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용협동중앙회가 2007년 금융당국과 맺은 ‘경영정상화 약정(MOU)’을 조기 종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윤식 신용협동중앙회장이 내년 선거에서 연임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신협을 규제하는 MOU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신협이 MOU 조기종료를 위해 이행해야 할 조항들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신용협동중앙회(신협중앙회)는 외환위기 당시 조합의 부실 탓에 십여 년 간 적자에 시달렸다. 무리한 자산운용, 조합 부실 대출, 개별 단위조합 문제 등으로 1600개 조합 중 400여 곳이 문을 닫았다. 대규모 손실을 떠안은 신협중앙회는 금융당국에 2600억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신협은 공적자금 지원 대가로 금융당국과 자금상환, 이행과제 등을 요구하는 MOU를 체결했다. 이행과제는 신용예탁금 실적배당제 전환, 이자율 제한, 중앙회와 조합간 연계대출 활성화, 회원조합 회비, 공제사업 수익성 제고 등 9개 항목과 관련돼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 관리체제 하에서 지역 본부 통폐합, 부동산 매각, 인력감축 등과 관련해 규제를 받게 됐다. 이행기간은 2024년까지다.
신협중앙회는 MOU 체결과 함께 매각 대상으로 지정된 부동산 17곳 매각 후 582억 원, 출자금 감자 및 증자를 통해 532억 원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중앙회 인력도 조정하는 등 이행과제 일부를 수행했다. 비효율적인 단위 조합 구조조정을 통해 2005년 기준 1051개의 조합을 880여 개로 줄였으며 13.85%에 달하는 연체율을 2.55%까지 낮췄다.
2005년 기준 23조 9000억 원이었던 신협중앙회의 총자산 규모는 110조 9000억 원(2020년 기준)으로 증가하며 경영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2014년부터는 꾸준히 흑자를 기록했다. 2018년 김윤식 회장 취임 이후 MOU 조기 해지를 준비하고 있다.
김윤식 회장은 2019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개선명령 탈피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누적결손금을 전액 보전하고 수년 간 흑자를 달성하는 등 MOU 조기졸업을 위한 조건을 충족했다”며 MOU 조기졸업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금융위와의 MOU에서 벗어나게 되면 지역본부 기능 확대, 회원조합 대상 서비스 지원 강화와 탄력 운용 등 자율적인 경영체제를 마련할 수 있기에 신협의 운영과 성장 면에서 한층 더 유리해질 수 있다.
김윤식 회장은 2018년 취임 첫 해에 언론 인터뷰 등에서 “신협중앙회장이 상임제로 전환된 이후 연임한 중앙회장이 없었다”며 연임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신협의 숙원인 MOU 조기졸업을 달성할 경우 내년에 치러질 신협중앙회 회장 선거에서 지지를 얻을 수 있기에 김윤식 회장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금융기관 보고서를 통해서 경영개선명령 및 MOU 조기 졸업을 위한 요건은 충분히 충족했다. 현재 경영정상화와 관련한 계량적인 지표도 모두 달성했다고 판단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금융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MOU 조기졸업과 관련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협중앙회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과제 중 약 45%만 이행 중이고 나머지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별다른 차이가 없어 2024년까지 이행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2024년까지 이행되지 않는다면 원인 분석 등을 통해 졸업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김윤식 회장의 임기가 6개월이 채 남지 않은 시점이기에 금융위를 설득해 조기졸업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신협중앙회에서 금융위에 MOU 조기졸업과 관련한 요청도 없기에 유야무야되는 모양새다.
한편 신협중앙회의 회장 임기는 4년으로 내년 2월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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