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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사태 불똥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국회 위증' 논란으로 확전된 까닭

국감 현장 지분율 증언에서 발단…농협금융 "신주 상장일 기준으로 위증 아냐"

2021.11.04(Thu) 15:01:13

[비즈한국]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보호 차원에서 한 국정감사 발언으로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지난달 15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옵티머스펀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정 사장의 사퇴를 촉구한데서 비롯된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농협금융지주


이에 대해 손 회장은 현장에서 “(정영채 사장) 임기도 내년 3월까지라는 점에서 중간교체가 부담된다고 판단해 계속 업무하도록 지시했다. (농협금융)지주가 (NH투자)증권사 지분을 49%만 보유하고 있어 소액주주와 관계도 고려해야 했다”며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다. 

 

손 회장의 발언은 농협금융의 NH투자증권 지분율이 절반을 넘지 못해 정 사장의 사퇴나 해임과 관련해 일방적인 결정을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손 회장이 정 사장을 감싸기 위해 이렇게 주장한 것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국감 당일 기준 농협금융지주의 NH투자증권 지분율은 사실상 50%를 넘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9월 30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농협금융만을 참여 대상으로 한 2000억 원 규모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 이전까지 농협금융지주의 NH투자증권 지분율은 49.12%였다. 

 

농협금융이 계약에 따라 납입일인 지난 달 12일 2000억 원을 납입했고 지분율 변동일로 치는 계약일은 13일이었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의 NH투자증권 지분율은 51.80%로 늘어났다. 신주 상장일은 지난 달 27일이었다. 

 

당시 손 회장이 국감 현장에서 한 발언은 지분율 변동일인 계약일 후에 이뤄졌고 이를 몰랐을 리 없다는 점에서 위증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서면답변을 포함)이나 감정을 했을 때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홍문표 의원실 측 관계자는 “손 회장의 발언을 두고 위증죄 고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고발의 전제조건은 상임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공감대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금융 관계자는 “(손병환 회장은) 당시 시점에서 (정영채 사장의) 거취를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 상장일은 27일이었다. 따라서 위증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10월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비즈한국DB


옵티머스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기업이나 관공서가 발주한 건설공사와 전산용역에 관련된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을 일으킨 사건이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전체 환매중단 금액 약 5100억 원의 80%가 넘는 4327억 원을 판매해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책임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영채 사장은 올해 3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았다. 임원과 관련된 제재 수위는 주의, 주의적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5단계로 나뉜다. 정 사장이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금융위원회에서도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 이상을 받게 될 경우 향후 4년간 금융권 임원 취업을 제한받게 된다. 

 

금융위는 부실 펀드 판매 금융사에 대한 제재 방향을 논의하고, 쟁점이 좁혀진 사안부터 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제재 수위 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사장은 2018년 3월 NH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된 후 옵티머스펀드 사태 전까지 승승장구했다.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NH투자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3월 농협금융의 최고경영자(CEO) 연임 관례인 1년 연임에 이어 지난해 3월에는 2년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 사장은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의 결정에 따라 연임은 물론 향후 행보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현재 정 사장은 3연임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연임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최대주주의 뜻에 따르겠다”고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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