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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크리스마스에 진심 '자강두천' 신세계 vs 롯데 승자는?

신세계 미디어 파사드 '진화', 롯데 해외 아티스트 초청…당장 수익 안 되지만소비자는 즐겁다

2021.12.21(Tue) 16:44:44

[비즈한국]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이해 올해도 어김없이 ‘본점 꾸미기’에 나섰다. 해마다 진행되는 이벤트지만 두 백화점의 결과물이 늘 달라 화제를 낳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연말을 즐기지 못했던 사람들이 백화점 앞으로 더 몰리는 분위기다. 과연 올해는 누가 승자가 될까. 현장을 찾아갔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본관 외벽에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했다. 사진=양명호 씨 제공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본점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오면 백화점 외관을 꾸미는 것에 어느 매장보다 진심이기로 유명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 디딜 곳이 없었을 정도로 과거 명동 상권이 활발했을 때부터 이들은 백화점을 꾸미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 보복, 일본 불매운동, 코로나19가 연달아 덮쳤다. 명동을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소상공인들은 명동을 떠났다. 연말마다 온기가 가득했던 명동은 공실이 눈에 띄게 늘면서 이제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두 백화점은 연말이 찾아오면 백화점 꾸미기를 이어가고 있다. 두 백화점 관계자들은 서로의 마케팅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지만, 밖에서 봤을 때는 이른바 ‘자강두천(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경쟁으로 비칠 정도로 해마다 강도가 높아졌다.

 

신세계는 2011년부터 본점 본관 외벽을 LED 조명으로 감싸고 있다. 2014년부터는 LED 조명으로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 파사드’ 기법도 활용 중이다. 올해는 40만 개를 추가해 LED 조명 140만 개로 미디어 파사드를 더욱 선명하게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은 공공미술 작가 프렌즈위드유​의 ‘리틀 클라우드’를 대형 아트풍선으로 만들어 전시했다. 사진=박찬웅 기자


롯데백화점의 경우 미국 출신의 세계적 공공미술 작가 프렌즈위드유(FriendswithYou)를 섭외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인 ‘리틀 클라우드’를 11m 대형 아트풍선으로 만들어 본점과 영플라자에 전시했다. 프렌즈위드유는 2016년 석촌호수에 거대한 ‘슈퍼문’으로 한국을 찾아왔던 작가다. 

 

해마다 두 백화점의 외관을 촬영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백화점 앞으로 모여든다. 올해도 어김없이 백화점 앞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람들은 가장 완벽하게 외관을 담아낼 수 있는 포토존을 찾아내기 위해 분주해 보였다.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릴 정도. 

 

직장인 양명호 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스트레스 풀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LED 조명으로 꾸며진 신세계 백화점을 봤다. 최근 2년 동안 이만큼 핫한 곳이 있었나 싶다. 지난해에는 연말이어도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에 모두 지쳐서인지 어떻게든 연말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 백화점으로 모여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외관을 촬영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백 명이 찾아온다. 사진=박찬웅 기자


수많은 인증 사진이 현재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신세계 관련 게시물의 수가 롯데백화점을 압도하는 상황이다. 직장인 이상완 씨는 “연말마다 시청 앞 광장과 두 백화점을 찾는다. 내겐 연례행사와도 같다. 올해는 신세계에 큰 감명을 받았다. LED 조명을 늘리면서 중간중간 보였던 광고들까지 없앴더라. 예쁜 사진에 걸림돌이 되는 불필요한 광고들이 사라지니 이제야 크리스마스 성지에 온 기분이 들었다”고 분석했다.

 

두 백화점은 외벽 꾸미기에 무슨 뜻을 담고 있을까.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크리스마스나 연말에 꼭 방문해야 하는 랜드마크가 되길 바라는 듯하다. 2011년부터 외벽에 설치하기 시작한 LED 조명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진화하는 느낌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매년 고객들이 한 편의 공연이나 쇼를 본다는 느낌을 받도록 연말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비주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맥락을 가진 스토리를 만들고, 간단하게라도 기승전결을 갖추도록 기획하고 있다. 앞으로도 무언가를 재현하기보다는 재해석하려는 데 초점을 두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에선 리틀클라우드보다 대형 트리가 좀 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듯 보였다. 사진=박찬웅 기자


롯데백화점은 사람들이 기관이나 아티스트와 협업해 평소에 경험하기 힘든 이벤트를 선보이는 방식을 선호한다. 2019년에는 핀란드가 지정한 공식 산타를 초청했다. ‘핀란드 공식 산타’는 교황청이 승인하고 핀란드 관광청이 지정한 산타 마을 로바니에미 출신 산타다. 지난해에는 일러스트 삽화가 김민지 작가를 섭외해 핀란드 구전 요정인 ‘똔뚜’를 재현해냈다. 똔뚜는 산타클로스의 선물 배달을 돕는 요정이다. 올해 프렌즈위드유를 섭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정혜 롯데백화점 디자인실장은 “이번 ‘리틀 클라우드’ 프로젝트는 백화점 전체를 예술 체험의 특별한 공간으로 바꿔 색다른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했다”며 “화려한 영상과 친근한 클라우드 캐릭터를 통해 크리스마스에 고객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물론 이들의 마케팅이 당장의 수익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대다수는 사진만 찍고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대신 추위를 녹이기 위해 주변 카페나 식당을 찾아, 주위의 웬만한 곳들이 모두 만석이었다는 후문이다.

 

두 백화점의 크리스마스·연말 마케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두 자강두천의 경쟁을 앞으로도 보고 즐기면 된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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