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부가 발표하는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와 국세 수입 전망치가 최근 실적치와의 오차가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악재를 고려하지 않는 지나친 장밋빛으로 짜이면서 오차가 확대됐다. 또 국세 수입 전망치는 정부의 부동산 실책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양도세 및 보유세 등 소득세가 급격히 늘면서 오차가 커졌다.
성장률에 대한 지나친 낙관적 전망은 기업이나 가계의 투자나 소비 계획에 부정확한 판단을 유발해 위기 발생 시 취약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또 국세 수입은 예측보다 많이 걷을 경우 가계와 기업 소비를 위축시키고, 적게 걷을 경우 정부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게 된다.
한국은행이 2002년부터 기획재정부와 한은이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와 실적치를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19년 동안 7번 근접한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에 반해 기재부가 내놓은 전망치는 2016년과 2018년을 제외하고는 실제와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최근 4년 사이에 정부 전망치와 실적치 간 오차는 더욱 커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한은의 전망치는 3.0%였고, 기재부의 전망치는 3.1%였다. 2016년 실제 성장률은 2.9%였다. 기재부 전망치도 실적치에 근접했지만 한은 전망치가 실적치에 더 가까웠다.
2017년 전망치의 경우 한은은 2.8%를 내놓은 반면 정부는 2.6%를 제시했다. 2017년 실적치는 3.2%로 한은과는 0.4%포인트 차이가 난 데 비해 정부 오차는 0.6%포인트나 됐다. 2018년의 경우 정부 전망치의 오차는 줄었지만 여전히 한은에 못 미쳤다. 한은은 2018년 성장률을 2.9%로, 정부는 3.0%로 예측했는데 실적치는 2.9%였다. 한은이 정확하게 성장률을 맞춘 것이다.
2019년에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내놓았고, 정부는 2.8% 제시했는데 실적치는 2.2%였다. 그나마 한은이 실적치에 가까웠던 셈이다. 2020년은 코로나19 발병으로 경제 악화가 예상되는데도 정부는 성장률을 2.4%, 한은은 2.3%를 제시했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기관이 각각 1.8%와 1.9%로 내놓은 것보다 지나치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해 성장률은 -0.9%로 22년 만에 역성장했다. 2017년을 제외하면 경제 성장 실적치가 항상 정부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던 셈이다.
올해도 정부는 한은보다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2020년 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내놓았다가 최근 1%포인트 높인 4.2%로 제시했다. 한은이 같은 기간 전망치를 3.0%에서 4.0%로 상향조정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급등과 국제 물류대란, 세계 각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 등 악재가 쏟아지고 있어 전망치 달성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정부의 세수 오차도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히 커지고 있다. 2016년 정부는 예산안 편성 시 세수 전망치는 232조 7000억 원으로 잡았으나 실제 세수는 242조 6000억 원으로 9조 9000억 원 차이가 났다. 반면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세수 전망치는 251조 1000억 원이었던 반면 실제 세수는 265조 4000억 원으로 차이가 14조 3000억 원으로 늘었다. 2018년에는 세수 오차가 역대 최대치까지 벌어졌다. 2018년 세수 전망치는 268조 1000억 원이었는데 실제 세수는 293조 6000억 원으로 오차가 25조 4000억 원에 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세수 오차가 각각 –1조 3000억 원, 5조 8000억 원으로 줄었으나 올해는 다시 세수 오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당초 정부가 예상한 올해 세수는 282조 7000억 원이었으나 현재 추세가 진행되면 313조 3000억 원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세수 오차가 3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4년 이래 최대 오차가 된다.
경제계 관계자는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나 세수 전망치 오차가 커지면 기업이나 가계 재정 관리에 문제를 발생시킨다”며 “정부가 성장률과 세수에 있어 보다 정교한 분석과 현시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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