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호텔은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하고 있을까. 위기 속에선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여행과 모임이 제한된 코로나19 위기에도 새롭게 문을 여는 테이크호텔은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호텔’을 목표로 삼았다. 플레이스캠프 제주도 일찍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관점에서 새롭게 호텔을 정의했다. 이루다 테이크호텔 대표와 김대우 더제너럴리스트 대표는 ‘브랜드비즈컨퍼런스 2021’에서 뉴노멀 시대의 호텔에 대한 고민을 찬찬히 풀어냈다. 그 고민 속에는 고객뿐 아니라 브랜딩과 문화, 직원도 담겼다.
#이루다 테이크호텔 대표 ‘호텔일 수도, 호텔이 아닐 수도 있는 공간’
이루다 테이크호텔 대표는 호텔과 그다지 관련 없어 보이는 건축학과를 나와 건설사에서 일했다. 2017년 12월에 신규 프로젝트 TF팀에 투입이 됐다가 올해 5월에 테이크호텔 프로젝트의 대표로 선임됐다. 다가오는 10월 29일 오픈을 앞둔 테이크호텔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호텔’이다. 영어단어 ‘Take’의 뜻이 여러 개인 것에서 착안했다.
통상 호텔 프로젝트를 하나 개발하기 위해선 환경분석 단계, 개발방향 도출, 개발 계획 수립의 과정을 거친다. 호텔이라는 공간이 숙박에 머무르지 않고 놀이의 공간을 넘어 너와 내가 연결하는 소통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게 초창기부터 유지된 테이크호텔의 방향성이었다. 이를 유지하면서 다른 호텔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선 좀 더 뾰족하고 촘촘한 기획이 필요했다.
이 대표는 “사람에게 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숙객과 지역주민, 테이크 직원, 세 집단을 세분화해서 분석해 하드웨어에 녹여냈다. 비즈니스 업무로 방문한 투숙객을 위해 공용공간과 개인공간을 섞은 상품 설계, 부모에게 시간을 주기 위한 EBS와의 협업을 통한 키즈클럽 등이 그 결과물이다. 가족이 따로 또 같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넣었다.
직원을 위한 고민도 이어졌다. 드라마와 달리 실제 호텔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해결책은 앱에서 찾았다. 컨시어지, 프런트 업무를 축소하고 고객들이 직접 앱을 통해 체크인하고 엘리베이터를 잡거나 객실 문을 열고, 내부 제어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조직도를 개편하고 인력 채용 과정에서 기존에 호텔 업무를 해본 이는 최대한 배제했다. 1000억 원이 넘는 프로젝트인데 호텔 업무 경험이 없는 이들을 모은다는 건 큰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호텔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경력자를 배제하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직원들 위주로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테이크호텔에 대해 “이곳은 호텔일 수도, 호텔이 아닐 수도 있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새로운 호텔의 정의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대우 더 제너럴리스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지향’
‘요즘의 호텔도 단지 고급 숙박업일 뿐일까’라는 의문에서 플레이스캠프 제주를 기획한 김대우 더제너럴리스트 대표도 새로운 호텔의 의미를 여러 방법을 통해 재현했다.
그동안 호텔업은 오프라인 기반 사업이었다. 그러다보니 성장에 한계가 있고,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선 객단가를 높여야 하는데 50대 이상의 고객은 취향에 돈을 많이 쓰지 않고, MZ세대는 돈이 없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여기에서 착안해 김 대표는 ‘종합생활업 사업자로서 오프라인에서 브랜딩과 고객관계를 구축하고 큰돈은 오프라인에서 벌자’는 목표를 세웠다.
오프라인에서는 플레이스캠프 제주만의 바이브를 체험하게 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숙박과 F&B는 고급화보다 합리적인 가격선을 정해놓고 퀄리티를 유지하는 데 노력했다. 독특한 바이브를 위해 여기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액티비티, 여기서만 구매할 수 있는 굿즈를 만들었다. 온라인 편집숍을 만들어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의 관점에서 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화면에 띄운 김 대표는 “변화가 용이한 조직문화와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답을 제시했다. 내부 인원뿐 아니라 외부화의 협업도 중요하다는 것. ‘스타일이 맞는 사업자와 사람들의 사업적 커뮤니티’라는 정의 속에서 띵굴마켓,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사업자와 콜라보하는 식으로 실천도 해나갔다.
김 대표는 “고급화는 더 이상 호텔의 차별화 수단이 될 수 없는 것 같다. 대신 고유함이 무기가 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출발해 특유의 바이브가 뿜어져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실천하는 게 핵심이다. 개인적으로 제대로 된 근사한 복합문화공간을 좋아한다. 문화적 무드와 예술적 기운, 힙한 느낌, 이런 것들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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