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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대박에 삼양식품 함박웃음…K-콘텐츠 뜨자 유통업계 들썩

협찬 아닌 자연스런 노출 '제2 짜빠구리' 기대감…과도한 PPL은 역효과

2021.09.28(Tue) 17:12:12

[비즈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상품을 홍보하는 PPL(간접광고)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인기 콘텐츠에 PPL을 진행한 기업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화제가 되면서 극 중 등장한 삼양라면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삼양식품, 농심…PPL도 아닌데 홍보 효과 톡톡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연일 뜨겁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징어 게임’ 열풍에 삼양식품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드라마에 삼양라면이 소품으로 등장하면서 생각지 못했던 관심을 받고 있다. 

 

극 중 주인공이 편의점에서 끓이지 않은 생라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나왔는데, 이때 등장한 라면이 삼양라면이었다. 드라마 시청자 사이에서는 삼양라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는 유행이 번지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은 넷플릭스와 PPL(간접광고) 계약도 맺지 않았던 터라 생각지 못한 공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PPL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전에 연락이 오거나 제품 지원 요청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드라마가 방영된 후 제품이 나온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드라마 방영 후 SNS 등에서 제품에 대한 언급이 많아졌다. 아직은 실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정도는 아니다”라며 “(PPL이 아니므로)‘오징어 게임’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어렵지만 관련된 SNS 콘텐츠 등을 기획해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삼양라면. SNS에는 삼양라면을 안주 삼아 먹는 인증샷 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캡쳐

 

업계에서는 삼양라면이 제2의 짜파구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퍼지고 있다. 짜파구리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며 전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끓인 짜파구리는 극 중에서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소재로 활용됐다. 농심 역시 영화 ‘기생충’에 PPL을 진행하지 않았다.

 

농심 관계자는 “제품 지원 관련 요청은 받은 적이 있으나 협찬 등의 PPL은 없었다. 영화 상영 후 매출이 크게 늘었고 짜파구리 메뉴도 출시했다”면서 “특히 미국 등 해외국가에서 짜파구리를 구매할 수 있는 판매처 문의가 크게 늘었다. 당시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는 해외에서 짜파게티의 판매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농심의 제품은 PPL 계약을 맺지 않았음에도 제품이 노출돼 무료 홍보 효과를 톡톡히 얻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품의 흐름에 필요한 설정으로 자연스럽게 등장해 거부감을 줄이고 홍보 효과를 더욱 높였다는 분석이다. 

 

유종숙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는 “기업의 마케팅 측면에서는 가장 환영할 만한 방식이다. 임의로 짜맞추지 않은 자연스러운 스토리 설정 등에 따라 비용 투자 없이도 홍보 효과가 상당히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에 등장한 하남돼지집. 드라마 방영 후 매출이 20~30% 이상 증가했다. 사진=방송 캡쳐


#하남돼지집 PPL로 매출 20~30% 증가, 과도한 PPL은 오히려 반감 

 

콘텐츠 시장이 커지면서 PPL 시장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콘텐츠 제작 환경이 녹록지 않다 보니 제작사에서는 PPL을 통한 수익 확보가 절실해지는 상황이다. 또 국내를 넘어 해외 등에서도 K-콘텐츠가 호평을 받음에 따라 PPL 효과도 높아져 PPL 마케팅에 관심 두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인기 드라마에 브랜드, 제품 등이 노출될 경우 매출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삼겹살 프랜차이즈 하남돼지집은 최근 방영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에 PPL을 진행했다. 드라마에 주인공들이 모여 하남돼지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배달을 시켜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하남돼지집 관계자는 “매장 점주들에 의하면 드라마 방영 후 매출이 이전보다 20~30% 증가했다”며 “내점 고객이 많아져 배달 주문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배달 포스(POS)를 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광고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다 보니 PPL 마케팅을 선호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제작사에서 PPL 요청이 오면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효과가 상당해 대부분 수락한다”고 전했다.

 

PPL 마케팅을 선호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드라마 속 PPL이 과도하게 많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인기 드라마의 경우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PPL이 많아 ‘광고 속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작품의 흐름과 상관없이 PPL이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해 극의 흐름을 끊어 놓아 반감을 사기도 한다. 

 

오두환 한국온라인광고연구소 소장은 “PPL은 상품의 강점이 최대한 주목받아야 효과적이다. 하지만 광고 송출 매체사는 시간적 여유 등이 없어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쓰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종숙 교수도 “최근에는 드라마 제작 시 협찬사가 스토리 회의 등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보다 자연스럽게 제품을 노출해 광고 효과를 높이려는 전략”이라면서 “과도한 PPL은 오히려 시청자의 반감을 자아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적절히 균형감 있게 PPL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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