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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방, 신림 '타임스트림'으로 영등포 '타임스퀘어' 영광 재현할까

옛 포도몰을 MZ 타깃 쇼핑 플랫폼으로 탈바꿈 "서남권 성장성 기대"…"중소형 쇼핑몰 한계" 지적도

2021.11.19(Fri) 17:40:13

[비즈한국] 서울 관악구 신림동 랜드마크 ‘포도몰’이 ‘타임스트림’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약 2200억 원에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된 지 약 1년 만이다. 위탁 운영을 맡은 경방은 영등포 상권을 되살린 ‘타임스퀘어’의 명맥을 잇겠다는 포부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과 연결돼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 2층~1층에는 쉐이크쉑, 삼성모바일스토어, 나이키 등이 신규 입점했다. 경쟁력 높은 브랜드를 들여와 ‘포도몰’의 낙후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입점 점포 다수는 전면적인 내부 인테리어 변화와 재개장 이벤트로 개장 후 방문객과 매출이 늘었다며 새 이름을 반기고 있다. 다만 온라인 채널과 대형 쇼핑몰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중소 복합쇼핑몰의 성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타임스트림’이 문을 열었다. 과거 포도몰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서남권의 새로운 쇼핑 문화를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강은경 기자


#MZ세대 맞춰​ 쉐이크쉑·나이키 매장 신규 입점

 

11월 19일 낮 타임스트림 1층 쉐이크쉑 매장에는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는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매장은 타임스퀘어점과 유사하게 도시적인 공간과 여유로운 자연이 어우러진 지역 특성을 고려해 ‘도심 속에서 즐기는 자연(Urban&Nature)’ 콘셉트로 꾸며졌다. 지난해 1월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1층에 매장을 낸 이후 서남부권에선 타임스트림점이 두 번째다. 메인 출입구와 맞닿은 쉐이크쉑 매장은 1층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할 정도로 면적이 크다. 맞은편에는 삼성 디지털 기기를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삼성모바일 플래그십 스토어가 방문객을 맞는다.

 

이는 ‘MZ세대를 위한 다이닝·쇼핑 공간’이라는 목적에 맞춘 것이다. 타임스퀘어로 한 차례 성공을 거둔 경방은 타임스트림을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충실히 반영하는 도심형 쇼핑 플랫폼으로 기획했다.

 

포도몰은 2020년 11월 코람코자산신탁이 독일계 사모펀드 더블유에스(DWS)에 2200억 원을 주고 사들였다. 2009년 준공된 포도몰은 지하 8층에서 15층에 이르는 연면적 1만 1422평의 복합 쇼핑몰이다. 신림 상권의 대다수 리테일 자산들이 구분 소유인 것과 달리 단일 소유 자산으로 MD 구성 및 건물 관리에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소유·운영하는 경방을 공동 투자자이자 운영사로 유치했다.

 

경방은 포도몰의 기존 매장 구성부터 손봤다. 로드숍 등 패션잡화로 구성됐던 1층, 한 층 전체가 유니클로 매장으로 구성됐던 지하 2층의 변화가 컸다. 기존 매장을 철수하고 타임스퀘어의 노하우를 곳곳에 적용했다. 1층은 쉐이크쉑, 삼성모바일스토어를 통해 다이닝, 체험 공간으로 꾸몄고 지하 2층은 나이키, 반스, 컨버스 등 스트릿 감성 브랜드로 채웠다. 

 

타임스트림은 MZ세대를 타깃해 다이닝과 스트릿 패션 브랜드에 주력했다. 사진은 타임스트림 1층에 위치한 쉐이크쉑 매장(위)과 지하 2층에 위치한 나이키 대형 매장의 모습. 사진=강은경 기자

타임스트림은 MZ세대를 타깃해 다이닝과 스트릿 패션 브랜드에 주력했다. 지상 1층에 신규 입점한 쉐이크쉑 매장(위)과 지하 2층에 위치한 나이키 매장. 사진=강은경 기자


타임스트림이라는 신규 명칭은 트렌드를 녹여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타임스트림은 타임스퀘어의 ‘타임’과 MZ세대의 트렌드인 ‘스트리밍’을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스트리밍 컬처 라이프(Streamin Culture&Life)’를 콘셉트로 생활 전반에 스며든 새로운 소비방식인 ‘스트리밍 라이프’를 지향한다. 2016년 9월 스타필드 하남 개장 전까지 국내 최대 복합 쇼핑몰이었던 ‘타임스퀘어’의 동생뻘로 볼 수 있다. 

 

경방은 타임스퀘어 이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새로운 쇼핑몰인 만큼 고객과 지역의 특징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최적의 명칭을 고르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젊은 층이 취향대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감각적인 문화, 패션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다. 

 

△SPA △스트릿 △캐주얼 △스포츠 등 패션 브랜드 외에도 가족 고객을 겨냥한 식음료 매장과 캐주얼 맛집 등 다이닝 브랜드가 보강됐다. 두타, 스타필드, 더현대서울 등 최근 주요 쇼핑몰과 백화점이 다이닝에 집중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다이닝 브랜드 강화는 오프라인 쇼핑 채널들이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2주간 방문객·매출 늘어​ vs ​과거 로드숍 이미지 바꿔야”

 

신규 입점한 대형 브랜드 외에 포도몰 시절부터 매장을 운영해온 직원들은 대체로 타임스퀘어로 쇼핑몰을 새롭게 브랜딩한 운영사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입점업체 직원은 “재개장 이후 2주 동안 별다른 이벤트를 하지 않았음에도 방문객이 전보다 두 배 이상 많았고 매출도 크게 늘었다. 신림에는 젊은 층이 찾을 만한 복합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타임스퀘어 브랜드가 들어와 새로운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타임스퀘어로 영등포 상권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경방은 타임스트림의 성공에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강은경 기자


신림은 과거 대학생 및 직장인 인구로 인해 서남권의 중심지로 여겨졌다. 하지만 영등포 상권이 살아나고 가산디지털단지 인근 아웃렛을 중심으로 금천구 가산동으로 쇼핑 인구가 몰리면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신림역 양대 랜드마크로 꼽혔던 ‘르네상스’와 포도몰도 함께 저물었다.

 

타임스퀘어로 침체됐던 영등포 상권을 일으킨 경방에 대해 ​상인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식음료 매장의 한 직원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확실히 늘어난 것을 체감한다. 포도몰 때부터 쇼핑몰 내에 영화관과 서점이 있는 데다 신림역을 찾는 젊은 층도 많다. 예전에 비하면 ​신림이 ​많이 침체됐지만 재개장을 계기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다만 쇼핑과 유통 분야에서 온라인 채널이 강화되고 초대형 쇼핑몰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 다양한 쇼핑 경험을 누릴 수 있는 대형 복합 쇼핑몰 사이에서 ​중소형 복합쇼핑몰의 경쟁력 자체가 위협받고 있어서다. ​포도몰 오픈 당시부터 현재까지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신림 상권이 아예 침체된 적은 없지만 여태껏 활성화 노력이 부족했다. 신림역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조차 타임스트림으로 바뀐 것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로드숍 브랜드가 많이 입점했던 포도몰의 이미지를 버리는 게 중요하다. 브랜드 고급화에 나선 만큼 홍보와 마케팅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경방은 신림역 일대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타임스트림을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신림역 일대가 경전철 서부선 개발과 신림뉴타운 등으로 활력을 얻고 있기 때문에 강남권으로의 이동시간 단축 및 배후 지역 발전 등 위치적 이점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경방 관계자는 “타임스트림은 신림을 더 젊게 만드는 영 콘텐츠 쇼핑 플랫폼으로 MZ세대의 니즈와 트렌드에 최적화된 문화, 패션, F&B 브랜드로 구성했다”며 “신림 상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고객 중심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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