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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대표 부촌 유엔빌리지 토지 경매, 세 차례 유찰된 까닭

20명이 공동 소유한 맹지, 최저매각가격 낮아져도 응찰자 없어

2021.12.23(Thu) 16:20:57

​[비즈한국] 우리나라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땅이 경매에서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일대는 강북 최고가 아파트인 ‘장학파르크한남’ 등 고급 주택이 밀집했는데, 경매 최저 입찰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도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토지 지분에 대한 3차 경매가 지난 7일 유찰됐다. 이 땅은 한강변 차도인 서빙고로와 스위트캐슬 아파트(사진) 사이에 있는 잡종지다. 사진=카카오맵

 

#유찰 거듭되면서 최저매각가 반토막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토지 지분에 대한 3차 경매가 7일 유찰됐다. 이 땅은 한강변 차도인 서빙고로와 스위트캐슬 아파트 사이에 있는 잡종지다. 일대는 강북 최고가 아파트인 ‘장학파르크한남’ 등 고급 주택이 밀집했다. 경매에 부쳐진 물건은 전체 토지 568㎡ 중 24.29㎡(304분의 13)다. 1·2차에 이어 이번 경매에도 ​응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4차 경매는 오는 1월 11일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법정에서 열린다.

 

경매가 유찰을 거듭하면서 최저매각가격은 반 토막 났다. 최저매각가는 법원이 감정평가로 산출한 입찰가 하한선으로 경매가 유찰될 때마다 20%가량 낮아진다. 이 물건 최저매각가격은 올해 9월 1차 경매에서 2억 3318만 원으로 정해졌지만 11월 2차 경매에서 1억 8655만 원, 12월 3차 경매에서 1억 4924만 원으로 떨어졌다. 내년 1월 4차 경매는 1억 1939만 원에서 시작한다. 올해 이 땅의 개별공시지가는 ㎡당 1106만 원으로 토지 지분에 대한 공시 가격은 2억 6864만 원으로 추산된다.

 

4차 경매는 오는 1월 11일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법정(사진)에서 열린다. 사진=차형조 기자

 

#맹지에다 지분 공유자만 20명

 

경매가 유찰을 거듭한 이유는 토지 소유권을 행사하기 어려워서다. 먼저 이 땅은 서빙고로와 스위트캐슬 아파트로 완전히 둘러싸인 맹지다. 서빙고로는 이 땅과 연결되지 않았고, 스위트캐슬 부지는 건물이 들어선 사유지다. 사실상 토지 진입로가 없는 셈이다. 건축법에 따르면 토지가 도로에 2미터 이상 접하지 않을 때는 원칙적으로 건축 행위를 할 수 없다.

 

진입로를 확보하더라도 토지 소유권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다. 땅 지분을 20명이 나눠 가졌기 때문이다. 실내건축공사업체인 A 회사는 2002년 10월 이 땅을 개인에게 매입해 2004년 3월 12명에게 지분을 나눠 팔았다. 이후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지면서 지분 공유자는 20명으로 늘어났다. 땅을 매각하거나 개발 행위를 하려면 지분을 가진 모든 사람의 동의를 받거나 소송을 통해 공유물을 분할해야 한다.

 

경매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고도 물건을 낙찰받지 못할 수 있다. 지분 공유자가 경매에서 우선매수권을 갖기 때문이다. 민사집행법에 따라 경매 물건 지분을 공유한 사람은 매각기일 전까지 경매 최고 응찰가로 우선 매수하겠다고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경매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사람은 차순위 매수 신고인으로 밀려나고 해당 지분 공유자는 최고 응찰가로 물건을 매수하게 된다. 여러 공유자가 우선 매수를 신청할 경우 지분 비율에 따라 경매 물건을 분할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이 물건은 여러 명이 투자 목적으로 토지 소유권을 공동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경매로 나온 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행사하려면 나머지 지분 소유자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추후 공유물 분할 청구 소송도 제기할 수 있는데 공유자 전원에 소장을 송달하는 과정도 긴 시간이 걸린다. 매매나 개발행위가 복잡한 절차를 거치게 되는 셈인데 이 땅은 더욱이 개발행위가 불가능한 맹지로 매수 메리트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촌의 토지가 유찰을 거듭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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