방산 수출국이 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아이템들이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 하에 계약 물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운영을 해본 국가들이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있는 연간 생산량을 뛰어넘는 추가 계약 요청을 하고 있어 생산라인 확대 얘기가 나오는 아이템도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우리나라 군에 납품하는 수요도 꾸준히 있고, 한 번 납품하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간 생산이 이뤄지는 게 방산업의 특징”이라며 “해외의 경우 한번 도입을 결정하면 관련 운영 시스템을 패키지로 맞추는 경우도 있어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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