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한 해 식품업계 트렌드는 단연 ‘밀키트’였다. 외식 수요가 줄고 집밥 문화가 확산하면서 밀키트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밀키트 업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시장을 키워온 주요 스타트업은 ‘국내 1호 상장 밀키트 기업’ 자리를 두고 견제 중이며, 대기업·특급 호텔도 공격적 움직임을 보인다.
#프레시지·마이셰프·테이스티나인, 밀키트 인기에 폭발적 성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한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를 토대로 2020년 밀키트 시장이 전년보다 85% 증가한 1882억 원 규모로 추정했다. 이어 2025년까지 연평균 31% 수준으로 성장해 725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밀키트 시장은 프레시지, 마이셰프, 테이스티나인 등의 스타트업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동원F&B, CJ 제일제당, 롯데마트, hy(한국야쿠르트) 등 대기업도 후발주자로 밀키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은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다.
프레시지, 마이셰프, 테이스티나인 등 스타트업 3사는 밀키트 시장이 확대되면서 최근 2~3년간 급성장했다. 업계 1위로 꼽히는 프레시지는 2019년 711억 원이던 매출이 2020년 1271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마이셰프는 2020년 매출이 246억 원으로 전년(110억 원)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테이스티나인도 2020년 240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액인 73억 원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더욱 확대됐을 것이란 예측이다. 업계에서는 테이스티나인의 2021년 매출이 700억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한다. 마이셰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5%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주요 스타트업의 상장 경쟁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테이스티나인, 마이셰프 모두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레시지는 2023년 상장을 준비 중이다. 테이스티나인은 지난해 5월 삼성증권, 신영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코스닥 시장 상장 준비를 시작했다. 마이셰프는 올 하반기 상장이 목표다.
마이셰프 관계자는 “마이셰프는 매출 증가뿐 아니라 밀키트 첨단 스마트공장 완공을 통해 2022년 하반기 ‘밀키트 업체 1호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공동대표 주관사로 지정한 상태로 현재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 호텔까지 뛰어든 밀키트 사업, 업계 경쟁 치열해져
지난해에는 대기업에 이어 호텔까지도 밀키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롯데호텔은 지난달 자체 밀키트 브랜드 ‘롯데호텔 1979’를 론칭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신라호텔도 코로나19가 퍼지며 발 빠르게 밀키트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호텔 밀키트는 출시 직후부터 높은 고객 호응을 얻고 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만 즐기던 고급 다이닝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강점에 고객 선호도가 높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출시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홈파티의 영향으로 연말까지 수요가 많았다. 외식이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이 일반 배달 음식보다는 프리미엄으로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호텔 밀키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다수의 식품 대기업과 호텔이 밀키트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기업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밀키트 기업도 차별화 전략을 준비 중이다. 프레시지는 건강식 및 비건 시장에 도전한다. 지난해 11월 환자 및 건강식 밀키트 사업에 특화된 ‘닥터키친’을 인수했으며, 12월에는 호주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v2푸드와 손잡고 식물성 대체육 밀키트를 출시했다. 테이스티나인은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마이셰프는 스마트공장 설립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밀키트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너무 빠르게 성장해버린 밀키트 시장에 다소 거품이 있다는 시선도 있다”며 “소비자 사이에서는 메뉴의 한계 등으로 인한 피로감도 발생하고, 너무 많은 업체 사이에서 경쟁이 과도해지며 상품의 질적인 관리 등이 소홀한 부분에 불만도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비대면 소비가 이어지면서 밀키트 수요는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시장이 과다하게 커진 부분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올해는 시장의 한계점이 드러나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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