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0월 상장을 앞둔 지아이텍과 엔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기업의 업종은 올해 주식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2차전지’로 분류된다. 현재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대체로 우상향하고 있고, 장기적인 전망까지 나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주를 이룬다. 특히 올해 상장한 기업 중 업종이 2차전지와 관련이 있다면 일단은 상장일 흥행을 보증하는 경향이 있어 두 기업의 성적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장 기업, 2차전지와 엮이면 ‘묻고 더블로’
배터리 산업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대의 핵심 분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배터리 수요는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9월 발표한 ‘배터리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기회와 도전 과제’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수요는 2020년 기준 185GWh를 기록했다. 이 보고서는 2030년에는 그 수요가 2TWh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 중이다. 특히 배터리 수요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운송 부문으로, 운송 부문의 비중은 2020년 54.1%에서 2030년에는 85.7%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 중이다.
이 같은 호황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올해는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소재나 장비 관련 업체 들도 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상장을 준비하는 업체들에는 올해가 기업 가치를 더 높일 기회가 되고 있다. 올해 상장한 2차전지 관련 기업은 유일에너테크, 엔시스, 이삭엔지니어링, SK아이이테크놀로지, 와이엠텍 원준 정도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차전지에 사용되는 4대 소재 중 분리막을 만들고 있다. 양극재 소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이 상장한 지 2년 만에 나온 2차전지 소재 제조업체의 상장이었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은 1882.88 대 1에 달했다.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63.20%로 올해 상장한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장일 결과도 준수했다. 공모가가 10만 5000원으로 매우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초가가 더블을 형성했다.
나머지 업체는 모두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장비와 솔루션을 만드는 업체다. 이들 역시 기관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평균 1497 대 1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평균 28%를 기록했다. 상장일 성적도 좋았다. 원준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두 배 높은 주가로 장을 시작했다. 원준은 공모가보다 70%가량 높은 가격에 시초가가 책정됐다.
#지아이텍·엔켐 향한 기대감 수요예측에 그대로 반영
따라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뒤이어 상장할 기업들에 쏠리고 있다. 21일 상장 예정인 지아이텍은 2차전지용 슬롯다이를 제조하는 업체다. 슬롯다이는 2차전지 공정 중 양극재와 음극재를 균일하게 도포되도록 코팅하는데 필요한 장비다.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뿐만 아니라 BMW의 2차전지를 생산하는 노스벨트도 주요 고객사로 포함돼 있다. 이 슬롯다이는 올해 반기 기준 지아이텍 전체 매출의 68.68%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 2018년 약 32억 원에서 2020년 약 122억 원으로 이 부문의 성장세가 매섭다.
지아이텍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은 2068.17 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상장한 아스플로에 이은 올해 2위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다. 일반투자자의 수요예측 경쟁률도 2968.35 대 1에 달했는데 이 역시 올해 2위다.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한 최종 의무확약비율은 55.3%로 매우 높은 편이다. 유통물량은 153만 주로 전체 19.5% 정도다. 유통금액도 215억 원으로 굉장히 낮은 편에 속한다. 또한 상장일 유통될 수 있는 주식이 공모주뿐이라는 점도 호재다. 차익 실현을 노리는 기존 주주들의 물량뿐만 아니라 전환사채나 스톡옵션 등 상장일 주식 수가 늘어날 요소도 존재하지 않는다.
11월 1일 상장 예정인 엔켐은 2차전지에 필요한 4대 소재 중 전해액을 만드는 기업이다. 특히 자동차용 전해액이 매출에 91.9%를 차지한다. 2021년 기준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6%로 6위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최근 LG 에너지솔루션, SK 이노베이션, 삼성 SDI 등 2차전지 배터리 업체들이 배터리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상황에서 전해액의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엔켐은 지난해 말 연간 6만 5000톤 정도였던 생산 규모를 2025까지 22만 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19일 발표된 엔켐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는 준수했다.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647.40 대 1로 올해 상장한 2차전지 관련 기업의 평균 수요예측 결과보다 높았다. 세부적인 지표는 더 좋았다. 엔켐의 당초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 원에서 3만 5000원 사이였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1721개 기관 모두 3만 50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특히 4만 2000원 이상을 제시한 기관이 1255곳으로 무려 72.92%에 달했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63.63%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상장 기업 중 의무확약비율이 가장 높았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보다 높은 수치다. 이 같은 결과에 엔켐은 공모가를 4만 2000원으로 상향 조정해 확정 지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시장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따라 엔켐도 안정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전해액은 소재를 빠르게 납품하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에 현지 생산 공장을 구축하여 각국의 2차전지 공장과 1시간 이내 접근성을 확보해 생산 효율화 및 글로벌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박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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