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회 심의과정에서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던 해군의 한국형 항공모함 즉 경항공모함 사업 관련 내년도 국방예산이 막판 진통 끝에 확정 및 통과되었다. 내년도 국방예산 가운데 한국형 항공모함 관련 비용은 72억 원으로 기본설계 착수금 62억 원, 함재 전투기 FMS 기술자료 9억 원, 기타비용 1억 원으로 전해진다.
참고로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 내년 국방예산은 2021년 52조 8401억 원 대비 3.4% 증가한 54조 6112억 원이다. 정부안은 55조 2277억 원 규모였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6165억 원이 삭감되었다. 특히 국회 심의과정에서 방위력개선비 즉 군사력 증강에 소요되는 비용 중 전력 증강에 직접 드는 비용이 전례 없이 감소하면서 큰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런데도 경항공모함이 필요성이 제기된 지 25년 만에 드디어 기본설계 비용이 반영되면서 한국형 항공모함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지난 1996년 해군은 경항공모함 도입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승인받은 후, 기동함대와 항공모함 보유 필요성을 지속해서 제기해왔다. 2004년에는 해군 군 구조 계획을 세우며 경항공모함을 운용하는 기동함대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특히 2012년 국회 국방위원회는 해군력 강화를 위한 정책연구를 했고, 수직이착륙 함재 전투기 운용이 가능한 항공모함의 필요성을 제시한 바 있다. 그 결과 해군은 2018년 6월 경항공모함을 소요 제기했다. 선행연구 및 소요 검증을 거쳐 지난해 말 합동참모회의를 통해 경항공모함의 필요성이 인정되었고 소요가 최종 결정되었다.
그렇다면 한국형 항공모함은 왜 3만 톤의 크기를 갖게 되었을까? 지난 2019년 발표된 ‘2020~2024 국방중기계획’ 때만 하더라도 한국형 항공모함은 경항공모함이 아닌 다목적 대형수송함 즉 대형수송함-II(LPX-II)로 알려졌다. 대형수송함-II는 이름만 수송함일 뿐, 실제 능력은 미 해군이 보유한 강습상륙함과 같이 수직이착륙 함재 전투기와 헬기 운용 그리고 해병대 수송 능력을 동시에 보유한 함정이었다. 이런 기능을 가진 대형수송함-II는 배의 크기를 나타내는 수치인 기준 배수량으로 4만 톤에 달했고 만재 배수량은 5만 톤이 넘었다.
하지만 해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형수송함-II 사업을 장기에서 중기계획으로 전환하면서, LST-Ⅲ 즉 차기 상륙함 사업을 고려해 해병대 거주시설과 고속상륙정 운용 능력이 작전운용성능에서 제외되었다고 전한다. 그 결과 기준 배수량이 1만 톤 감소해 3만 톤이 되었고 항공모함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명칭도 대형수송함-II에서 경항공모함으로 바뀌게 된다. 2030년대 초반 확보될 LST-Ⅲ는 기준 배수량 1만 톤 급으로 전해지고 있다. 2022년 국방예산에 한국형 항공모함 관련 비용 72억 원이 반영되면서 기본설계를 두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부산에서 벡스코에서 개최된 마덱스(MADEX) 즉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양사는 한국형 항공모함의 모형 전시와 함께 운용개념도 선보인 바 있다. 이와 함께 마덱스 기간 중 현대중공업은 한국형 항공모함 설계 및 건조를 위해 영국 밥콕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와 손을 잡고 경항공모함을 준비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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