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사장된 것으로 여겨졌던 ‘여객자동차 플랫폼 운송사업자’들이 2022년 본격 성장을 예고했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서비스를 해왔던 코액터스·파파·레인포컴퍼니 등 플랫폼 운송사업자들이 국토교통부의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를 통과해 법 테두리 안에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됐기 때문. 업계에서는 실시간 호출 택시 서비스로 귀결되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서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해낼지 주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위원회에서 3개 사업자(코액터스, 레인포컴퍼니, 파파모빌리티)의 플랫폼 운송사업 허가심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코액터스 100대(서울·광명·부천·인천지역), 레인포컴퍼니 220대(서울·성남지역), 파파모빌리티 100대(서울·인천지역)에 대한 허가를 결정했다.
앞서 국토부는 3개 업체에 대해 정보통신기술(ICT) 심의위원회를 통해 규제 특례를 지원했다. 이번 플랫폼 운송사업 허가심의는 플랫폼 사업 제도화를 내용으로 하는 여객자동차법 시행 이후 최초로 시행된 심의다. 이로써 3개 업체는 임시 특례허가로 운영하던 사업을 여객자동차법에 따른 정식 플랫폼 운송사업으로 전환해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플랫폼 운송사업은 플랫폼사업자가 운송플랫폼과 차량을 직접 확보해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거나 운송에 부가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2년 전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로 논란이 됐던 ‘타다 베이직’이 이 사업에 포함됐었다.
업계에서는 택시, 특히 실시간 호출 서비스로 귀결되는 유상운송 서비스에서 플랫폼사업자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플랫폼 운송사업은 이용자의 다양한 수요에 부합하는 운송·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사업구역·요금 등에서 규제가 비교적 유연하게 적용된다.
3개 업체는 플랫폼 예약·호출 서비스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세부적인 서비스는 조금 다르다. ‘고요한 모빌리티’를 운영하는 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을 운전기사로 고용하는 스타트업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2022년 안에 청각장애인, 여성, 청년을 위한 ‘착한 일자리 1000개’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이동 약자들이 더 편리하게 유상운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블랙캡’ 차종을 도입할 예정이다.
파파모빌리티는 실시간 호출·예약 서비스로는 클래식(일반 승객), 에스코트(이동 약자), 키즈(어린이) 서비스로 나눠 운영 중이다. 원하는 시간만큼 예약해 차량을 대절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레인포컴퍼니는 일반 호출·예약 서비스와 함께 월 구독형 요금제를 도입했다. 원하는 시간에 따라 내가 운전을 할 수도 있고, 쇼퍼로 불리는 수행 기사가 운전을 대신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법인 업무용 차량을 대체하는 B2B 시장도 공략 중이다.
다만 3개 업체는 앞으로 기존 운송사업과 상생을 위해 ‘여객자동차운송시장안정기여금(기여금)’을 분기마다 납부해야 한다. △매출액의 5%, △운영 차량 1대당 월 40만 원, △운행 횟수당 800원 중 하나를 선택한다. 3개 업체 모두 만약 두 번째 옵션을 선택한다면 코액터스와 파파모빌리티는 월 4000만 원, 레인포컴퍼니는 8800만 원이 고정 지출로 책정된다. 스타트업에 기여금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 의결로 안정적인 사업 여건이 조성됐기에 VC(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레인포컴퍼니의 경우 지난 10월 21일 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코액터스도 SK텔레콤과 카카오가 100억 원씩 공동으로 출자한 ‘ESG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는 “이번 국토부 심의 의결로 사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운영 차량을 100대까지 늘려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위원회 정부위원인 안석환 종합교통정책관은 “이번 허가심의를 통해 기존 운송업과는 차별화되는 플랫폼 사업들이 운송시장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특히 이동 약자 서비스를 통하여, 기존에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이용하기 힘들었던 휠체어 탑승자, 부축이 필요한 노약자, 카시트가 필요한 유아 등이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B2B 시장 공략으로 법인의 전속 차량·기사를 플랫폼 운송사업으로 대체하는 등 전체 운송시장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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