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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수 KB생명 사장, 실적부진 악재 딛고 3연임 성공할까?

KB금융 내 최고령 CEO로 체질개선 주역…세대교체 바람 잠재울 수 있나

2021.12.09(Thu) 17:58:59

[비즈한국] KB금융그룹의 올해 연말 계열사 대표 인사 키워드에 세대교체 흐름이 감지되면서 오는 31일로 임기 만료인 허정수 KB생명 대표의 3연임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달 1일 KB금융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 차기 행장으로 1966년생인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추천했다. 이를 두고 KB금융그룹 안팎에는 계열사 대표단 세대교체를 꾀하는 신호탄으로 풀이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허정수 KB생명 대표. 사진=KB생명


허정수 KB생명 대표는 1961년생으로 KB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중 최연장자다. KB국민은행과 KB금융, 손해보험사를 두루 거친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그는 2018년 1월 KB생명 대표로 취임해 2년 임기를 마치고 2020년과 올해 각각 1년씩 연임에 성공하며 회사를 이끌어 왔다. 이번 인사에서 허 대표의 3연임 가능 전선에는 악재와 호재가 상존한다는 평이다.

 

허 대표는 실적 면에서는 후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취임 직전 해인 2017년 KB생명은 영업수익(매출) 1조 3274억 원에 189억 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그런데 취임 첫 해인 2018년 KB생명은 매출 1조 3052억 원, 당기순이익 148억 원을 올리며 전년에 비해 역성장했다. 

 

KB생명은 2019년부터 당기순이익 159억 원 규모로 그 해부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KB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31억 원에 이어 올해도 3분기까지 180억 원에 달하는 누적 당기순손실 등 2년 연속 적자 경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KB금융 금융계열사 중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당기순손실을 거둔 곳은 KB생명이 유일하다. 특히 지난해 KB금융그룹에 편입된 다른 생명보험 계열사인 푸르덴셜생명의 약진은 KB생명에게 뼈 아픈 대목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2556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을 추월한 상태다.

 

생명보험업계가 올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실적이 호전됐다는 점도 대비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잠정)은 3조 6915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8.8% 늘었다. 

 

생보업계가 주가·금리 상승으로 변액보험 등의 보증준비금전입액이 감소했지만 사업비를 줄여 보험영업이익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 측면에서도 KB생명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간신히 상회하는 수준이다. RBC는 순자산을 보험금 지급 등을 위해 적립하는 금액(책임준비금)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3월까지 생보사의 당기순이익 개선은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수익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금리 변동에 따른 RBC 영향, 대체 투자자산 투자 손실 등 자산 가격 하락 리스크에 대한 상시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허정수 대표가 고령과 실적부진이라는 악재를 딛고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허 대표의 실적부진 이면에는 KB생명의 체질 개선과 영업 확장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KB생명은 사업비 지출을 수반하면서 지난해부터 2022년까지 신계약과 자산 등 덩치를 키워 연평균 15% 성장을 달성한다는 성장전략을 세워 실행하고 있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간 통합 과제도 있어 허 대표의 역할론이 주목 받고 있기도 하다. 앞서 허 대표는 KB금융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할 당시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주도했었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 시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으며 당분간 두 회사가 독립경영을 이어나간다는 게 그룹의 방침”이라며 “계열사 대표 인사는 면밀한 심사를 거쳐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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