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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ONF 김하늘②] 쌀이 하는 일, 쌀로 하는 일

쌀을 다양하게 즐기는 '밥업스토어' 제안 계기…폭넓은 소통과 포용력으로 자기 브랜드 도모

2021.11.02(Tue) 10:09:34

[비즈한국] 내 작은 자취방은 늘 쌀로 넘쳐났다. 하루 세끼를 모두 다른 쌀로 밥을 지어 먹었다. 20kg 단위로만 포장된 쌀은 늘 처치 곤란이었다. 수원에서 서울로 상경한 지 얼마 되지 않을 때라 밥을 나눠 먹을 친구도 마땅히 없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쌀의 다양성을 커피에 빗대어 말하며 밥 한번 먹자는 글을 올렸다. 300명이 몰렸다. 일이 커졌다.

 

커피 한 잔 하자는 말과 밥 한 끼 하자는 말이 가진 무게감의 차이는 과연 어디에서 오는걸까. 사진=김하늘 제공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기획서에 옮겼다. 커피 브랜드 ‘탐앤탐스’, 한식 브랜드 ‘락희옥’이 장소와 운영 인력을 지원하고 밥솥 브랜드 ‘쿠쿠’가 최신 밥솥 8대를, 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이 장과 찬을 협찬했다. 3일간 이루어진 일이다.

참석자는 셰프를 비롯한 외식업 종사자와 커피나 와인 애호가 등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이 주를 이뤘다. 이름도 페이스북 친구가 지어줬다. ‘밥업스토어(Bop-up Store)’. 밥을 나눠 먹는 팝업스토어의 뜻이 담겼다. 팔도의 각기 다른 쌀을 블라인드 테스트하고, 쌀도 로컬푸드라는 주제로 전남 곡성의 식재료와 막걸리로 한상 차림을 하고, 쌀로 이탈리안 코스를 구성해 와인과 페어링 하고, 각기 다른 품종으로 밥을 짓고 술을 빚어 먹으며 미식노트를 작성해보는 등 다양한 기획으로 쌀의 다양성을 경험해보는 자리를 열었다. 그 자리에 한 일간지 기자가 참석해 대뜸 내게 신문 지면에 글을 써보라는 제안했다. 그렇게 칼럼니스트로 데뷔했다.

바이라인이라는 게 생겼다. 나도 브랜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되는 거 좋은 브랜드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좋은 사람인 척하는 것 말고, 진짜 좋은 사람 말이다. 그래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들과 대화를 해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자신과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폭넓게 이해하고 인정하며 공감하는 면모가 있었다.

2019년 광화문 락희옥에서 열린 쌀 품종 테이스팅 행사 ‘밥업스토어(BOP-UP Store)’ 현장. 사진=김하늘 제공


Rice는 우리말로 벼, 쌀, 밥을 의미한다. 각각 농업, 식재료, 식문화를 말하며 생산자, 유통 및 가공업자,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있다. 이처럼 쌀의 폭넓은 밸류체인을 다루기 위해서, 크리에이터로서 기업가로서 폭넓은 소통 능력과 포용력을 가지는 게 우선이다. 품종의 다양성이니 취향이니 떠들어 대면서, 남의 말도 듣지 않고 존중 없이 다양성을 우기는 건 앞뒤가 맞지 아니하다.

그래서 세 가지를 마음먹었다. 자기연민을 하지 않는 주체적인 태도,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마음, 명확하고 선명한 문장을 매일 쓰는 습관. 이 세 가지를 실천하면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좋은 브랜드로 키워갈 수 있으리라.

나는 ‘문화로’ 쌀을 유통하고 싶다. 이 문화 안에는 브랜드도 콘텐츠도 포함된다. 하지만 문화는 개인의 주장과 포부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경험의 장을 열고, 지속해서 재미를 느끼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쌀이든 떡이든 막걸리든 그게 무엇이든 소비자가 제품을 즐기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고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게 내 몫이다.

밥 한 그릇 드시러 ‘밥업스토어’로 오시라. 여러분이 문화를 만든다.​

 

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의 ‘My Story = A Brand Story’​ 강연은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21’​ 다시보기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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