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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바꾼 유럽 스타트업 셋

오프라인 막히자 온라인으로 행사 물품 판매, 글로벌 회의와 재택근무 기업에 최적 공간 제시한 스타트업 급성장

2021.10.12(Tue) 12:21:14

[비즈한국] 코로나 위기는 경제산업을 위축시켰다. 하지만 위기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스타트업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줬다. 

 

자본 조달의 측면에서 보자면 2020년과 2021년은 유럽 VC(벤처캐피털)와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성공적인 시기였다. CB Insights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글로벌 무역 거래량은 코로나 확산으로 전년도 동분기 대비 16%가 감소했으나 VC 자금 조달은 11% 증가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410억 달러(약 49조 원)의 자금이 조달됐는데 유럽 스타트업계에선 기록적인 투자금액이었다. 

 

코로나 위기가 이어진 2020년과 2021년은 유럽 VC(벤처캐피털)와 스타트업들에겐 자금 조달 측면에서 가장 성공적인 시기였다. 그래프=CB Insights


여기에는 코로나 위기의 시작과 동시에 발표된 EU 및 유럽 각국 정부의 막대한 경기 부양책의 역할도 컸다. 예를 들어 독일 함부르크 지역만 놓고 살펴보자면, 함부르크의 코로나 복구기금으로 인해 기존 투자자의 신규 투자금 규모는 2배가 되었고, 신규 투자자의 투자금은 약 3배 증가했다. 2021년에도 이 흐름은 계속됐다. Dealroom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1분기에만 유럽 스타트업에 조달된 자금이 약 166억 유로(약 23조 원)에 이른다. 

 

이를 통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팬데믹 상황에 더욱 발전시켜 나간 경우도 있고, 코로나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한 스타트업도 생겼다. 이렇게 위기를 발판 삼아 많은 혁신 아이디어가 유럽의 스타트업 환경에서 다양하게 실험되고 있다. 그 중 최근 주목받는 스타트업 세 곳을 소개한다. 

 

#온라인 이벤트 박스 판매 Mias Dias

 

미아스 디아스(Mias Dias)는 베를린의 이벤트 기획사다. 제품 프레젠테이션, 기업 이벤트, 로드쇼, 박람회, 팀미팅, 컨퍼런스 등 2011년부터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해왔다. 하지만 코로나와 함께 시작된 록다운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모든 행사가 취소됐고, 단 한 건의 주문도 오지 않는 날이 지속되었다. Mias Dias는 이 코로나 상황을 이용할 아이디어를 찾아내야만 했다. 사람들이 더 이상 행사장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면 행사에 필요한 간식, 음료, 행사 도구 등이 집으로 배달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 아이디어로 웹사이트를 만들었고, 첫 주문에 발송 준비까지 고작 72시간이 걸렸다.

 

크리스마스 파티 상자. 원래 회식 문화가 없는 독일에서도 회사의 크리스마스 팀 파티는 특별한 이벤트다. 사진=online-event-box.de

 

미아스 디아스는 별도 웹사이트인 온라인 이벤트 박스(online event box)를 론칭하고, 온라인 행사를 하는 많은 회사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벤트 박스에서는 일반 슈퍼에서 보기 어려운 지역 맛집에서 공수한 특별한 간식과 술 등과 함께 빙고 게임판 등 소규모 팀 이벤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보드게임도 담았다. 이 온라인 이벤트 박스는 이미 유럽의 아마존, 구글, 보다폰, 딜로이트 등 대기업의 주문을 받아 인기를 얻었다. 

 

포르쉐의 한 부서에서만 이벤트 상자를 500개가량을 주문하는 등 2020년 5월 온라인 숍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약 3만 개의 박스를 판매했고, 약 1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자칫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단시간 안에 실현한 그 추진력이 회사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데이터 기반 글로벌 회의와 이벤트 설계 Troop

 

스페인 마드리드에 기반을 둔 트룹(Troop)은 2017년 창업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누구나 쉽게 대면 회의와 출장을 계획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출장이 어려워진 코로나 시기에 더욱 빛을 발했다. 

 

특히 유럽은 하나의 국가로 인식이 되는 면이 있어서 두 국가 이상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회사들이 많다. 따라서 반드시 대면 미팅이나 행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나라별 코로나 규제와 코로나 감염상황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안전한 미팅을 계획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트룹의 주요 서비스다. 

 

각 나라의 기후, 현재 코로나 상황, 가장 이상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숙소 및 회의 장소 등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여 추천해주는 트룹은 코로나가 시작되자 더욱더 빠르게 성장했다. 사진=trooptravel.com

 

트룹은 스페인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최근 플러그 앤 플레이를 비롯한 여러 투자자로부터 총 629만 유로(약 87억 원)의 자금을 투자받아 시리즈 A 라운드의 자금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사무실 공간 분석 SaaS 솔루션 제공 Locatee

 

로카티(Locatee)는 사무실 공간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스위스 취리히에 있다. 2014년 설립해 코로나 위기를 통해 크게 성장했다. 기존에도 기업에 필요한 공간의 크기를 계산하고 제안하는 수요가 있었지만, 코로나 위기는 이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일반화하면서 꼭 필요한 공간 면적을 계산하기 시작했고,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기 때문이다. 기업도 직원들도 재택근무가 ‘된다’는 것을 실제 경험했고, 트위터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원한다면 평생 재택근무’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하자 많은 기업들이 비싼 부동산 비용과 운영비를 지불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게 되었다. 로카티는 사무실 사용과 관련한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간 사용 최적화를 제안한다. 딜로이트, 스위스리를 비롯한 글로벌 1000 기업 중 많은 기업들이 로카티를 사용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2020년에만 전년도 대비 매출이 3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9월 말에는 스마트핀(SmartFin)이 주도한 새로운 자금 조달 라운드를 통해 710만 유로(약 98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에 최적화된 공간 사용 계획을 제안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 스타트업 로카티(Locatee)의 제품 화면. 사진=locatee.com

 

유례없는 팬데믹 기간 동안 삶의 모습과 일터의 모습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이 변화의 흐름을 돕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타났다. 전통이 강하고 행정과 절차가 느린 유럽에서도 스타트업의 도전은 전통을 과감히 부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견고하고도 보수적이던 유럽의 산업, 행정, 사회 구조를 스타트업들이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몹시 기대되는 까닭이다. 

 

필자 이은서는 베를린에서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왔다가 향수병에 못 이겨 다시 베를린에 와 살고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며, 독일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독일 기업을 안내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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