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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자영업자들 '눈물의 폐업정리'

3개월 쓴 냉장고, 10번 쓴 식기세척기…자영업자 수와 매출, 전년보다 확 줄어 "매우 어려운 시기"

2022.01.06(Thu) 14:18:07

[비즈한국] “업소용 냉장고 팝니다. 가게정리로 급하게 처분합니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 업소용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을 판매하는 글이 부쩍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침체 여파로 폐업을 결정하는 자영업자가 많아지면서 중고시장을 통한 ‘눈물의 폐업 정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 업소용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을 판매하는 글이 부쩍 늘었다. 사진=당근마켓 캡처

 

#식기세척기부터 숟가락, 물컵까지…중고시장에 쏟아지는 업소용 물품

 

인천 연수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던 A 씨는 최근 폐업을 결정하고 식당 물품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판매했다. 그는 “업소용 냉장고부터 냉동고, 가스레인지, 튀김기, 식기세척기, 제빙기 등의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냉장고, 냉동고는 금방 판매가 됐는데 제빙기, 튀김기는 판매가 잘 안 된다. 중고 업자에게 넘기면 돈을 ​거의 ​받지 못한다고 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업소용 물건을 처분하는 판매자가 늘었다. 업소용 반찬 테이블부터 시작해 쇼케이스, 싱크대, 테이블 등의 집기류를 헐값에 판매한다. 뚝배기, 숟가락, 물컵, 포장 용기, 포장 랩까지 ‘돈 되는 것’이라면 모두 내다 파는 상황이다. 

 

고깃집을 운영했던 자영업자는 쌈장 종기 20개를 1만 원에, 해장국집을 운영하던 자영업자는 뚝배기 20개를 2만 원에 판매하는 글을 올렸다. 한 자영업자는 업소용 스텐 물병 15개와 컵 55개를 5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냉장고, 냉동고처럼 부피가 커 운반이 어려운 기기는 용달 회사를 알아봐주겠다라거나 직접 배송해주겠다는 판매자도 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업소용 냉난방기를 판매하며 이전 설치비 절반을 부담하겠다고 했다. 그는 “사용 기간이 2년이지만 2020년 말부터 휴업 상태라 사용 기간이 짧다”고 설명했다. 

 

연식이 오래된 제품은 폐기 처리하는 데 오히려 비용이 들다 보니 그야말로 ​헐값​에 처분된다. 한 판매자는 “사용 기간이 길지만 작동에는 문제없다”며 냉동고를 1만 원에 판매했다.

 

자영업자 A 씨는 “업체에 철거 의뢰를 하면서 매장에서 사용하던 기기를 매입해줄 수 있는지 물었더니 최신 제품만 매입한다더라. 오래된 제품은 돈을 내고 폐기물 처리를 해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싸게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렸다”고 털어놨다.

 

위드 코로나 시행이 45일 만에 멈추고 다시 거리두기로 영업시간, 모임 인원이 제한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더는 버틸 수 없다’며 장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최근 한 달 새 폐업을 고민하는 글이 500개 이상 올라왔다.

 

철거업체 관계자는 “철거 문의가 늘었다. 철거팀이 하나인 업체들은 예약이 꽉 차 있어 일정 잡기가 힘들다고 한다”며 “폐업하는 식당에 가면 손님도 크게 줄어든 데다 임대료 부담도 크고 식자재비, 인건비도 올라 더는 버틸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개업한 지 1~2년 남짓한 식당도 폐업이 늘면서 새 상품 같은 물품이 중고거래로 쏟아진다. 최근 문을 연 식당들은 코로나19로 홀 영업이 제한되면서 매장 손님을 거의 받지 못했고, 이로 인해 식기세척기, 식탁, 의자 등이 거의 새 상품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카페를 운영하던 한 자영업자는 120만 원에 구매했던 냉장고를 70만 원대에 중고로 내놓았다. 사용 기간은 3개월. 아직 속 비닐도 뜯지 않았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140만 원대에 샀던 제빙기를 2년도 채 사용하지 않고 폐업해 40만 원에 판매 중이다. 다른 자영업자도 개업한 지 6개월 만에 폐업하면서 새 제품으로 구매했던 쇼케이스, 간택기, 튀김기, 냉동고, 포스기 등을 10만 원에서 30만 원에 판매했다. 

 

자영업자 B 씨는 “개업한 지 1년이 채 안 돼 폐업하게 됐다. 가게 물건을 정리하면서 보니 식기세척기를 1년간 10번 남짓 사용한 것 같다. 코로나19로 손님을 받지 못해 새 상품 같은 상태인데 헐값에 넘기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 상가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점포철거비 신청한 폐업 자영업자, 전년보다 늘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벤처기업부는 경영위기 소상공인과 폐업 소상공인을 상대로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을 진행한다. 폐업하는 자영업자는 ​​점포철거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상의 폐업지원 예산을 전년보다 확대했다. 지난해까지 200만 원 지원해주던 것을 올해는 최대 250만 원으로 늘렸다. 중기부에 따르면 희망리턴패키지 사업 내 폐업지원 예산은 올해 420억 원 규모다. 전년 300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본예산 227억 원에 추경으로 73억 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본예산만 420억 원 규모”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의 재개, 지원을 확대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점포철거비 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폐업률이 늘었기 때문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면서 “예산이 확대되고 보통 1년에 한 번 공고하던 것을 지난해 2~3회 공고하면서 홍보가 되다 보니 신청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KB금융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21년 KB 자영업보고서’를 보면 2020년 전국 자영업자 수는 657만 명으로 전년(668만 명) 대비 약 1.65%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19년(전년 대비 0.83% 감소), 2018년(전년 대비 0.76% 감소)보다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매출도 줄었다. 2019년 대비 2020년 소상공인 매출은 24%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이 20%, 요식업 23%, 서비스업 3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발표한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국 소상공인 체감 매출 경기실사지수(BSI)는 39.3으로 전월 대비 26.9p 하락했다. BSI는 100을 초과할수록 체감 매출 호전을, 100 미만은 악화를 나타낸다. 2019년 평균 67.2였던 BSI는 2020년 65.3으로 하락했고, 지난해 평균은 49.6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엽합회 관계자는 “2020년보다 2021년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없어 힘들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며 “소상공인 체감 매출 경기실사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자영업자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상회복을 위한 온전한 손실보상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며 추경안도 논의되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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