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GS리테일 품에 안긴 배달 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사명을 ‘위대한상상’으로 변경했다. 위대한상상 측은 새로운 이름이 ‘고객의 가장 가까이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고객 중심의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가치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이 구상하는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은 어떤 모습일까. 위대한상상이 공격적으로 출원 중인 상표를 통해 청사진을 그려봤다.
#구독형 모델로 소비자 록인효과 노려
10월 29일 국내 대표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 중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GS리테일로 구성된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에 인수 완료됐다고 밝혔다. CDPI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GS리테일이 요기요 인수를 위해 지난 7월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지난 10월 29일 매각 완료와 동시에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사명을 ‘위대한상상’으로 변경했다. 10월 5일과 11월 2일에 걸쳐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09류(상품주문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35류(온라인주문업), 36류(자동결제서비스업), 38류(디지털 방송업) 등에 ‘위대한상상’ 명칭의 상표를 출원하며 준비를 시작한 걸로 보인다.
위대한상상은 이 외에도 여러 방면의 상표를 출원하며 사업을 정비해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요기패스’다. 배달 앱 최초의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인 ‘요기패스’는 월 9900원에 기본 할인과 멤버십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요기요 관계자는 “그동안 운영된 슈퍼클럽에서 좀 더 진화한 멤버십 서비스다. 배달뿐 아니라 포장 주문 시에도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사용 목적에 따라 구독자가 원하는 주문에만 선택적으로 할인 적용이 가능하다. 그 밖에도 여행, 쇼핑, 레저, 이커머스 등 다양한 제휴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퀵커머스, SNS이벤트, 매거진 등 여러 가능성 열어둬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퀵커머스 사업’이다. 퀵커머스는 마트와 편의점에서 파는 상품을 라이더들이 문 앞까지 빠르게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요기요는 ‘요마트’라는 이름의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해왔지만 매각 진행에 따라 지난 9월 30일 이후 접었다. 요마트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별개의 법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각이 진행되던 9월 1일에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YOMART’ 명칭의 상표를 09류, 36류, 38류, 39류(가공식품배달업) 등에 출원했으며, 이후 이 상표는 사명 변경에 따라 출원인이 ‘위대한상상’으로 변경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요기요가 배민의 B마트, 쿠팡이츠의 마트배달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요마트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위대한상상 관계자는 “당장은 그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퀵커머스 사업은 골목시장 침해 등 여러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다. 지금도 요기요에는 편의점과 마트가 입점해 있으며 당장은 계획된 게 없다. 상표 출원은 당시 매각에 변수가 많았기 때문에 상표권 보호 차원에서 미리 출원해 놓은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위대한상상은 지난달 19일에는 ‘요기픽’, ‘요기PICK’ 명칭의 상표를 09류, 16류, 29류(가공식품류), 30류(과자), 35류, 41류(문화이벤트기획업) 등에 출원했다. ‘요기PICK’은 요기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해시태그로 사용되던 명칭으로, 유명 맛집의 배달 서비스를 추천하는 용도로 사용돼 왔다. ‘요기PICK’이 사용된 마지막 게시글은 올해 2월 27일이다.
이 외에도 9월 17일에는 09, 21, 16, 24, 35류 등에 대해 ‘magazine maat by 요기요’ 명칭의 상표를 출원했다. 배달 앱들이 배달 문화 확산과 자체 브랜드 구축을 위해 매거진을 발행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요기요도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지만 위대한상상 측은 상표 종류를 다양하게 출원한 만큼 사용 방안도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다며 말을 아꼈다. 위대한상상 측은 “매각 절차가 이제 막 완료된 만큼 내부에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다. 당장 명확하게 정해진 건 없지만 소비자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상표 출원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배달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1조 5000억 원에서 작년 7조 6000억 원으로 5년 새 5배가량 성장했다. 업계는 배달의민족의 압도적 점유율 속에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2위 쟁탈전이 치열하다. 배달 앱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과 요기요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배달만큼 포장 고객의 비중을 늘린다거나 자체 마트(B마트, GS25 등)의 배달을 키우는 등 배달 앱의 고민도 많아지는 단계”라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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