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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불똥 튄 성남의뜰 컨소시엄 타 금융기관들 '안도의 한숨'

당시 화천대유 포함한 컨소시엄으로 하나은행 주관사 참여…검찰, 하나은행 실무자 조사

2021.10.11(Mon) 13:26:34

[비즈한국]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 명단에 하나은행이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이름이 올랐다. 하나은행은 대장동 개발에 타 금융기관들처럼 컨소시엄을 구성,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주관사로 선정됐다.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개발사업이기에 사업을 따낸 것은 은행 입장에서는 호재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로 인해 검찰 수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반면 당시 하나은행 컨소시엄과의 경쟁에서 패배했던 금융기관들은 ‘화천대유를 몰랐던 것이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상황이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 주관사였던 하나은행 역시 검찰의 수사 명단에 올랐다. 사진=최준필 기자

 

#어떻게 화천대유를 알고 미리 낙점?

 

지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민간 사업자를 공모했는데 이때 하나은행은 국민·기업은행·동양생명·하나자산신탁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자산관리회사(AMC)로 화천대유를 포함했다. 당시 하나은행과 경쟁이 붙었던 곳들은 그렇지 않았다. 산업은행이 주축이 된 산업은행컨소시엄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컨소시엄은 AMC 회사를 신설하겠다는 정도의 계획을 담긴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결국 낙점된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컨소시엄은 1조 원 넘는 대형 개발사업을 따냈고, 지분이 7%에 불과했던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컨소시엄 구조 안에서 수천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하나은행도 200억 원의 수수료를 받는 약정계약을 체결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주관사로 참여했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금융 주관을 맡아 대출금을 조달하고 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200억 원은 이 대가로 받은 주관 수수료였다. 하지만 수상한 100억 원이 추가로 지급됐다. 200억 원이 건네진 지 1년여 후인 2019년 1월 성남의뜰에서 100억 원을 하나은행에 추가 지급한 것. 이 사실이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지자 하나은행은 “주간사 수수료를 처음 정할때 사업 기여도 등을 감안해 추가 수수료를 협의할 수 있도록 약정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적지 않은 논란에 검찰 수사 진행 중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화천대유를 포함한 덕에 하나은행컨소시엄이 낙점될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장동 개발사업 주관사 선정 시 사업계획서 평가 점수는 모두 1000점인데, 이 중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및 운영계획은 20점에 불과하다. 전체 점수의 2% 비중인데, 화천대유를 포함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뽑힌 것은 수상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우리가 접촉한 금융사만 30곳이 넘는데, 10곳만 참여했다”며 컨소시엄 구성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은 화천대유가 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채점표는 공개되지 않아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특히 당시 하나은행의 이 아무개 부장은 실무자로서 컨소시엄에 참여했고 이후 시행사 ‘성남의뜰’에서 사외이사를 맡았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계기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지분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지분도 많고 실질적인 자금을 댄 하나은행 등이 아니라, 화천대유가 개발에 집중하고 수익도 주로 챙겨간 과정에 대해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은 지난 7일 오후 하나은행 이 아무개 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 부장을 상대로 당시 화천대유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된 경위와 금융권에 불리한 배당 조건이 설정된 이유 등을 캐물었다. 아직 기본적인 구조 확인을 위한 참고인 조사지만, 불법성이 드러나면 피고인으로의 신분 전환 및 하나은행 관계자 추가 소환 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도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전반적인 부분은 검경(검찰과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먼저 지켜보는 게 나을 것 같다”며 “혹시라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서 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 가서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경쟁이 붙었던 다른 금융기관들이 ‘떨어져서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대목이다. 당시 주관사 선정 과정에 참여했던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그때는 화천대유라는 AMC를 모르고 참여했다가 들러리가 됐지만, 이렇게 논란이 되고 난 후에는 ‘화천대유를 몰랐던 게 천만다행’이라는 게 내부 분위기”라며 “논란이 커지고 당시 우리가 어떻게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게 됐는지,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했다, 이런 문제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귀띔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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