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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샤넬백은 중고로' 중고명품 큰손 MZ세대 잡아라

"온라인·중고 거래 선호" 명품몰 폭발적 성장 견인…MZ 겨낭한 오프라인 매장도 속속 오픈

2021.12.14(Tue) 14:36:24

[비즈한국] 올해 명품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중고명품의 인기도 높아졌다. 명품 시장의 주 고객층은 경제력이 있는 3040세대로 꼽히지만, 중고명품 시장에서는 MZ세대가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약 16조 7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사진=박정훈 기자


#올해 급성장한 명품 시장, 중고명품 찾는 고객도 늘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보복 소비’ 심리 등으로 명품 수요가 늘어났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141억 6500만 달러(약 16조 7000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는 온라인 명품 전문 플랫폼의 인기가 뜨거웠다. 발란은 지난 10월 거래액이 461억 원, 11월에는 572억 원을 기록하며 두 달 연속 최고 거래액을 갱신했다. 지난해 연 거래액이 512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성장이다. 

 

트렌비도 11월 한 달간 거래액이 500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머스트잇은 최근 누적 거래액이 9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10월 기준 누적 주문 건수가 260만 건으로 집계됐다.

 

명품 시장이 커짐에 따라 중고명품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트렌비에 따르면 중고명품 리세일 서비스의 월 거래액이 20억 원을 넘어섰다. 리세일 서비스 오픈 9개월 만에 누적 위탁 금액은 136억 원을 달성했다. 

 

SSG닷컴은 올해 10월부터 11월 21일까지 중고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5% 늘어났다고 밝혔다. 가방, 지갑 등의 패션 잡화 비중이 높게 나타났으며 400만 원이 넘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시계류 등의 고가 상품도 판매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SSG닷컴 관계자는 “올해는 중고명품 관련 입점 업체가 많이 늘어나고 수요가 커지면서 작년 대비 중고명품 매출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명품 상품은 지난 9월 기준 월 거래액이 134억 원을 기록했다. 번개장터 측은 “명품은 번개장터 월 전체 거래액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활발하게 거래되는 품목 중 하나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 시장이 커짐에 따라 중고명품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트렌비에 따르면 중고명품 리세일 서비스의 월 거래액이 20억 원을 넘어섰다. 사진=트렌비 홈페이지

 

전문가들은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이 확대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간 중고명품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구매의 선호도가 컸다. 온라인에서는 제품 상태를 상세히 살펴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프라인이 정품 여부, 제품 상태 등을 확인하기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온라인 구매의 편의성이 높다 보니 구매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특히 젊은 세대는 온라인을 통해 정품을 구매하는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편리한 온라인 구매 방식을 선호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말했다.

 

#중고 상품에 거부감 없는 MZ세대, 합리적 가격의 중고명품 구매  

 

올해 중고명품 시장에는 20대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중고명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대 매출 신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264%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도 “최근 MZ세대를 주축으로 명품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은 희소성, 소장 가치를 중시해 중고거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서 “특히 MZ세대의 인기 검색어를 살펴보면 신명품 브랜드 제품이 눈에 띈다. 이들이 중고거래를 통해 더 합리적으로 원하는 제품을 마련하면서 자신의 취향을 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교수는 “MZ세대는 중고 상품에 거부감이 적다. ‘N차 신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러 차례 거래가 됐다고 해도 신상품과 다름없이 받아들인다”면서 “20대 경제 수준에서 갖기 힘든 명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중고명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브그즈트(BGZT) 컬렉션’. 사진=번개장터 제공

 

MZ세대의 중고명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는 이들을 공략하는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이색적인 경험과 흥미로운 콘텐츠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해 독특한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SNS에서 ‘핫플’로 떠오르는 곳 중 하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브그즈트(BGZT) 컬렉션’. 이곳은 번개장터가 지난 11월 26일 문을 연 중고명품 특화 매장이다. 샤넬 백, 롤렉스 시계 등 희소성 있는 100개 이상의 명품 제품을 진열했으며 구매도 가능하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브그즈트 컬렉션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종합적인 문화공간으로 기획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에게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프리미엄 고객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그즈트 컬렉션은 고급화 전략을 통해 관심을 끌고 있다. 외국 저택 콘셉트의 고급 인테리어와 에르메스, 루이비통, 티파니앤코 등 명품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둘러볼 수 있다. 

 

중고명품 전문 백화점 ‘캉카스 백화점’도 최근 젊은 세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캉카스 백화점에서 첫 명품백을 마련했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캉카스 백화점은 특별한 VIP 서비스로 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무료 발렛 주차·웰컴 티 등이 제공되며 개인 쇼퍼가 쇼핑을 도와주는 등 20대가 경험하기 힘든 프리미엄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은희 교수는 “물건을 구입할 때는 상품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매장 분위기도 기억에 크게 남는다. 특히 중고 상품은 어떤 매장에서 구매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면서 “소비자가 중고명품의 가치를 높게 지각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전략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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