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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7] 황인란-소녀와 꽃, 회화를 보는 즐거움

2021.11.08(Mon) 11:17:42

[비즈한국] 한국 언론사상 처음으로 시도한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가 일곱 번째 시즌을 맞았다. 능력 있는 작가를 찾아내 홍보하고 전시까지 이어지는 명실상부한 미술가 응원 기획은 이제 미술계로부터 본격적인 작가 발굴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번의 시즌 동안 140여 명의 작가가 이 프로젝트에 소개됐고, 상당수 작가가 화단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협회(KAUP)’라는 그룹을 결성, 활동을 시작해 미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아직 터널 속에 있는 우리 현실에서 출구를 향한 자그마한 빛이 되리라는 믿음을 갖는다.

 

황인란의 회화에는 상징과 은유, 그리고 직설적 표현이 두루 나타나 있다. 무엇보다 회화를 보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는 친절함이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이는 벌거벗은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직설하려는 태도다. 또 다른 이는 자신의 모습은 꼭 꼭 감추고 알아맞혀 보라고 한다. 상징과 비유로 말하고 싶은 의도를 상대방 마음에 오래 머물도록 하려는 기술이다. 

 

그런가 하면 적당히 가릴 곳을 가리고 살짝만 보여주는 이도 있다. 앞의 두 가지 방식을 섞어 자신의 심중과 여운의 진폭을 함께 전달하려는 제작 방식이다.

 

까발리듯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은 곱씹어볼 만한 여지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오래 남지 않는다. 대중문화 어투와 가깝다. 요즘 눈에 띄는 회화는 이쪽이 많다. 미국이나 일본이 만들어낸 현대미술을 모델 삼은 변종 팝아트가 그런 그림들이다. 

 

영혼의 집-세계의 끝: 65.1×90.9cm Acrylic on canvas 2019

 

상징이나 비유를 뛰어넘는 방법도 있다. 조형이나 개념 같은 옷을 입고 나오는 작품이 그렇다. 여기서는 볼거리나 읽을거리가 없어 생각만 하다 돌아서기 일쑤다. 감상 불감증에 익숙한 이들을 위한 논리의 유희 같은 것이다. 그래서 작가의 설명이 작품 해석을 위한 매뉴얼처럼 반드시 비치돼 있어야 한다. 한때 한국 현대미술을 대변하는 것처럼 유행했던 미니멀리즘이나 개념, 설치미술 같은 것들이다.

 

할 말과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가려서 보여주는 작품은 곱씹어볼 것과 새겨서 읽을 것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 감상의 묘미와 상상의 여분을 준다. 이런 작업은 관객과 소통의 호흡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작가는 그만큼 공부를 해야 한다. 

 

황인란의 회화에는 상징과 은유, 그리고 직설적 표현이 두루 나타나 있다. 보일 부분과 감출 부분이 조화를 이루며 감상의 즐거움과 생각의 중력을 함께 보여준다. 사실적 표현과 전통 민화의 상징성의 절묘한 만남을 통해 이런 효과를 이끌어낸다. 그래서 그의 회화는 소통의 호흡이 긴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황인란 작업에는 회화를 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친절함이 있다는 사실이다. 파스텔 톤의 아름다움이 묻어나오기 때문이다. 탄탄한 기본기가 보여주는 기분 좋은 울림이 있다. 잘 그려진 데생과 고급스런 배색의 하모니가 연출하는 화면은 맛깔스런 회화가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영혼의 집-피안의 세계: 91×116.8cm Acrylic on canvas 2021


 

이처럼 고급스런 미각의 회화를 통해 작가는 어떤 말을 하려는 것일까.

 

그는 청순하고도 아름다운 소녀를 섬세하게 그린다. 배경에는 꽃이나 곤충(주로 나비), 그리고 새(독수리나 공작 등)가 있는 숲이 등장한다. 소녀는 연필 데생 방법으로 그리기에 무채색이다. 반면 배경은 다채로운 색채를 넣기에 화려하게 보인다. 

 

맑은 이미지의 소녀는 사람의 내면을, 배경의 여러 사물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이런 방식으로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모습을 자신의 회화 어법으로 말하고 있는 셈이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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