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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기업 규제, 투자 감소…한국 잠재성장률 15년 전의 절반 아래로

2001~2005년 5.1%였지만 2021~2025년 연 2.3%로 감소

2021.10.15(Fri) 15:09:37

[비즈한국]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3일 세계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하면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과 같은 4.3%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7월(6.0%)보다 0.1%포인트 낮춘 5.9%로 전망한 것에 비해 한국이 코로나19에도 견고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본 전망한 셈이다. 이러한 발표에 정부는 고무된 모습이지만 당장 내년 성장률이 하향조정된 것은 물론 우리나라 잠재성장률도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출산률 감소는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진=연합뉴스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3대 요소인 노동(인구)과 자본(투자), 총요소생산성(효율)이 하락일로여서 잠재성장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여서 회복이 쉽지 않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인구 감소세가 빨라지고 규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 3대 요소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실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후 특파원들을 만나 “IMF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0%에서 5.9%로 낮추고, 특히 선진국들은 0.4%포인트씩 하향 조정했지만 한국은 4.3% 성장률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방역을 잘해냈고, 백신 접종 속도가 굉장히 빠른 점, 최근 두 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정이 역할을 해준 것 등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IMF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4.3%로 지난 7월 전망을 유지했지만 이는 지난해 성장률이 22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1.0%)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IMF는 코로나19 악영향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내년도 한국 성장률을 7월 전망(3.4%)보다 0.1%포인트 낮춘 3.3%로 잡았다. 반면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수치(4.9%)를 유지하고, 미국 등 선진국의 내년도 성장률은 높였다. 미국(4.9%→ 5.2%)과 일본(3.0%→3.2%), 독일(4.1%→4.5%), 캐나다(4.5%→ 4.9%) 등은 내년에 우리나라와 대부분 더 높거나 비슷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이 다른 선진국보다 낮아지는 것에 더해 잠재성장률마저 지속적으로 하락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1~2025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연평균 2.3%로 추정된다. 20년 전인 2001~2005년 잠재성장률 5.1%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3대 요소의 성장 기여도는 2001~2005년에 노동은 0.3%포인트, 자본은 2.3%포인트, 총요소생산성은 2.8%포인트였다.

 


3대 요소의 성장기여도는 2021~2025년에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추측된다. 노동의 경우 성장기여도가 0.1%포인트, 자본은 1.3%포인트, 총요소생산성은 0.9%로 떨어졌다. 인구 감소와 함께 기업 투자 위축, 효율성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심지어 이러한 수치도 취업자 수나 설비투자 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노동의 성장 기여도가 인구 둔화에도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참가율 상승과 취업자 수 증가폭 확대에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자본도 설비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다만 총요소생산성은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제계는 정부의 출산정책 실패와 규제 개혁 미진으로 인해 노동과 총요소생산성이 떨어지면서 투자까지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수치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은 인구 감소에 취업난 악화로 하락 확률이 높다.

 

역대 정부 중 합계출산율(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임기 내내 내림세를 기록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유일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1.17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20년 0.84명까지 떨어졌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4년제 대학 3~4학년 재학생과 졸업생 2713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5.3%는 구직 단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요소생산성은 선진국보다도 뒤떨어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연평균 총요소생산성 증가율(2001~2019년)은 0.73%였다. 이는 제조업 강국인 일본(2.03%)과 독일(1.81%)은 물론 미국(1.5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총요소생산성 저하는 과다한 기업 규제 때문이다. 국제경영대학원(IMD)이 조사한 2021년 국가경쟁력 평가 20가지 항목 중 ‘기업여건’이 49위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46위)보다도 떨어진 수치다. 

 

경제계 관계자는 “기업 규제와 총요소생산성 저하는 기업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투자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며 “정부 경기부양책은  미봉책에 불과한 만큼 규제 완화와 혁신을 통해 총체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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