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육군의 차기 사단급 무인정찰기 사업을 놓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차기 사단급 무인정찰기는 현재 육군이 운용 중인 사단급 무인정찰기와 달리 수직이착륙 방식을 사용할 예정이다. 예산은 1조 30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전시회인 ‘서울 아덱스 2021’에서는 KAI와 대한항공의 차기 사단급 무인정찰기 모형이 전시된 바 있다. 현재 육군이 사용하는 사단급 무인정찰기는 대한항공이 만들었다. KUS-FT라는 이름이며 폭 4.2m, 길이 3.4m로 10km 밖의 물체를 정밀하게 확인하고 표적을 자동 추적하는 성능을 갖췄다. 2대가 동시 비행이 가능해 24시간 연속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무인정찰기는 고성능임에도 전력화 전부터 문제점이 발생했다. 우선 산악지형이 많은 동부전선 일대에서는 무인기 이착륙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해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로 인해 군사분계선에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됐다. 사단급 무인정찰기는 후방에서 비행을 해야 하다 보니 탑재된 정찰 장비로는 군사분계선 이북의 북한군 활동을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육군은 이착륙 방식과 정찰 장비가 향상된 차기 사단급 무인정찰기를 요구하게 됐다. 차기 사단급 무인정찰기 사업과 관련해 서울 아덱스 2021에서 KAI는 NI-500VT로 알려진 수직이착륙 무인정찰기 모형을 전시했다.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적용한 NI-500VT는 폭 4.3m, 길이 4.0m, 높이 1.9m다. 탑재 중량은 40kg에 체공 시간은 5시간에 달한다.
KAI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적용한 NI-500VT는 전기모터를 사용한 틸트로터 방식으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고 날개의 분해가 가능해 차량에도 탑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사단급 무인정찰기로 운용 중인 KUS-FT를 업그레이드한 Lift & Cruise 방식의 수직이착륙 무인정찰기 KUS-VS를 선보였다. KUS-VS는 비행기 날개와 함께 이륙용 로터(회전날개)와 비행용 로터를 따로 장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륙할 때는 지면과 수직 방향의 로터를 사용해 떠오르고, 순항 고도에 이르면 수평 방향의 로터로 속도를 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헬기 방식 대비 높은 고도에서 고속비행 및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육군은 탑재 정찰 장비의 성능과 관련해서 전자광학 및 열 영상장비가 15km 이상의 거리에서 크기 3m×6m 정도인 표적을 인지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차기 사단형 무인정찰기는 지난해 2월 중기소요가 결정됐으며, 6월 사업추진 기본전략이 수립됐다. 10월에는 사업타당성 조사 결과 사업 추진이 결정됐다. 방위사업청은 업체 선정 작업을 거쳐 내년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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