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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에 4044억 '상장 대박' 안겨줄 현대엔지니어링, 연말배당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쓰일 듯…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배당 유지해 올 배당에 관심

2021.12.16(Thu) 11:21:01

[비즈한국]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는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을 팔아 최대 4044억 원을 확보한다. 막대한 구주 매출이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 개선에 사용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 이전 마지막으로 실시하는 연말배당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는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을 팔아 4044억 원을 확보한다. 사진=공동취재단

 

#현대엔지니어링 코스피 상장, 최대 수혜자는 정의선 회장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0일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 주식은 총 1600만 주, 1주당 희망 공모가격은 5만 7900원~7만 5700원이다. 회사는 공모가 상단 기준 1조 2112억 원을 공모로 조달해 시가총액 6조 525억 원으로 상장한다. 이는 모회사인 현대건설 몸값 5조 2838억 원(15일 기준)을 넘어서는 규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으로 공모가를 확정하고 2월 3~4일 일반청약을 받아 코스피에 상장할 계획이다.

 

이번 공모로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에게 돌아간다. 현대엔지니어링 공모주는 기존 주주가 보유한 구주 1200만 주(75%)와 새로 발행한 신주 400만 주(25%)로 구성된다. 공모가 상단 기준 증시에서 조달하는 자금 9084억 원이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회사 몫인 신주 모집분 3028억 원은 이산화탄소 자원화 시설 구축과 폐기물 처리장 운영 법인·차세대 초소형 원자로 발전소 건설 법인 지분을 사는 데 쓰인다.

 

공모 최대 수혜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 2대 주주인 정 회장은 기존 보유 주식 534만 1962주를 팔아 최대 4044억 원을 확보한다. 지분율은 11.72%에서 4.5%로 줄면서 5대 주주로 물러난다. 기존 주식을 파는 주주는 정 회장을 포함해 현대글로비스(201만 3174주), 기아(161만 1964주), 현대모비스(161만 1964주),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142만 936주) 등이다.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지분율 36.7%)은 주식을 팔지 않았다.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현대차그룹, ​10대 대기업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

 

재계는 정의선 회장이 상장으로 마련한 현금을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 개편에 쓸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우리나라 1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순환출자는 3개 이상 계열사가 원 모양으로 지분을 나눠 갖는 것을 말한다.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많은 계열사를 지배하는 데 활용되는데, 기업이 연쇄 부실에 빠질 위험도 있다. 이런 이유로 계열사 자산 합계가 10조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2014년 7월부터 순환출자를 할 수 없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4개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됐다. 핵심 고리인 ‘현대차(33.88%)→기아(17.33%)→현대모비스(21.43%)→현대차’를 포함해 ‘현대차·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이다.

 

이 순환출자 구조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제철(11.81%), 현대모비스(7.15%), 현대차(5.33%), 현대글로비스(6.71%)에 지분을 보유했는데, 정의선 회장은 현대글로비스(23.29%), 현대모비스(0.32%), 기아(1.74%), 현대차(2.62%)에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을 보유했다. 두 개 순환출자 고리에 포함된 현대제철 지분은 한 주도 없다. 정 회장은 향후 이들 지분을 확보해 그룹 지배 기반을 다질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 9월 말 기준. 자료=각 사 분기보고서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전 마지막 배당에 관심

 

기업공개 전 마지막 배당도 관심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실적이 악화했지만, 배당은 전년과 동일하게 했다. 지난해 회사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587억 원, 17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6.6%, 41.7% 줄었고,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순영업활동현금흐름·FCF)은 3183억 원으로 20.1% 감소했다. 반면 기말 배당은 전년과 같은 1087억 500만 원(주당 1만 5000원)을 지급했다. 순이익 대비 배당금은 지난해 36.35%에서 63.25%로 급증했다. 

 

올해는 영업활동에서 성과를 보였지만, 현금 유입이 빠듯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엔지니어링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142억 원, 24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6%, 28.0% 늘었다. 반면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1136억 원에서 마이너스(-) 2348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한 정 회장은 작년과 재작년 각각 기말배당으로 133억 5490만 원을 가져간 것으로 추산된다.​ 

 

강대진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현대엔지니어링지부 위원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작년과 재작년 ​정의선 회장에게 주당순이익 대비 각각 30%, 60%가 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는 상장 건설사 배당 성향 10%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라며 “기업 공개는 회사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인데,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공모는 구주 매출이 75%로 그 비중이 공모 역사상 전례가 드물 정도로 높다. 대주주 배당과 구주 매출 등을 바로 잡아달라는 취지로 금융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증권신고서에 따라 내년 2월 공모 청약을 받아 상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상장 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말 배당은 이사회 결의 사항으로 현재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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