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경제의 양대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모두 올해가 경제회복과 미래 선도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정부와 한은은 올해 3%대 성장을 기록하며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한은이 올해 경제에 악재가 될 것으로 지목했던 코로나19 변이 확산, 유가 급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 갈등 등이 연초부터 줄줄이 본격화되면서 전망치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년사에서 “2022년 새해,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여 정상화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 세계에서 앞서가는 선도국가 시대를 힘차게 열어나가겠다”며 “국민 삶의 완전한 회복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같은 날 시무식에서 “올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전환’으로, 우리 경제가 단순한 복귀를 넘어 퀸텀점프해야하는 도약점”이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미래 대비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 역시 같은 날 시무식 인사말을 통해 “금년에도 국내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낙관적 전망을 했다.
이러한 낙관적 전망은 지난해 말 정부와 한은이 발표한 경제전망에 근거를 두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2022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대외 여건이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물류 차질이 완화되면서 상품교역이 증가하며,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둔화해 물가 상승세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근거로 올해 경제가 3.1% 성장하고, 민간소비는 3.8% 증가하며, 취업자는 28만 명 늘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11월에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국내외 경제활동 제한 완화 기조 지속을 전제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도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3.6% 성장하고 취업자는 25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나 한은이 전망을 내놓을 당시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본 리스크 요인들이 연초부터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올해 리스크 요인으로 △국가별 백신 격차 지속 및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코로나 불확실성 상존 △공급 차질 및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 통화 정책 정상화 및 신흥국 금융불안 △미·중 갈등 등을 꼽았다. 그 중 오미크론 확산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올해도 세계 경제가 코로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면서 민간소비가 다시 얼어붙고 있다.
물류난 심화와 반도체 부족 등 각종 원자재 공급 차질, 국제 유가 상승 등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크게 뛰기 시작한 물가의 불안한 흐름 역시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조기긴축을 예고하고 있다. 5일 공개된 Fed 회의록에서 위원들이 “금리인상을 더 이른 시기에 하거나 더 빠르게 인상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 알려지자 세계 금융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성은 물론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공언하면서 미·중 갈등도 격화되는 추세다.
한은도 올해 하방 리스크로 △겨울철 국내외 감염병 확산세 심화 △글로벌 공급 차질 장기화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를 지목했는데 이 위험요인들 모두 현실화됐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8.3%로 코로나19 이후 ‘나 홀로 성장’ 하는 듯 했으나 2분기 7.9%, 3분기 4.9%로 급락했다. 4분기는 4%를 밑돌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는 5% 성장이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2일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2021년 중국 경제는 3분기부터 전력난, 원자재 가격 급등,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사태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했다”며 “올해는 부동산 부문 부진, 강력한 방역 조치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5% 내외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올해 악재로 예상했던 국내외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며 “경기회복세 안착을 위해서는 국내적으로는 경기 친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복구 지연 및 원자재 가격 급등, 미국 Fed발 긴축 발작, 중국발 리스크 등 돌발 요인 대응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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