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은 설계를 특화한 ‘써밋 마에스트로’를 제안했다. 전용면적 103㎡(38평형)와 124㎡(46평형)로 조성된 기존 중대형단지 특징을 살려 새 아파트 모든 평형을 84㎡ 이상으로 설계했다. 총 공사비는 지에스건설보다 87억 원 낮은 4299억 원으로, 공사기간은 3개월이 짧은 34개월이다. 15억 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로 시중 이주비 대출이 불가한 점을 고려해 1조 2600억 원 규모 사업비를 연대보증으로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에스건설은 금융을 특화한 ‘자이 더 헤리티지’를 내세웠다. 기존 38평형을 소유한 조합원은 추가 분담금 없이 동일 평형에 입주시키고, 46평형 소유 조합원은 무상 입주는 물론 추가 환급금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노후주택 유지보수비와 인테리어 공사비를 지원하고 무이자 사업비 2915억 원도 편성하겠다고 제안했다. 설계에서는 대우건설보다 공사비가 비싼 대신 지하층 연면적이 5850㎡(1770평)가량 넓고, 스카이브릿지가 2개로 1개 더 많다.
과천주공5단지아파트 모습과 사업지 위성사진. 사진=네이버지도 캡처, 과천시 제공
수주전에 뛰어든 양 사는 현재 대외적인 변수를 안고 있다. 지에스건설은 앞서 시공권을 따낸 과천주공6단지 재건축조합과 공사비 인상 및 시공 품질을 두고 갈등을 벌여왔다. 지난해에는 공사비 내역서를 회사 임원과 전 조합장이 비밀리에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반면 대우건설은 최근 중견건설사 중흥건설에 매각되면서 브랜드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흥그룹은 이를 의식한 듯 최근 노조와 대주주 간 3자회동에서 대우건설 독립경영 방침을 내비쳤다.
과천주공5단지 수주전 성패는 일대 대형건설사 패권 구도를 재정립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우건설은 과천주공아파트 1단지(과천푸르지오써밋)와 7-1단지(과천센트럴푸르지오써밋)를, 지에스건설은 4단지(과천센트럴자이)와 6단지(과천자이)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수주했다. 두 건설사는 3단지(래미안슈르), 7-2단지(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11단지(래미안에코팰리스) 등 3개 단지를 수주한 삼성물산 다음으로 일대 수주 단지가 많다. 과천주공아파트에서 재건축사업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은 단지는 5단지와 8·9단지, 10단지뿐이다.
과천주공5단지 수주전은 올해 대형 건설사 정비사업 순위에도 미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 건설사 정비사업 누적수주액은 현대건설이 2조 9827억 원으로 가장 많고, 대우건설(2조 7421억 원), 지에스건설(2조 7394억 원), 디엘이앤씨(2조 6587억 원), 포스코건설(2조 6150억 원)이 근소한 차이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입지와 4000억 원대 공사비 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번 수주로 실적 변동은 물론 향후 수주 성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현재 양 사가 조합이 정한 홍보관에서 열심히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11월 6일 과천시민회관에서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하고 향후 건축 심의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천주공5단지는 8월 디엘이앤씨와 롯데건설이 경쟁한 서울 북가좌6구역 이후 올해 메이저 건설사가 맞붙는 두 번째 수주전이다. 지에스건설은 과천에서 유일하게 음식물쓰레기 이송설비가 없는 데다 주변 시공 단지에서 공사비로 갈등을 빚어왔다. 대우건설은 중흥건설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치르는 대형 수주전이기 때문에 양 사가 제안한 내용 외적으로 감수해야 할 리스크 요인을 잘 방어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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