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과함께’, ‘극한직업’, ‘기생충’에 이어 ‘오징어게임’까지…. 코로나19로 전 세계 영화시장이 셧다운 될 만큼 어려운 시국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위상은 높아가고 있다.
‘브랜드비즈컨퍼런스 2021’ 오전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천만 영화를 세 편이나 만든 제작자다. 원 대표는 2006년 리얼라이즈픽쳐스를 설립해 ‘미녀는 괴로워’, ‘광해, 왕이 된 남자’, ‘신과 함께 1·2’ 등 다양한 장르영화를 만들고 성공시켰다.
한국 콘텐츠는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됐을까. 원동연 대표는 “이전에는 한국 영화를 세계에 선보이는 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 ‘신과 함께’ 1편의 제작비는 200억 원 내외다. 그 영화를 미국 북미에서 제대로 개봉하려면 적게는 1500억 원에서 많게는 2400억 원의 비용이 드는데, 한국 영화에서 그 정도 투자는 상상할 수 없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변화를 가져온 건 OTT다. 글로벌 OTT를 통해 이 비용 없이 전 세계 관객에 한국 콘텐츠의 맛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자막이 있는 콘텐츠는 가장 큰 시장인 북미, 유럽에서 선호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도 깨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건 1020세대다. 조선,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주요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콘텐츠 비즈니스가 꼽히는 이유다. 원 대표는 “지금의 1020세대는 소재, 장르 구분 없이 재미를 추구한다. 이전 세대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들은 메시지를 재미있게 푸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동연 대표는 한국 콘텐츠가 경쟁력을 갖게 된 주요한 배경으로 지원이 없어졌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 영화를 지켜주던 스크린쿼터가 사라지면서 역설적으로 스토리텔러들이 더욱 절박하게 노력하게 됐다는 것. 제도적 장치가 사라지면서 이들이 직접 관객과 소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을 갖게 되고, 그 결과 한국 콘텐츠의 전반적인 질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다음으로 원 대표가 꼽은 경쟁력은 ‘국력’이다. 지금의 한국 콘텐츠 시장을 이끌어가는 1020세대는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명제를 체감하는 세대다. 영상 콘텐츠에 거부감 없는 이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직접 생산하면서 한국의 콘텐츠 시장이 성장했다. 웹소설, 웹툰 등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베이스 콘텐츠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들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유통하는 플랫폼이 구축돼 있다는 점도 한국 콘텐츠 전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 비즈니스에 아쉬운 점으로는 ‘자체 OTT 역량’ 이야기가 나왔다. 플레이어들은 강한 데 비해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해외 OTT의 역량을 국내에서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원 대표는 “한국의 로컬 콘텐츠를 담을 OTT가 부족하다는 게 아쉽다. 플레이어들을 해외로 보낼 게 아니라 우리가 구단을 꾸리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연합을 해서 만들거나 혹은 해외 것을 사 오거나. 콘텐츠 공급자들이 한국 비즈니스에 탑승해 전 세계의 돈을 가져오면 좋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원 대표는 “한국의 콘텐츠 비즈니스가 강한 것은 이야기를 만들 원천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웹툰, 웹소설 시장에 한국 플랫폼이 구축돼 있다는 점도 우리의 무기다. 우리가 상상한 것을 구현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와 대중에게 검증받은 매력적인 콘텐츠를 통해 생태계가 조성돼 있는 것이다. 콘텐츠 비즈니스가 비즈니스적으로 매력적이어야만 선순환 구조로 굴러갈 수 있다. 우리나라 미래 세대의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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