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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선심성 비과세·감면' 증가액, 박근혜 정부의 3배 넘어서

노무현 8.3조, 이명박 10.4조, 박근혜 6.3조…문 정부 5년간 19.8조 원 늘어

2021.10.29(Fri) 15:05:37

[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 여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재정건전성과의 조화를 이루려 고심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공언과 달리 재정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내년 국가채무는 1068조 30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 원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국내총생산(GDP)대비 50.2%로 50%대마저 돌파할 예정이다.

 

국가 재정 상황이 이처럼 악화된 데는 정부의 확장재정 영향과 함께 계속해서 늘어나는 비과세·감면 제도도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출범 하던 2017년 39조 7000억 원이었던 국세감면액 규모는 내년에 59조 5000억 원으로 60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는 ‘완전한 회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604조 4000억 원 규모로 확장 편성했다”면서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확장재정은 경제와 고용의 회복을 선도하고, 세수 확대로 이어져 재정 건전성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효과를 보여줬다”고 자찬했다.

 

이어 “재정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GDP 대비 36.0%였던 국가채무 비율은 2020년 43.8%로 40%대를 넘어서더니 올해도 급증해 47.3%까지 올라섰다. 내년에도 600조 원이 넘는 슈퍼 예산의 영향으로 국가 채무 비율은 50%를 넘어서게 된다.

 

이처럼 국가채무가 확장 재정으로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재정이 새나가는 구멍을 막을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각종 이유로 세금을 줄이거나 없애주는 비과세·감면제도를 정비하지 않으면서 국세감면액이 크게 늘고 있다. 정부나 국회는 매년 연말이 되면 향후 선거 영향을 고려해 폐지보다는 일몰(일정 연도가 되면 종료)을 연장하는데 급급하다. 일몰규정이 없는 일부 제도의 경우 정부가 적극적 관리를 공언하고 있지만 역시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정부에서 국세감면액은 갈수록 늘어났다.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국세감면액이 줄었던 때는 이명박 정부 때였던 2010년과 2011년 두 해 뿐이다. 그 외에는 비과세·감면제도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탓에 국세감면액이 매해 늘었다. 노무현 정부는 마지막 해인 2007년 국세감면액이 출범 전(2002년·14조 7000억 원)에 비해 8조 3000억 원 늘어난 23조 원이었다.

 

이명박 정부에는 규모가 더 늘어나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에 33조 4000억 원으로 출범 전(2007년)보다 10조 4000억 원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는 국세감면액 증가 규모가 다른 정부에 비해 적었다. 임기 마지막 해에 해당하는 2017년 국세감면액은 39조 7000억 원으로 출범 전(2012년)보다 6조 3000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재정 확대 흐름만큼이나 국세감면액 규모도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한 해 뒤인 2018년에 44조 원으로 40조 원을 돌파하더니 2020년에는 52조 9000억 원으로 50조 원대마저 넘어섰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2022년에는 국세감면액이 59조 5000억 원으로 60조 원 대에 근접할 예정이다. 임기 5년 동안 국세감면액이 19조 8000억 원이나 늘어나는 셈이다. 다른 정부에 비해 증가액이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세감면액이 늘어난 건 고용 확대를 위해 2017년에 신설한 고용증대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와 근로장려금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사회복지분야 세액공제 규모는 2017년 10조 4000억 원에서 2022년 20조 8000억 원으로 2배 늘었다. 1999년 자영업자 세원 양성화를 위해 3년 한시적으로 도입된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9차례나 일몰기한이 연장된 데다 문재인 정부에서 적용범위를 더욱 확대하면서 소득공제 금액이 늘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규모는 2017년 1조 9000억 원에서 2022년 3조 200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가 적극 관리 대상으로 삼은 일부 비과세·감면제도의 감면액도 늘고 있어 관리 의지에 의문을 낳고 있다. 앞서 언급한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대표적인 적극 관리 대상이다. 또 적극 관리 대상인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규모도 문재인 정부에서 1조 원 증가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재정혁신을 약속하지만 오히려 매년 재정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며 “재정건전성 악화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는 문제인만큼 지나치게 늘어난 비과세·감면제도는 폐지하거나 혜택을 축소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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