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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경남 남해② 가을빛 물든 나무와 탑과 저수지 따라 '다초바래길' 걷기

남해 순환형 종주길 중 가장 최근 개통…국제탈공연예술촌서 다천마을·다정리 삼층석탑·장평소류지 거쳐 원점 회귀

2021.11.16(Tue) 17:32:14

[비즈한국] 남해를 일주하는 걷기길의 이름은 ‘남해바래길’이다. ‘바래’란 남해 여성들이 갯벌에 나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작업을 일컫는 토속어다. 2010년 시작된 남해바래길은 섬 전체를 연결하는 순환형 종주길로 본선 16개, 지선 3개, 그리고 1개의 관광테마지선으로 구성되었다. 그중 가장 최근에 개통된 관광테마지선 ‘다초바래길’은 5.4km 길이에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코스다. 

 

다초바래길의 마지막 풍경. 초곡마을을 지나 들판 너머로 강진만이 펼쳐져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탈 체험도 하고 당산나무도 보고

 

다초바래길은 국제탈공연예술촌에서 시작한다. 이곳은 ‘탈’과 ‘공연’이 어우러진 국내 유일의 문화공간으로 세계 40여 개국의 탈과 미술품, 영상 자료 등을 두루 갖추었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공간에는 공연장과 탈 체험실, 세계 탈 전시실 등이 들어섰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이곳에서 탈 만들기, 혹은 그리기 체험을 한 뒤에 출발해도 좋을 듯. 다초바래길은 워낙 평이한 코스라 초등학생이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출발에 앞서 스마트폰에 남해바래길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놓는 것도 필수다. 남해바래길 전체 코스에 대한 설명이 잘 돼 있을 뿐 아니라 코스마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길 따라가기’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 코스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알려주니 표지판을 놓치더라도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또 앱을 켜고 코스를 완주하면 인증을 받을 수 있는데, 남해바래길 코스를 모두 완주하면 기념품도 준다. 올해 11월 말까지 주말마다 진행되는 행사에 참가하면 다초바래길만 완주해도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다초바래길은 국제탈공연예술촌에서 시작한다. 이곳은 ‘탈’과 ‘공연’이 어우러진 국내 유일의 문화공간으로 세계 40여 개국의 탈과 미술품, 영상 자료 등을 두루 갖추었다. 사진=구완회 제공

 

예술촌 입구의 소박한 편백나무 숲길을 벗어나 조금 걸으면 현위헌관장학회 건물이 나온다. 이곳은 평생을 장학 사업과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밀반출된 문화재 되찾기에 바친 현위헌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이기도 하다. 기념관 안에는 관련 전시물이 있는데, 평소에는 개방이 안 되지만 다초바래길 관련 행사가 있을 때는 들어가 볼 수 있다. 

 

다시 10분쯤 걸으면 마을 어귀에서 우람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사람들을 맞아준다. 남해군 이동면 다천마을 초입의 당산나무다. 맑은 가을 하늘 아래 노랗고 붉은 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풍경 안으로 들어가 당산나무 아래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남해군 이동면 다천마을 초입의 당산나무. 맑은 가을 하늘 아래 노랗고 붉은 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구완회 제공

 

#넓은 들판 너머 강진만 바다 풍경 즐기기

 

당산나무를 지난 길은 다천마을을 거쳐 남해 다정리 삼층석탑에 이른다. 고려 초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다정리 삼층석탑은 기단은 유실되고 탑신부 일부만 남아 사뭇 아담한 모습이다. 뒤로는 작은 대나무숲이 병풍처럼 둘러섰다. 지금도 불심 깊은 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불공을 드리곤 한단다. 

 

다천마을이 자리한 다정리에는 삼층석탑뿐 아니라 지석묘(고인돌)도 있다. 이 지역의 지석묘는 모두 11기인데, 덮개돌의 길이는 3m, 높이는 2m 정도이며 땅 속의 돌방에는 상자 모양의 석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석묘 곁에는 지난 9월에 새단장을 마친 보물섬식물원이 있다. 농구장 1.5배 크기의 유리온실 안은 물의정원과 이끼정원, 선인장정원, 소철정원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곳곳에 여러 모양의 의자를 두어 쉼터 겸 포토존도 마련했다. 야외에는 나뭇잎정원, 초화원과 함께 짧지만 운치 있는 메타세쿼이아 길도 보인다. 

 

고려 초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다정리 삼층석탑은 기단은 유실되고 탑신부 일부만 남아 사뭇 아담한 모습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9월에 새단장을 마친 보물섬식물원. 농구장 1.5배 크기의 유리온실 안은 물의정원과 이끼정원, 선인장정원, 소철정원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사진=구완회 제공


이웃한 보물섬마늘나라는 남해 특산물인 마늘을 연구·전시하는 곳이다. 마당의 거대한 마늘 조형물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남해 마늘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보물섬마늘나라에서 10분쯤 걸으면 저수지 주변에 산책 데크가 설치된 장평소류지가 나온다. 봄이면 저수지 주변 벚꽃나무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벚꽃과 튤립과 유채꽃이 만발하는 봄도 좋지만, 파란 하늘 아래 수변길을 걷는 가을도 좋다. 장평소류지에서 초곡마을을 지나는 길은 다초바래길의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아기자기한 마을길을 지나면 넓은 들판 너머 시원한 강진만의 바다풍경이 펼져지기 때문이다. 다시 길을 건너 출발지인 국제탈공연예술촌에 이르면 다초바래길을 모두 걸은 셈이다.

 

장평소류지는 봄이면 저수지 주변 벚꽃나무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파란 하늘 아래 수변길을 걷는 가을도 좋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국제탈공연예술촌

△주소: 경남 남해군 이동면 남해대로 2412

△문:의 055-860-8621

△관람시간: 09:00~18:00, 월요일 휴관

 

다정리 삼층석탑

△주소: 경남 남해군 다정리 587-1

△문의: 055-860-8635

△관람시간: 상시 개방

 

보물섬식물원

△주소: 경남 남해군 이동면 남해대로 2449-20

△문의: 055-860-8601

△관람시간: 09:00~18:00, 월요일 휴관

 

보물섬마늘나라

△주소: 경남 남해군 이동면 남해대로 2443

△문의: 055-860-3986

△관람시간: 09:00~18:00, 월요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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