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나라 상장 리츠 시장 규모가 2년 만에 세 배나 늘었다. 시장에서 9000억 원이 넘는 평가를 받는 우량 리츠는 지난해 초 롯데리츠 한 곳에서 네 곳으로 늘었고, 올해 상장한 리츠 두 곳은 공모 청약에서 각각 역대 리츠 공모 1, 2위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연 7%대 높은 배당수익률과 안정성이 투자자를 끌어모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주식회사다. 여러 사람에게 주식을 팔아 모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주주에게 나눠준다. 투자자는 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하는 간접투자를 하게 된다. 부동산 펀드와 구조는 비슷하지만, 리츠 주식은 설정 기간이 없고 유가증권시장에서 언제든 사고팔 수 있다. 리츠는 2001년 부동산 유동화를 통한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할 목적으로 우리나라에 도입됐다. 당시 리츠의 전체 자산 규모는 5584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63조 1000억 원까지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상장된 리츠는 총 15개로 시가총액은 6조 3989억 원에 달한다. 7개 리츠가 상장해 시가총액 2조 596억 원의 시장을 형성하던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때 상장 리츠 수는 두 배, 시장 규모는 세 배 이상 커졌다. 시장에서 9000억 원이 넘는 평가를 받는 우량 리츠도 당시엔 롯데리츠 한 곳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롯데리츠(1조 3631억 원), 에스케이리츠(9828억 원),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9312억 원), 제이알글로벌리츠(9009억 원) 등 4개에 달한다.
리츠 공모주 청약 열기도 뜨겁다.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엔에이치올원리츠 공모주 청약에는 증거금 10조 6569억 원이 몰렸고 최종 경쟁률 453 대 1을 기록했다. 올해 9월 증거금 19조 2556억, 경쟁률 552 대 1에 달했던 에스케이리츠 공모주 청약에 이어 증거금과 경쟁률이 역대 리츠 공모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엔에이치올원리츠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6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공모 리츠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경신했다. 앞서 상장한 에스케이리츠와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각각 452 대 1, 628 대 1이었다.
엔에이치올원리츠 관계자는 “엔에이치올원리츠는 오피스와 물류센터 등 다양한 유형의 코어플러스급 자산으로 상장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였다. 편입한 자산은 경기 성남시 분당스퀘어와 서울 영등포구 에이원타워당산 경기 수원시 에이원타워인계, 경기 이천시 도지물류센터 등 4곳이다. 10년 평균 배당수익률은 6% 후반에서 7%까지로 예상된다. 상장 리츠 배당수익률이 5%에서 6% 초반까지 많이 분포하기 때문에 수익률에서 이점이 있다. 청약에서 높은 관심을 보여준 만큼 투자자홍보(IR)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츠의 높은 배당수익률과 안정성이 투자자를 끌어모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리츠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7.1%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2월 결산 법인의 지난해 평균 배당수익률은 2.28%로 3년 연속 2%대를 기록했다. 리츠는 일반 회사와 달리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수익이 대부분 주주에게 돌아간다. 현재 상장 리츠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24.2%(11일 종가 기준) 상승했다.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리츠는 엔에이치프라임리츠(-1.8%)와 모두투어리츠(-26.4%)뿐이다.
김상진 한국리츠협회 연구위원은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은 수익률이 높으면서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되지만 투자를 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리츠는 5000원 수준의 적은 돈으로 손쉽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리츠 배당수익률은 5~8% 수준으로 1%대인 코스피 기업을 앞선다. 에스케이리츠가 국내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시작했고 다른 리츠들도 반기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배당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상장 리츠의 변동성은 현저히 낮으나 전체 코스피 주가 흐름과 연관돼 있음을 인지해 분할 매수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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