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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한국도 걸음마 단계' 북한은 공대공 미사일 개발 성공했나

외형적 특성상 공대공 미사일로 추정…북한 전투기 성능 감안하면 통합운용 '의문'

2021.10.15(Fri) 14:15:11

[비즈한국] 가끔 북한 과학자들이 대한민국 과학자보다 더 뛰어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도 만들지 못하는 ICBM(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북한이 먼저 만들었기 때문이라는데,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대한민국의 국방과학기술력은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뛰어나다.

 

복잡한 첨단무기는 그 멋있고 대단해 보이는 외형 뒤에 수많은 요소가 숨겨져 있다. 어떤 무기가 필요한지, 적의 위협이 어떠한지 데이터와 정보를 통해서 정밀하게 분석한 다음, 우리가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목표를 정하는 능력, 그리고 만든 결과물이 어떤 전투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좋은 성능을 유지하도록 생산하고 수리할 것인지,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어떻게 개선하고 발전할 것인지가 그 나라의 국방과학 기술 수준을 증명한다.

 

북한이 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공대공 미사일 2기. 사진=KCNA 화면 캠처

 

이 때문에, 북한이 우리나라에는 없는 ICBM(대륙 간 탄도 미사일)이나, 극초음속 글라이더 무기를 만들었느니, 한국보다 먼저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느니 하는 소식을 듣고 북한이 대한민국보다 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오해다. 김정은 시대의 북한 국방과학은 어떻게 나라의 군사력을 튼튼히 하고 전쟁이 나면 국가를 지킬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위협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외국의 신무기를 모방하거나 훔쳐 오고, 대량 양산과 운영 유지는 등한시한 무기 백화점을 차렸을 뿐이다.

 

북한 대부분의 신무기는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기술을 훔쳐 오거나 부품을 가져다가 외형을 바꾸거나, 혹은 한국이 가진 무기를 똑같이 따라 하기 위해서 무리한 모방을 했을 뿐이다.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도 300km 이하의 사거리를 가진 방사포를 최소 7종 이상 현역으로 사용 중인데, 같은 체급의 무기체계는 대한민국은 KTSSM 전술 탄도 미사일과 K239 천무 다연장로켓 단 두 종류로 통일한 것과 비교하면 북한이 종류를 늘리는 데에만 신경을 써 왔다는 것을 너무 잘 보여준다. 미국조차도 같은 역할을 하는 서로 다른 무기들이 많으면 운용유지와 정비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북한은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 일명 ‘자위-2021’이라는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 북한은 최신형 자주포, 초대형 방사포, 신형 전차, 신형 장갑차, 신형 대공미사일 차량과 각종 ICBM,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SRBM(단거리 탄도미사일) 십여 종 이상을 다양하게 전시했다. 자기네들은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무기를 만들고 있으니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해도, 국방력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각 국의 공대공 미사일 외형과 북한의 미사일의 모습이 상당히 흡사하다. 사진=KCNA 제공

 

하지만 지나가듯이 홍보 영상에서 스쳐 간 두 종류의 미사일은 우리에게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줬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북한은 우리나라도 아직 도전하지 못한 국산 공대공 미사일 두 종류를 이미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판 IRIS-T 단거리 미사일과 북한판 PL-11 미사일이 그것이다. 이들 미사일에 대해서 북한은 그 어떤 공식 자료 공개도 없지만, 이것이 전투기에 장착하며, 적기를 공격하는 공대공(Air to Air) 미사일이라고 판단할 몇 가지 정황 근거가 있다.

 

첫 번째로 미사일의 색상이 북한이 항공기를 격추하는 대공미사일이나 항공기에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에 쓰는 백색으로 도장되어 있다. 두 번째로 항공기의 무장 장착대인 파일런(Pylon)에 장착할 때 필요한 장비인, 배선과 조인트, 커넥터가 미사일 위쪽에 장착되어 있다. 세 번째로 미사일 모양이 전형적인 공대공 미사일처럼 얇고 길고, 비슷한 디자인의 공대공 미사일이 이미 존재한다. 크게 보이는 첫 번째 미사일의 경우 독일 딜(Diehl) 사의 아이리스티(IRIS-T) 미사일, 일본의 AAM-5 미사일, 그리고 중국의 PL-10E 미사일과 매우 비슷한데, 이중 IRIS-T 미사일은 우리 공군의 차세대 국산전투기 KF-21 보라매에도 장착이 예정되어 있다. 작게 보이는 두 번째 미사일의 경우 중국의 PL-11 미사일, 영국의 액티브 스카이 플래시(Active Skyflash)와 비슷한 날개와 모양으로 중거리 대공 미사일의 전형적 디자인이다. 

 

공대공미사일은 미사일 중에 가장 만들기 어려운 것 중 하나이고, 사실 대한민국은 이제 국산 공대공미사일 개발 계획을 이제 막 시작한 상태에 불과하다. 공대공 미사일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먼저 작은 크기에 수십 km 밖에서 급기동을 하는 비행기를 격추하려다보니 탐색기, 로켓모터, 그리고 JVC(추력편항 날개)나 TVC(추력편향노즐) 등 엄청난 기동성을 줄 수 있는 여러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기체계중 가장 복잡한 전투기의 레이더와 임무컴퓨터, 조종석과 통합하는 체계 통합기술이 필요한데, 이 체계통합기술이 대단히 난이도가 높다. 거기다가 북한의 전투기들이 수십 년 된 오래된 기체이며, 전자장비가 무척이나 낙후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현실적으로는 공대공 미사일을 만들어도 전투기에 붙여서 쓴다는 건 비현실적 추정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예외가 있기 때문에 긴장을 놓치면 안 된다.

 

터키의 경우 미국과의 외교 관계 악화가 계속되자 중국의 기술지원을 받아 F-16 전투기에 귁도안(Gökdoğan)과 보즈도아(Bozdoğa)라는 국산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기능이 매우 제한되는 대신, 일단 전투기에 달고 쏠 수 있는 초보적인 체계통합 기술 정도는 북한이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초보적인 체계통합으로 북한의 구형 전투기에 신형 미사일을 장착할 경우, 한반도 공중전 양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공군의 전투기는 신형기는 물론 구형 전투기도 북한 전투기를 완전히 압도할 수 있는 기동성과 무장 능력, 표적 탐지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전쟁이 나면 일방적으로 북한 전투기를 격추하고 압도할 수 있으나, 신형 공대공 미사일을 북한이 배치한다면 이 힘의 우위가 상당 부분 변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시작 단계에 있는 국산 공대공 미사일 계획을 좀 더 빠르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산 공대공 미사일은 기반 기술을 연구하는 단계로서, KF-21 보라매 전투기에 장착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북한이 신형 공대공 미사일을 공개한 이상 KF-21뿐만 아니라 우리 공군의 다른 주력기인 F-15K, KF-16,FA-50에도 체계통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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