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 쿠팡의 미국 상장법인 쿠팡Inc 주가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주당 27.85 달러로 마감하면서 올 3월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당일 69 달러를 찍은 연중 최고가에 비해 무려 60% 하락했기 때문이다.
주요 투자자들의 대규모 엑시트(투자금 회수), 한국 정부의 국내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과 더딘 플랫폼 확장으로 인해 쿠팡의 주가 반등은 단기간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장 첫날 쿠팡 주가는 공모가인 35 달러에 비해 40% 이상 오른 49.25 달러로 마치면서 시가총액만 한화 100조 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가졌다.
하지만 이후 쿠팡의 주가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지난 7월에 40 달러대를 회복하는 듯했으나 9월에만 10% 가까이 하락한 주가는 공모가(35 달러)보다 못미치는 30 달러 선도 무너졌다. 이후 한 동안 28달러 선에서 횡보하더니 9월 30일에는 종가 기준 28 달러 선까지 내주며 시가 총액도 한화 기준 57조 3266억 원까지 떨어졌다.
쿠팡의 주가 악재는 우선 지난 8월 중순부터 보호예수가 해제되면서 주요 주주들이 대량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손정의(일본명 손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지난달 14일 비전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쿠팡 주식 5700만여 주를 주당 29.685 달러에 매각했다. 총 매각 규모는 16억 9000만 달러(약 1조 9886억 원)로 기존 비전펀드가 보유한 쿠팡 총 보유 주식수 5억 6815만 6413주 중 10% 달한다.
비전펀드는 2015년과 2018년에 총 30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를 쿠팡에 투자한 쿠팡 상장법인의 최대주주다. 그간 비전펀드는 “쿠팡의 성장성을 믿기 때문에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과 관련한 해석이 분분하다.
쿠팡의 2대주주인 그린옥스캐피탈도 지난 8월 5769만여 주와 지난달 16일 151만여 주를 매각했다.
국내 대형 플랫폼 규제에 대한 움직임도 쿠팡 주가에는 악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은 현재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불공정거래나 배달업계 종사자 처우개선, 고객 개인정보 문제 등과 관련한 논란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시범 운영 중인 퀵커머스 사업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실제로 강한승·박대준 쿠팡 대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쿠팡의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쿠팡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과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주가는 더딘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 때문에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며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과 이에 따른 성과가 나오면 주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쿠팡 투자 심리 개선을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쿠팡은 현재 상장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과 기업간거래(B2B)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경우 일본, 대만의 일부 지역에서 즉시배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법인 설립을 통해 싱가포르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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