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개장을 앞둔 스키장 업계에 긴장감이 가득하다. 점점 짧아지는 겨울, 줄어드는 겨울 스포츠 인구 등에 대한 걱정과 함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강해져 다시금 스키장 영업이 중단될까 하는 우려도 크다. 한편에서는 지난겨울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 시즌에는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전국 스키장 시즌권 판매 돌입, “평년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
겨울 시즌이 돌아오며 스키장이 개장 준비에 들어갔다. 이달 26일 가장 먼저 개장하는 평창 용평리조트를 시작으로 전국 스키장이 운영을 시작한다. 주요 스키장은 시즌권 판매를 시작했고, 동호회 등 스키장 이용객 다수가 함께 숙박하는 ‘시즌방’ 등도 빠르게 마감되고 있다.
비발디파크 관계자는 “올해 시즌권 판매를 시작했는데 작년보다는 반응이 좋다. 평년 대비 90% 수준”이라며 “아직은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시즌이 시작되면 좀 더 긍정적 반응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크밸리 관계자도 “시즌권 판매량이 평년 대비 90% 수준”이라며 “일부 스키장 중에는 평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곳들도 있다더라. 대부분 90%까지는 올라갔다”고 전했다.
지난 겨울 스키장 업계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입장인원과 운영시간 등이 제한되며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 입장객은 수용 가능 인원의 3분의 1만 받고, 슬로프와 부대시설 등의 야간 운영도 금지됐다. 특히 12월 24일부터 1월 3일까지는 ‘연말연시 방역 강화 특별대책’에 따라 전국 스키장이 임시 휴장에 들어가 타격이 상당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6개 스키장의 피해 추산 규모는 약 1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협회 관계자는 “시즌권 환불 및 객실 취소, 극성수기 11일 영업 중단 등으로 입은 피해 금액”이라며 “이후에도 제한적 영업으로 인해 스키장 방문 이용객이 거의 없었다. 이와 별도로 식음업장 및 임대업장의 피해가 280억 원가량 추가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 스키장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연말 등이 스키장에 이용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때다. 이때의 수입으로 나머지 시즌을 운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강제 휴장을 하다 보니 타격이 상당했다”며 “일부 연예인이 스키장에서 찍은 사진을 개인 SNS에 올렸다가 사회적 질타를 받는 일이 생기면서 이용객들이 스키장 이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스키장 주변 렌털숍, 숙박업소 등도 피해가 컸다. 겨울 한 철 장사로 일 년을 보내는 렌털업체 등은 스키장 이용객이 크게 줄어들며 줄폐업을 하거나 스키장비 등을 중고로 판매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스키장 이용객 줄어드는데…코로나 영향까지 받을까 노심초사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한 일부 스키장은 올해 문을 열지 않는다. 경기도 남양주의 스타힐스키장은 올해 폐업을 결정했다. 스타힐리조트는 “적자누적 및 영업부진 등의 이유로 더는 운영이 불가해 폐업한다”고 전했다. 경기도 용인시의 양지파인리조트도 올해는 스키장을 개장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20/21시즌 스키장 이용객은 145만 6408명으로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협회 관계자는 “11/12 시즌 스키장 이용객은 686만 3112명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숫자였다. 이후 계속해서 이용객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9/20시즌 이용객은 11/12시즌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안 그래도 스키 이용객이 줄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작년에는 이용객이 정말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한 스키장 관계자는 “예전에는 개인이나 연인 등이 함께 스포츠를 즐기는 분위기가 컸다면 최근에는 가족 단위로 여가를 즐기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며 “스포츠도 유행을 타다 보니 최근에는 캠핑 등이 인기를 끌며 스키장을 찾는 이용객이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청소년의 단체 활동에서 안전사고 등이 생기면 피해는 스키장으로 돌아온다. 다른 어린이 캠프 등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항상 스키장의 운영을 막더라”라며 “안전사고 우려 등을 이유로 유아 캠프나 대학교 교양 수업 등이 거의 다 사라진 상태다. 스키장 이용객이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가오는 겨울 시즌의 시즌권 판매 등이 호조를 보이지만 아직 업계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다시금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져 스키장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한 스키장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초 한 스키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년보다 이용객이 더 많은 상황이었다”면서 “이후 상황이 급변해 취소가 빗발쳤다. 올해는 그런 상황만 없다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스키장을 오고 싶었는데 못 왔던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확진자가 늘면 시즌에 한두 번 스키장을 찾거나 가족여행을 오는 등의 수요는 확실히 떨어진다. 확진자가 늘어 정부 등에서 스키장을 옥죄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 관계자도 “업계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의 분위기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움츠렸던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도 있고, 작년에 꺾인 스키장 수요가 당분간 지속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크다”면서 “위드 코로나로 인해 확진자가 늘어 또다시 정부 규제가 발생한다면 스키장이 입을 피해는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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