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최대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언덕길에 10여 년간 방치된 공터가 212억 원에 팔렸다. 일대 시세보다 3.3㎡(평)당 1000만~2000만 원가량 싸게 매물로 나온 이 땅은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매각가와 부지 전망 등이 걸림돌이 되며 수년간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관련 기사 '한국의 베벌리힐스' 이태원언덕길에 135억 땅 방치된 사연).
업계와 부동산등기부 등에 따르면 이희택 전 제일사료 회장은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1402.1㎡(424.14평) 규모 땅을 212억 원에 팔았다. 앞서 이 회장은 2006년 12월 세 필지로 구성된 이 토지와 토지 위 건물 한 동을 65억 원에 매입했다. 15년간 시세차익은 147억 원에 달한다. 건물은 2009년까지 단독주택으로 사용되다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땅은 이태원역에서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로 이어지는 언덕길(이태원언덕길)에 위치했다.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낀 배산임수 입지와 사생활이 보장된 주거 환경으로 재계 주요 인사들이 둥지를 틀었다. 반경 200m 이내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자택이 위치했다.
이 땅은 건물이 철거된 이후 10여 년간 공터로 방치됐다. 이희택 전 회장은 세금 문제 등으로 건물을 헐고 수년 전 토지를 매물로 내놨지만 부지 전망과 수백억 원에 달하는 가격 문제로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대는 제1종전용주거지역으로 건물을 2층까지 지을 수 있는데, 부지 앞 화랑 건물이 전망 일부를 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매가는 당초 예상보다 높게 형성됐다. 2019년 당시 이 회장의 매도 호가는 180억 원 수준으로 이번 매매가보다 30억 원가량 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땅값은 3.3㎡당 6000만~7000만 원이었던 일대 시세와 비교했을 때 3.3㎡당 1000만~2000만 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였다. 이번에 땅을 사들인 곳은 용인에 본사를 둔 부동산 개발업체로 향후 토지 활용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재벌닷컴’이 2016년 8월 기준 상장사 주식자산 1000억 원 이상을 가진 243명의 자택 주소를 분석한 결과, 전체 19.8%(48명)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이태원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보유 주식자산 1조 원이 넘는 부자는 14명이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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