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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자전거 밀어내는 '카카오T 바이크', 도로 점용료 논의 불 붙나

비싼 이용료에도 편의성 앞세워 서비스 확대…관리비용·책임 공공에 전가 지적도 나와

2021.10.08(Fri) 14:49:01

[비즈한국]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인 ‘카카오T 바이크’가 전국 단위로 확대 보급되면서 지자체 공공자전거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 전기자전거의 이점과 대여·반납이 쉬운 플랫폼의 편리성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카카오 모빌리티에 공공재인 도로 사용에 따른 점용료를 책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T 바이크는 카카오T 앱을 이용해 탈 수 있는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로, 앱에서 자전거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특정한 거점이 없어 목적지와 가까운 어디에나 반납할 수 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공공자전거 대비 높은 가격에도 서비스 확대 중

 

카카오T 바이크는 2019년 3월 경기도 성남시와 인천 연수구에서 1000대 규모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페달과 전기모터의 동력으로 움직이는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단거리 이동을 위한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한 니즈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일반자전거인 지자체 공공자전거와 달리 전기자전거라는 특수성에 더해 특정한 거점이 아닌 어디에나 반납할 수 있다는 장점에 이용자가 급격히 늘었다. 현재 서울·경기 지역 일부와 대구, 부산, 광주, 울산, 전주, 대전 등 지방대도시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공공자전거와 비교하면 이용요금은 월등히 높은 편이다. 카카오T 바이크의 이용요금은 기본 15분에 1500원으로, 1분마다 100원이 추가된다. 반면 안산시의 공공자전거 ‘페달로’ 이용요금은 1일(24시간) 1000원, 1개월 4000원이며 광주시 공공자전거 ‘타랑께’는 90분에 1000원으로 학생, 저소득층에게도 부담 없는 가격이다. 

 

문제는 공존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대부분의 공공자전거는 수익성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운영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 따릉이도 2016년 도입 당시 25억 원의 손실을 냈으며 운영해 온 5년 내내 적자를 누적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기 고양시, 안산시 등 적자 폭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 자체를 접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빈 자리는 요금이 비싼 민간 공유자전거가 채운다. 

 

일각에선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민간 사업자가 높은 이용료를 통해 수익을 챙기는 상황에 대해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전거 도로 구축과 유지·보수에 지자체가 사용하는 예산은 연간 억 단위에 달하지만 자전거 이용 현황을 통해 수집되는 시민들의 이동 경로나 소요 시간 등 공익성 큰 데이터는 민간이 독점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민간 공유자전거의 영역에 대한 설왕설래가 나온다. 트위터에 해당 사진을 올린 이용자는 ‘마포구에서 카카오 전기자전거 서비스가 시작됐는데, 따릉이 정거장 빈 공간에 깔려 있다. 사회의 기생충 콘셉트인가’​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사진=트위터

 

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에 따르면 서비스 제공은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자체 공무원은 “민간 사업자의 서비스에 대해 별도의 허가 절차를 밟진 않는다. 인프라 사용에 따른 도로점용료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관련 조례가 없다. 지자체들도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산시는 곧 공공자전거 폐지, 대안을 민간에 맡겨도 될까

 

안산시는 카카오T 바이크 도입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사례다. 안산시 측은 2013년부터 운영 중이던 공공자전거 ’페달로’의 수익성을 문제 삼아 올해 말 서비스를 접겠다고 발표했다. 안산 시민사회는 지난해 카카오T 바이크를 도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공 서비스를 접겠다는 통보를 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 상황이다. 안산시 측은 카카오T 바이크의 독점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또 다른 민간 공유자전거인 ‘타조’를 도입해 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선영 안산경실련 사무국장은 “공공자전거 서비스를 위해 민관 협의체가 오랜 시간 논의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버스.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 특성과 환경 보호 문제 등을 고려한다면 공공자전거는 단순히 수익성만 놓고 판단해선 안 된다. 실제 정보공개청구를 해보니 공공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세대는 10대와 20대, 50대였다. 그럼에도 지자체는 가격이 높은 민간 플랫폼의 독점을 막지 않고 공공 서비스를 중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토론회, 의견수렴 등을 통해 대책 마련에 힘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산시뿐만 아니라 고양시 등 전국적으로 공공자전거 서비스가 고사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플랫폼 사업의 본질을 되짚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유물이자 영리 행위를 위한 물건(카카오T 바이크)을 보도에 놓아두고 영업할 권리는 어떻게 생기는가. 플랫폼 사업이란 공공재를 사적 영업행위로 전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 같다. 관리 비용이나 책임을 공공의 부담으로 전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카카오T 바이크의 기본 요금을 없애고 분당 추가 요금을 현행 100원에서 15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발표했다 열흘 만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이러한 중개수수료 논란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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