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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투자 판단은 '실수요' 아닌 '가수요'로 해야 하는 까닭

'분양가+이자+확장 비용'이 주변 새 아파트보다 20% 높으면 수요층이 살아있다고 판단

2021.10.04(Mon) 15:16:54

[비즈한국] 자본주의 경제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이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공급 대비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올라가고, 수요 대비 공급이 많다고 판단되면 가격은 내려가게 된다. 이것이 시장 논리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에 나온 매물보다 사려는 매수자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간다. 이것이 수요다. ​물론 외부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 정책이다. ​금리를 인하·인상한다던가, 다주택자 세금을 인하·인상한다던가, 보유세, 양도소득세를 인하·인상한다던가, 신규택지개발지를 억제한다던가, 건축규제를 완화·강화한다던가, 대출규제를 완화·강화한다던가 하는 일들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 영향이 직접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해 실수요든 가수요든 매매를 발생시키는 데 일조하는 것뿐이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사적 재산은 모두 가수요가 있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결국 부동산의 시세 변동은 수요·공급으로 결정된다. ​실수요는 단기간에 늘거나 줄일 수 없다. 이미 예정되어 있는 물량이 거의 그대로 간다. ​따라서 이 부동산 시장의 단기간 시세를 올리고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가수요다. 흔히 쓰는 용어로 투자 수요다.

 

​부동산 상품 중에 실수요만으로 모든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거의 없다. 임대주택 정도일까. 사적 재산이라고 판단되는 물건은 모두 가수요가 있다. 그래서, 시세 전망을 하려면 가수요의 규모를 눈여겨봐야 한다. ​가수요가 실수요보다 많으면 가격이 많이 오른다. 가격을 올리는 거래 빈도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특정 지역 특정 단지의 85㎡(25평)형 아파트가 있다. 집주인이 살다가 매도한다. 투자가가 그 매물을 산다. 집주인 이사 시점에 맞워 전세 세입자를 구한다. 전세로 세팅을 한다. 매매가에 가까울수록 좋다. 이것이 갭 투자다. ​같은 단지에 유사한 형태의 매매와 임대 세팅이 발생한다.

 

이 경우 매매 거래 5건으로 매매 시세를 20%까지 올릴 수 있다. 전세는 40%까지도 올릴 수 있다. 가격이 서서히 오르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계단식으로 오른다. 매물이 줄거나 없어진다. 전세 물량은 더 없다. 이렇게 되면 전세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매매와 전세의 갭이 극도로 가까워진다.

 

가격이 오르면 실제 소유자들은 시세차익을 얻고 싶어 한다. 예전부터 소유하던 이들은 더욱 그런 심정이 강해진다. ​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해당 단지 매물을 기다리던 매수자들이 빠르게 매수한다. 또 매물이 나온다. 또 기다리던 매수자가 매수한다. 이 짧은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한다. 이 급등 타이밍에 통상 갭 투자를 하고 싶었던 투자자들이 몰린다.

 

​예전부터 소유하던 세대 중 팔고 싶은 세대들이 이 타이밍에 매도한다. 그리고, 매물이 다시 줄어든다. 팔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판매한 것이다. 매매가 이뤄지지 않게 때문에 시세가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

 

​뒤늦게 매수한 이들이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가격이 왜 안 오르지? 가격이 오르지는 않지만 전세가가 오르거나 유지만 되어도 버틸 수는 있다. 하지만, 가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역전세. 전세 가격이 빠져서 전세금 중 일부를 내어 주기도 한다. 주변 물량 공급이 확대되면 매매 시세, 전세 시세가 모두 빠진다.

 

​해당 단지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다. 가수요층이 빠지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실수요층도 줄어든다. 가수요층은 투자 수익이 예상되지 않으므로 당연히 빠진다. 실수요층에게는 선택 대안이 많아지기 때문에 수요가 줄어든다.

 

​경기도의 잘 나가던 신도시의 특정 단지 하나를 가지고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부동산 가격은 가수요, 즉 투자 수요가 결정한다. 가수요는 투자 심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사진은 2019년 세종시의 한 신규 아파트 견본주택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수요가 빠지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가격대를 받아줄 실수요층이 없으면 수요는 빠진다. 수요가 빠지면 당연히 가격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단기적인 가격은 가수요층이 주도한다. 실수요층은 그 입지와 상품의 가치를 체득해 온 사람들이다. 가격에 대해 보수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수요층은 대부분 현재 본인이 매수할 수 있는 가격인지만 본다. 실수요층이 판단하기에 조금 비싸다고 생각되는 가격에도 매수한다. ​어느 정도 가격이 오르기 시작할 때까지는 실수요층도 따라 산다. 

 

하지만, 실수요층이 매수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가격대가 언젠가 도래한다. 그 시세가 된 타이밍에 매수자의 절대 숫자가 빠지기 시작한다.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실수요자들이 관심이 없는데도 거래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열 양상을 보이는 신규 아파트 분양권 현장이나 투자층들이 집단적으로 매수하는 경우다.

 

​수요층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아래 두 가지만 기억하길 바란다.

 

​첫째, 신규 분양권의 경우, ‘분양가(프리미엄 포함)+중도금 대출 이자+발코니 확장 비용’ 등 총 옵션비용이 주변 새 아파트보다 20% 이상 높다면 매수를 고민해야 한다. 둘째, 기존 아파트 갭 투자의 경우, 매도 물건과 임대 물건이 많다면 매수할 이유가 없다. 특히 임대 물건이 많다면 희망하는 가격에 전세 세팅이 어렵다.

 

남들이 추천한다고 누가 샀다고, 입지·상품·가격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매수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매수 금액이 적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리스크가 적은 것이 훨씬 중요하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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