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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안전공사, 특허 취득 직원 명퇴 후 '뒷북 소송' 무슨 사연?

특허 등록 요청할 땐 외면, 뒤늦게 법적 조치…공공기관 '직무 발명 제도' 운영 부실이 원인

2021.12.09(Thu) 15:00:11

[비즈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으로 준공공기관에 해당하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퇴직한 직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공공기관의 지식재산권(IP) 관리가 지나치게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가스안전관리 검사, 가스안전기술 연구·조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다. 사진=한국가스안전공사 홈페이지

 

법적 분쟁 중인 특허는 도시가스 배관 안전과 관련된 내용이다. 2016년 등록된 ‘테스트박스 건전성 판단방법’에 대한 특허는 올해 4월부터 특허무효 심판이, 2017년 등록된 ‘매설된 가스배관 멀티측정장치 및 멀티측정방법’에 대한 특허는 지난해 12월부터 소유권이전 청구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특허들은 실제 일부 배관 진단 업무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허를 출원해 등록받은 A 씨는 지난해 8월 명예퇴직을 한 상태. A 씨는 재직 당시 회사 측에 여러 차례 특허 취득을 요청했으나 거절됐으며, 이에 따라 개인이 비용을 지불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재직 당시 가스안전공사에서 내부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창의혁신경진대회에서 수상을 하는 등 회사도 충분히 해당 특허를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A 씨는 명예퇴직 이후 특허권 사용여부 확인 요청을 위한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제서야 한국가스안전공사는 특허권을 가져오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직무발명 관련 내부 규정을 마련해 이와 같은 분쟁을 사전에 차단한다. 직무발명이란 직원이 직무에 관해 발명한 것이 성질상 사용자·법인 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범위에 속하고, 그 발명을 하게 된 행위가 현재 또는 과거의 직무에 속하는 발명을 뜻한다. 직무발명을 회사가 승계하거나 전용실시권을 설정한 경우, 회사는 개인에게 적절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 

 

해당 특허는 현재 A 씨가 퇴직한 이후 입사한 컨설팅 업체가 최종 권리자로 등록돼 있다. 공사는 특허무효 심판과 소유권이전 청구소송을 진행하며 인사위원회를 열어 A 씨에 대한 명예퇴직 취소 처분도 내렸다. 복직을 시켜 규정대로 특허권을 양도받기 위함으로 추정된다. 

 

A 씨는 “25년간 근무하고 지난해 8월 퇴직을 했지만 아직도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현장 경험을 통해 특허를 출원했고, 사내에서 인정도 받았다. 노후화된 시설 검사방법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특허라고 생각했다. 회사에 여러 차례 이야기하며 새로운 검사 방법의 일환으로 활성화해주길 원했으나 당시엔 계속해서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특허를 가져가지 않았다. 뒤늦게 중요성을 느낀 회사가 소송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다. 

 

반면 한국가스안전공사 측은 A 씨가 공사 지식재산관리 및 기술이전지침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재직 중 취득한 특허는 지침에 따라 신고하고 권리를 양도해야 하는데 A 씨가 이를 위반해 특허권과 전용실시권을 가져갔다는 것.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A 씨는 개인적으로 특허출원 후 내부 경진대회에 참가했고 특허담당부서인 지식재산관리부에 신고한 내역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공공기관의 직무발명 제도 운영과 관리가 부실하다는 점은 지속적으로 지적돼왔다. 지난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직무발명은 등록 보상금이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데다 금액도 적은 편이라 신고 건수가 적다는 문제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직무발명 관련 규정을 잘 마련해 사전에 동의를 얻는 절차를 진행한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이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공공 영역일수록 더욱 철저한 규정에 따른 보상과 관리가 필요한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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