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 군이 공군의 체공형 대공제압 유도무기 하피(Harpy)를 대체할 새로운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군 무기체계 가운데 유일한 체공형 대공제압 유도무기인 하피는 지상에서 발사되어 최소 2시간에서 최대 5시간 정도 프로펠러로 비행하며, 적 레이더 전파가 잡히면 곧바로 레이더를 향해 돌진해 자폭한다.
이스라엘 IAI(Israel Aerospace Industries)가 만든 하피는 적 방공망 제압에 특화된 무인기이다. 우리나라는 개발국인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하피를 운용한 국가이다. 지난 1999년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 하피운용대대를 창설했고, 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하피를 도입해 실전 배치했다. 당시 들여온 하피는 100여 대에 달했고, 대당 가격은 4억여 원으로 전해지고 있다. 5톤 군용트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발사대에는 18기의 하피가 탑재된다. 하피의 비행거리는 500km에 달한다. 하지만 도입된 지 10여 년이 넘으면서 운용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하피가 단종되면서 후속 군수지원이 어려워졌다.
2017년에는 제작사인 이스라엘 IAI사가 2019년부터 10년간 추가로 후속지원을 받으려면 추가 비용 250억 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IAI사는 노후 부품 교체에 115억 원, 탐색기 전파흡수제 교체에 48억 원, 지상 장비 최신화 작업에 61억 원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 공군은 하피의 군수지원 비용에 대해 74억 원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원만하게 후속 군수지원 문제는 해결되었고 하피는 정상적으로 운용되었다. 그러나 올해로 도입 20여 년이 되면서, 더 이상의 운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군의 판단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국방기술품질원 부설기관인 방위산업기술진흥연구소는 하피를 대체할 체공형 대공제압 유도무기-II 사업 선행연구 조사 및 분석 공고를 내기도 했다. 체공형 대공제압 유도무기-II 사업과 관련해 서울 아덱스 2021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 즉 카이(KAI)와 이스라엘 IAI는 의미 있는 양해각서를 맺었다. 양해각서의 내용은 양사가 체공형 무기 특히 적 방공망 제압 및 파괴 임무에 특화된 솔루션을 공동 조사하고 연구하기로 했다. IAI사는 체공형무기에 있어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IAI가 만든 하롭(Harop)의 경우 지난해 일어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전쟁에서 맹활약했다.
하피2로 불리기도 하는 하롭은 비행거리가 1000km로 늘어났으며, 원격 조종기능이 추가되어 상대가 레이더를 끄더라도 광학장비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목표물을 정확히 추적하고 타격할 수 있다. 내부에는 23kg의 탄두가 내장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체공형 대공제압 유도무기-II 사업의 선행연구 결과에 따라 국내 개발로 진행될 수 있어, 카이(KAI)와 이스라엘 IAI가 선제적으로 양해각서를 맺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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