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 집값 상승률이 0%대 보합세로 돌아선 가운데, 올해 10월 서울 주택 매매 거래가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장기간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이 매매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내년 대선 전까지 서울 집값이 보합 또는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0월 서울에서 매매 거래된 주택은 총 7095세대로 2018년 4월(6881세대)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택유형별 거래량은 아파트 2308건, 연립주택 4099건, 단독주택 688건으로 지난해 10월과 비교했을 때 각각 2072건(47%), 581건(12%), 64건(9%) 감소했다. 7월까지 1만 326건을 기록하며 오름세를 보이던 서울 주택 매매 거래는 8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 매매가 줄어든 것은 매수세 감소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10월 서울 종합주택 매매수급지수는 전월 대비 11.1포인트 줄어든 110으로 올해 4월(108.7)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조사인 11월 마지막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서는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98.6을 기록하며 전주(99.6)에 이어 2주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매매수급지수는 주택 수급 우위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부동산원이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점 100 이하면 집을 팔려는 사람이, 100 이상이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4월 저점을 기록한 뒤 8월까지 상승했지만 한국은행이 같은 달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비슷한 시기 시중은행은 금융 당국이 정한 가계대출 상한에 도달하면서 부동산 대출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기 시작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잦아들면서 주택 거래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7~8월까지는 거래가 많았지만 이후에는 매매 사례를 찾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도 “수요가 줄고 매물이 쌓이면서 호가를 낮춘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주택 공급과 집값 안정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이를 염두에 둔 수요·공급자 간에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집값은 상승률 0%대 보합세로 돌아섰다.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1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73% 상승했다. 서울 매매가격 상승률이 1%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 5월 이후 6개월 만이다. 10월 주택가격 상승률은 이보다 0.37%포인트 높은 1.10%였다. 11월 주택 유형별 매매가격 상승률은 아파트 1.06%, 연립주택이 0.35%, 단독주택은 0.11%로 나타났다.
업계 전망도 집값 하락이 상승을 앞질렀다.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1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4.1로 전월 대비 18.9포인트 내렸다. 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해당 지역 집값 등락 전망을 조사해 0~2000 범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 100을 밑돌면 집값 하락 전망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장기간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위축된 수요가 주택 거래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단기적으로 대선 전까지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집값 보합세는 향후 약보합세, 지방이나 서울 강북지역에서는 약세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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