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방송인 겸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가 이끄는 국내 외식 기업 더본코리아가 피자 사업 관련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결과 확인됐다. 상표 이름은 ‘빽보이피자’다. 지난달 테스트 매장을 연 곱창 전문점 ‘낙원곱창’처럼 시범 사업을 거친 후 가맹사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로 한식 브랜드 가맹 사업에 치중하던 더본코리아가 지연되는 상장(IPO)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서양식 브랜드 등으로의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허청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지난 6일 더본코리아는 빽보이피자 상표를 니스(NICE) 국제상품분류 기준 43류(음식료품을 제공하는 서비스업)로 출원했다. 더본코리아가 빽보이피자 이름을 쓰겠다고 지정한 서비스는 ‘가정배달 음식점업’, ‘레스토랑서비스업’, ‘뷔페식당업’, ‘서양음식점업’, ‘식당체인업’, ‘패스트푸드식당업’, ‘피자가게업’, ‘피자전문점업’ 등 20개다. 더본코리아가 출원한 상표는 아직 특허청 심사를 기다리는 상태다. 통상 상표 출원부터 등록까지는 1년 정도 걸린다.
빽보이피자는 백종원 대표의 이름을 활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의 원조쌈밥집’, ‘빽다방’, ‘빽다방베이커리’ 등 백 대표의 이름을 브랜드에 써왔다. 백 대표가 방송 등을 통해 잘 알려진 인물인 만큼 이름을 상표에 사용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도와 친밀감을 높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더본코리아가 출원한 상표가 대부분 실제 브랜드로 출시된 만큼 빽보이피자도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더본코리아 측은 “그동안 많은 신규 브랜드를 테스트해왔다. 테스트 이후 브랜드가 없어지기도 하고 가맹사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빽보이피자 상표 출원은 향후 (피자 사업이) 테스트 브랜드로 연구·개발을 고려해볼 만한 분야라 생각해 미리 상표 출원을 했다”고 밝혔다.
빽보이피자는 시범 매장을 통해 시장에 먼저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는 테스트 매장을 통해 시장성을 검증한 후 가맹사업 여부를 결정해왔다. 지난 8월 30일에는 ‘낙원곱창’ 상표를 출원하고 9월 초 소 곱창 전문 매장을 냈다. 당시 더본코리아 측은 “시험 기간을 거친 뒤 가맹 사업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더본코리아는 제철 해산물을 판매하는 ‘계절한잔’ 상표를 출원하고 시범 매장을 열었다.
피자 브랜드를 출시하면 더본코리아는 서양식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2일 기준 더본코리아는 ‘연돈 볼카츠’, ‘백철판0410’, ‘빽다방’, ‘새마을식당’ 등 24개의 가맹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한식이 12개로 가장 많고 분식이 4개, 중식과 주점이 2개로 뒤를 잇는다. 그러나 이 중 서양식 브랜드는 ‘롤링파스타’ 하나였다.
대표적인 레드오션 업종인 피자 시장에서 외식업계 강자인 더본코리아가 어떤 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로 한식 브랜드에 집중해온 더본코리아는 배달 경쟁이 치열한 양대 메뉴로 불리는 치킨과 피자 시장에는 직접 진출한 적이 없다.
빽보이피자 시범 매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가맹 사업이 될 경우 기존 프랜차이즈와 더불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세계푸드와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9월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 ‘노브랜드 피자(No Brand Pizza)’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하고 피자전문점 시장 진출을 알렸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현황을 담은 문서로 가맹사업자가 프랜차이즈 사업 전에 등록한다. 더본코리아는 아직 빽보이피자에 대한 정보공개서는 등록하지 않았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여러 분야로 외식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곱창, 제철 해산물 시범 매장을 낸 것 외에 양조장 ‘백술도가’를 통해 막걸리 생산도 준비 중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관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오히려 한 업종(메뉴)으로 쏠리는 것보다는 위험부담을 낮출 수 있다”며 “더본코리아는 당초 현실적인 상장(IPO) 시기로 지난해를 꼽았지만, 코로나 등의 문제로 늦춰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이 코스피에 직상장한 사례가 없어 상장이 쉽지는 않을 거다. 다만 추진하는 사업에서 단기간에 실적을 낸다면 내년에 상장을 재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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