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다가오는 ‘검은 호랑이해’ 2022년은 연초부터 초대어급 기업공개(IPO·상장)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시장을 후끈 달굴 전망이다.
가장 먼저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한 전기차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1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그 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SSG(쓱)닷컴 등 기업가치 10조 원에 도전하는 초대어들이 대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잇따른 전기자동차(EV) 배터리 리콜 사태라는 악재로 인해 올해 상장 추진이 불발됐었다.
하지만 이번에 제출된 희망 공모가 밴드에 따른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규모는 10조 9225억~12조 7500억 원에 달한다. 그간 사상 최대 공모 규모였던 지난 2010년 삼성생명의 4조 8881억 원을 무려 두 배 이상이나 뛰어 넘는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60조 1380억∼70조 2000억 원으로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으로 결정될 경우 상장하자마자 단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시총 3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데 이어 1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내년 2월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1주당 희망 공모액 범위는 5만 7900원에서 7만 5700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 가격 기준 상장 후 시총이 최대 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국내 상장 건설회사 최대 규모다. 단번에 모기업인 현대건설을 제치고 건설대장주로 우뚝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되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해 현대건설 38.62%에 이어 2대 주주다.
현대오일뱅크도 이달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연내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통해 내년 상반기 중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이 세 번째 상장 도전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도 최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추진을 위해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매출의 70% 이상을 국제유가에 민간함 정유사업에 두고 있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부채 규모는 12조 4000억 원대로 지난해 3분기 9조 4000억 원에 비해 무려 3조 원이나 늘어난 상태다.
올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 상승세에 따라 정제마진이 반등세를 보이며 상장과 관련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댜만 최근 오미크론 사태갸 상장 변수로 거론되고 있지만 상장 추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SSG닷컴도 상장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격적인 영토확장에 나서는 유통공룡 신세계그룹이라는 커다란 배경 아래 종합 이커머스 기업을 표방하는 SSG닷컴 역시 기업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 외 마켓컬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교보생명, CJ올리브영, SK쉴더스, 쏘카 등 수조 원대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기업들도 상장 추진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는 올해를 IPO 풍년의 해로 규정하고 있고, 내년 IPO 시장은 올해보다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공모금 1조 원을 넘는 신규 상장 종목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IET,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공모금 1조 원이 넘는 대어급이 6개나 쏟아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글로벌 경기 악화라는 변수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예상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에 도전하는 상장 추진 기업들이 4~5개, 1조 원 이상에 도전하는 상장 추진 기업들도 올해를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 규모 역시 올해보다 월등히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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