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신증권 손자회사인 디에스(DS)한남이 최근 서울 한남동 이태원로 동쪽 상가를 사들이고 있다. 디에스한남은 이곳에서 100미터 떨어진 고급 아파트 ‘나인원한남’을 개발한 터라, 한남동 부동산을 취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신증권 손자회사, 강북 고급 상권인 이태원로 상가 3동 매입
업계와 부동산등기부 등에 따르면 디에스한남은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로 동쪽에 위치한 4층 규모(연면적 927.9㎡) 상가 건물을 192억 원에 사들였다. 앞서 디에스한남은 올해 7월 이 건물 동쪽에 접한 4층(855.5㎡) 규모 상가와 5층(1386.37㎡) 규모 상가를 총 440억 원에 매입했다. 맞닿은 세 건물의 대지 면적은 합산 1058.3㎡(320평), 매입가는 총 632억 원에 달한다. 현재 세 건물은 대부분 임차인이 퇴거해 공실 상태로 확인된다.
이태원로 동편은 강북 고급 상권으로 꼽힌다. 일대는 서울 전통 부촌인 이태원동과 한남동 수요나 입지적 상징성을 겨냥한 업체가 다수 입점했다. 주요 임차 매장으로는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전시장과 명품 브랜드 꼼데가르송, 편집샵 온더스팟과 카시나 매장 등이 있다. 일대 상업용 건물은 제일기획, 에스피씨(SPC), 동서식품 등 기업과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부부, 축구선수 차범근·차두리 씨 부자, 배우 장동건 씨 등 유명인이 소유하고 있다.
디에스한남은 사들인 건물을 향후 상업용으로 재건축할 수도 있다. ‘이태원로 주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준주거지역인 이 일대에서 권장되는 용도는 업무시설이나 판매·영업시설, 숙박시설, 공연·전시장 등이다. 나인원한남과 같은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 등은 지을 수 없다. 다만 주상복합형은 가능하고, 재건축 시 용적률 400% 이하, 건폐율 60% 이하, 높이 20m 이하로 제한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테넌트(Tenant, 임차인)를 유치하고자 디에스한남이 일대 여러 건물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나인원한남’ 개발한 디에스한남, 대신증권 호실적 이끌어
디에스한남은 강북 고급 아파트 ‘나인원한남’을 개발한 대신증권 계열 부동산개발업체다. 2016년 7월 설립된 이 회사는 이듬해 8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보유하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부동산을 사들인 뒤 2019년 11월 지상 9층 규모 아파트 9개 동(341세대)을 조성했다. 한남동 남북을 가로지르는 한남대로 중심부에 위치한 나인원한남은 이번에 거래된 이태원로 상가와는 100미터 떨어졌다. 대신증권이 지분 100%를 가진 대신에프앤아이(F&I)는 디에스한남 주식 100%를 소유했다.
나인원한남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데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디에스한남은 당초 2017년 나인원한남 선분양을 시도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를 이유로 분양 보증을 내주지 않자 아파트를 4년 임대한 뒤 분양하기로 했다. 준공 일정대로라면 2023년 분양 전환해야 했지만 법인 종부세율과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이 늘면서 올해 3월 계획보다 빨리 분양 전환에 나섰다.
디에스한남은 올해 2분기 대신증권 호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2분기 대신증권 세전 이익은 5224억 원으로 전기 대비 289% 늘었다. 나인원한남 수분양자가 5월 잔금을 치르면서 분양 수익 4451억 원이 대신에프앤아이와 대신증권에 반영된 덕이었다. 앞서 지난해 2분기 대신증권은 나인원한남 종부세와 재산세, 감가상각비 등 496억 원을 비용으로 인식하면서 세전 손실 315억으로 적자 전환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향후 본업인 부실채권 투자와 함께 신사업인 부동산개발에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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