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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비법] 온라인 플랫폼 '갑질' 공정위는 어떻게 보고 있나

세계 최초 '인앱 결제 금지' 법제화…디지털 경제에 맞는 새로운 기준에 관심

2021.10.12(Tue) 17:26:49

[비즈한국] 기업들은 때론 돈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법이나 제도를 알면 더욱 자세한 내막을 이해할 수 있다. 새로 시작하는 ‘아두면 모 있는 즈니스 률’은 비즈니스 흐름의 이해를 돕는 실마리를 소개한다.

 

15년 전 필자가 구직활동을 했을 당시 취업 선호도 상위권에 있었던 기업은 S 그룹, H 그룹, L 그룹의 계열사로 대부분 이동통신, 전자, 정유 분야 회사였다. 그런데 요즘 취업 선호도 최상위권 기업은 ‘네쿠카라배’, 즉 네이버, 쿠팡, 카카오, 라인, 배달의민족이라고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그런 데가 있었나’하는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그곳으로 이직한다는 동료가 있다면 축하하는 마음 반, 부러운 마음 반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정거래법 집행 사례를 보면, 공정위의 관심도 역시 온라인 플랫폼인 것 같다. 과거에는 4대강 사업과 고속철도 사업 등 대규모 건설 담합 사건에서 고액의 과징금이 부과된 사례, 갑을관계 시정을 위한 대규모유통업법·대리점법·가맹사업법 등의 집행 사례가 자주 언급됐으나, 지금은 이러한 사례에 관한 보도를 찾기 어렵다.

 

공정위의 국정감사 업무보고자료를 보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드러난다. 공정위가 지정한 6대 핵심 과제 중 첫 번째가 ‘디지털 경제 분야 공정거래 질서 확립’이다. 주요 내용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 마련,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마련, 디지털 분야 불공정행위 및 소비자 이익 침해행위에 관한 제재사례 등이다. 구글, 애플에 관한 법 집행 사례 예시도 제시됐다.

 

공정위도 온라인 플랫폼에 관심이 많다. 공정위가 지정한 6대 핵심 과제 중 첫 번째가 ‘디지털 경제 분야 공정거래 질서 확립’이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은 공정위가 여러 차례 간담회와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등 수년 전부터 공들인 작업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온라인 플랫폼 정의가 불분명하다’, ‘업종 간 차이를 무시한 채 표준계약서의 적용을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 ‘플랫폼 노출 순서·기준 공개를 강제해 영업비밀을 침해한다’는 등의 지적이 있었다. 국내 기업 역차별이라는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이 때문인지 입법·개정과정은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 플랫폼의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조성되면서 향후 진행 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의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개정법은 △앱 마켓사업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거나, △모바일 콘텐츠 등의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거나, △모바일 콘텐츠 등을 부당하게 삭제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가령 구글플레이에서 구글 인앱 결제만을 강제하고 다른 결제수단을 금지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애플이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삭제한 사건이 화제가 됐다.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무시하고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앱스토어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이에 대한 미국의 결론은 아직 명확히 나오지 않은 상황.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결론을 기다리지 않고 전 세계에서 최초로 앱 마켓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 금지를 법제화했다.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앱 결제 강제 도입을 막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사진=박은숙 기자


업무보고 자료에서 언급된 ‘애플의 동의의결 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사·심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애플이 이동통신사들로부터 단말기 광고비용과 보증 수리 촉진 비용을 지급 받은 행위, △이동통신사에 대해 특허권 무상 허가 조건과 일방적인 계약해지 조항을 설정한 행위,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소매가격 결정과 광고활동에 관여한 행위 등이다.

 

애플은 2019년 6월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동의의결이란 기업의 자진 시정, 피해구제를 전제로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시키는 제도다. 공정위는 지난 1월 애플의 동의의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은 이동통신사와의 계약에서 임의적인 계약해지 조항을 삭제하고 1000억 원을 들여 중소기업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또 소비자들의 아이폰 수리비를 10% 인하한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온라인 플랫폼 제재사례로는 구글 사건이 있다. 공정위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변형 OS 탑재를 금지한 것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라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074억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가 판단한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는 다음과 같다.

 

① 구글은 2008~2010년 스마트폰 시장형성 초기 운영체제(OS)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전략으로 기기제조사와 앱 개발자들을 안드로이드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최근 공정위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변형 OS 탑재를 금지한 것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라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074억 원을 부과했다.


② 그런데 2011년 이후 기기제조사와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 OS 사전접근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파편화금지 조항을 포함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기기 제조사는 출시하는 모든 기기에서 안드로이드 변형 OS, 이른바 포크 OS를 탑재하거나 개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S 전자는 스마트 시계용 포크 OS를, L 전자는 스마트 스피커용 포크 OS를, A 사는 스마트 TV용 포크 OS를 출시할 수 없었다.

 

③ 경쟁 OS 사업자(아마존 파이어 OS, 알리바바 알리윤 OS) 역시 포크 OS를 개발했으나, 구글의 정책 때문에 기기제조사를 구하지 못해 시장에 진입할 수 없었다. 그 결과 구글의 모바일 분야 시장점유율은 2010년 38%에서 2019년 97.7%에 이를 정도로 강화됐다.

 

공정위의 위와 같은 판단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이견이 제기될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은 공정위 의결서를 받는 즉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 예고했다. 그러나 법 집행을 위한 공정위 의지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공정위는 애플에 대해서는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를 적용했으나, 구글에 대해서는 시장지배력 보유를 전제로 시장지배력 지위 남용행위를 적용했다.

 

이제 시장에서의 주도권은 물론 규제당국의 관심도 디지털 경제 분야로 완전히 넘어갔다. 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필수적인데, 변화가 너무 빠르다 보니 새로운 내용을 따라가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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