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대선, 지방선거 등 많은 정치적 이슈들이 있고, 이와 함께 부동산 시장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듯하다. 2022년 부동산 시장의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 보자.
2022년 가장 큰 이슈는 두 개의 선거다. 3월 9일 대통령 선거, 6월 1일 지방선거가 있다. 두 선거 모두 부동산 선거라고 할 정도로 대부분의 공약들이 부동산 관련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팩트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들은 거의 유사하다. 크게 공급과 규제완화가 포함돼 있다.
특히 공급이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다. 두 후보 모두 250만 호 공급을 내세웠다. 연간 50만 호 씩 공급하겠다는 의지다. 공급에는 택지를 개발해 순수하게 새 주거시설을 공급하는 신도시 사업이 있고, 기존 도심의 정비사업을 통해 구축을 신축으로 교체하는 공급이 있다. 두 후보 공통적으로 이 두 가지 공급 방법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공급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임기 내 실현 가능성 여부를 따져 볼 필요는 없을 듯하다. 부동산 공급에 대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듯, 불가능하다. 2019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된 3기 신도시 공급 사업의 현재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먼저 신도시 사업이다. 사전 청약을 하고는 있지만 토지 확보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비사업도 마찬가지다. 2020년부터 강력하게 추진했던 공공재개발 사업의 경우 국민들의 엄청난 관심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구역 제대로 진도를 나가는 곳이 없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이라면 모를까 국민들과 소통을 하며 민원들을 해결해야 하는 현재 시스템 내에서는 단기간 공급이 어렵다. 그래서 평소 꾸준히 공급을 했어야 했다.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는 2017~2018년 정부의 만용이 현재 부동산 공급을 얼마나 어렵게 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결국 2022년 시장의 공급은 큰 의미가 없다. 모두 계획뿐이고, 실제 입주하는 주택 수는 크게 줄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역대급으로 입주량이 작다. 2020년 5만 호, 2021년 3만 호, 2022년 2만 호로 줄어드는 것이 확정돼 있는데 여전히 공급량이 적지 않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서울 시장은 어렵다. 입주 물량이 너무 적다. 세금과 대출 규제로 이사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2022년부터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까지 강화된다. 매매든 물론 전세 계약에 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대부분 이사를 하기 보다는 현재 거주지 주택에 있으려고 하는 비율이 증가할 것이다. 시장에 신규 공급뿐 아니라 기존 주택들의 거래 회전도 되기 어려운 조건이다.
전체 아파트 시장의 구성원 비율을 대략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무주택자 40%, 1주택자 50%, 다주택자 10% 정도다. 현 정부의 가장 큰 패착은 다주택 10%를 강력하게 규제함으로써 그 외 90% 시장의 거래를 동결시킨 것이다.
다주택자들이 존재해야 하는 역할이 두 가지 있었다. 한 가지는 무주택자들에게 임대 주택을 공급했다. 전체 임대 시장의 80~90%를 민간에서 책임진다. 공급은 20% 미만이다. 전국 어디든 그렇다. 그런데 민간 임대 시장의 공급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도 만들지 않고 무작정 다주택자들만 규제해 버렸다. 2019년 이후 전세 시세 폭등이 2021년 현재까지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다. 이 상황에 임대차 2법까지 추가해 버렸다. 그 결과가 2021년 임차 시장이다. 2022년 1월 현재 전세 시세 상승률이 매매 시세 상승률보다 높다. 이런 경우가 흔치 않다.
다주택자의 두 번째 역할은 매매시장의 수급 조절이다. 시장에 매물이 많으면 매수를 한다. 시장에 매물이 적으면 매도를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장에 매매 물건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를 모두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상하는 바람에 거래를 중지시켜 놓았다. 시장에 매물이 있어도 매수하지 않는다. 취득세와 보유세 부담 때문이다. 이 경우가 지속되면 시장 시세는 하락할 것이다. 통상적으로 수요가 부족한 지역들에 문제가 발생한다. 시장에 매물이 없어도 매도하지 않는다. 양도세 부담 때문이다. 이 경우가 지속되면 계속 상승할 것이다. 통상적으로 인기 있는 지역에 문제가 발생한다.
현 정부는 다주택자의 포지션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일방적으로 규제만 했다. 그렇다면 다주택자들이 해오던 역할에 대해 대안이 있어야 했다. 임대 시장 측면에서는 임대 물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가 필요했고, 매매 시장에서는 신규 주택들을 꾸준히 공급해야 했다. 단기간 신규 공급이 어렵다면 자연스럽게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꾸준히 나올 수 있도록 유도했어야 했다. 채찍이 아니라 당근을 주어야 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2022년 서울 시장은 어려울 것이다. 매매든 임차든. 물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정책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정부는 차기 정부에 모든 책임을 넘겼다. 어떤 정책의 변화도 실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렸다. 결국 현재의 조건으로 2022년 시장을 맞이해야 한다.
무주택자는 시세 하락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시세하락을 기대하기보다는 현재 가능한 경제력으로 어떤 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희망하는 입지가 어렵다면 입지를 변경할 필요도 있다. 출퇴근이 가능한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대출이 어느 정도 수준이지 파악해야 한다. 연초에는 대출이 다시 재개되므로 대출 소진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연초에 확인하길 당부한다.
1주택자는 집을 매도하고 무주택자가 되는 것을 무조건 말리고 싶다. 특히 입지가 좋거나 새아파트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사를 준비하는 세대라면 매수와 매도를 동시에 신경 써야 한다. 특정 입지는 매수가 어렵고, 특정 입지는 매도가 어렵다. 특히 대출과 세금에 모두 규제를 받는 지역일수록 매도가 어렵고, 반대의 경우는 매수 시 주의를 요한다.
다주택자는 주택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특히 규제지역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2022년에도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상가, 토지 등 비주택 투자와 비규제지역 주택의 투자가 인기를 끌 듯하다. 특히 비주택 상품 투자는 상당한 공부가 필요하다. 적정 시세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르면 투자하지 않기를 바란다.
2022년은 대통령과 지자체장이 교체되는 시기다. 이전과는 다른 정책들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지금과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책의 변화가 국민을 향해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본다. 그리고 국민들은 정부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어떤 정부도 모든 국민들의 희망수준까지 정책을 실현해 준 경우는 없다. 대부분 국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내 보금자리는 내가 마련한다는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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