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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오징어게임'으로 주목받는 넷플릭스식 '통 큰 투자'

제작비 과감히 투자해 반전 성공…국내 OTT에 디즈니 진출까지 경쟁은 "이제 시작"

2021.09.27(Mon) 11:36:58

[비즈한국]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한 드라마 ‘D.P.’와 ‘오징어게임’의 인기가 심상찮다. 추석 연휴 기간 ‘오징어게임’이 큰 화제가 되면서 55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던 넷플릭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고 있다. 국내 OTT 서비스 업체(OVER THE TOP: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티빙이나 웨이브에 비해 주춤하는 흐름이었던 넷플릭스의 잇단 ‘대박’에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OTT 기업들 간 경쟁은 이제 시작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마블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모두 보유한 디즈니플러스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11월에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 왓챠 등 국내 기업 외에도 넷플릭스, 아마존플러스, 아이치이(중국) 등이 경쟁 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OTT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이제 막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 아직 성장할 여력이 많이 남았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주춤하던 넷플릭스의 분위기가 ​‘D.P.’와 ‘오징어게임’의 잇단 대박 덕분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의 위기? 오리지널 콘텐츠로 부활

 

시장 흐름은 사실 넷플릭스에게 우울했다. 올 2분기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 가입자는 154만 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1010만 명이 증가했던 것과 비교할 때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미국에서 점유율이 줄어드는 등 신규 OTT들에게 밀리는 모양새였다. 특히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2년 만에 1억 20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가 2억 900만 명인 것을 고려할 때 매우 빠른 성장세다. 한국 시장에서도 위기였다. 토종 OTT 웨이브가 사용시간에서 넷플릭스를 누르는 ‘골든 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연초부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세웠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로 위기를 이겨내기 시작했다. ‘스위트홈’으로 화제를 끌더니 ‘D.P.’와 ‘오징어게임’으로 연달아 ‘대박’을 쳤다.

 

국내 가입자들의 유료 결제액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넷플릭스에 결제한 금액은 올해 8월 753억 원으로, 지난해 424억 원보다 배 가까이 증가했다. 결제자들의 연령 구조는 더욱 긍정적이다. 지난해 8월 결제자의 연령별 비중은 20대가 40.1%(127만 명)로 가장 많았고, 30대 24.5%(78만 명), 40대 18.1%(57만 명), 50대 이상이 17.3%(55만 명)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 8월은 20대가 26.9%(139만 명), 30대가 29.0%(149만 명)로 비중이 줄었고, 40대 24.3%(125만 명)와 50대 이상 19.8%(103만 명)으로 중년층의 비중이 증가했다.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연령대가 젊은층에서 전 연령층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는 넷플릭스가 올해 초 밝힌 ‘5500억 원 투자’의 성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기존 드라마 제작 업계의 패턴을 완전히 벗어난 넷플릭스만의 통 큰 투자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평이다. 기존 공중파나 케이블 TV 플랫폼에 제공하는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는 10억 원 안팎이었다. 2016년 ‘태양의 후예’가 회당 16억 원이 투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회당 20억~30억 원을 투자한다. ‘스위트홈’이 회당 30억 원의 제작비를 받았고, 8부작으로 만든 ‘오징어게임’도 200억 원가량을 투자 받았다고 한다. 회당 25억 원 수준인데, 그만큼 콘텐츠의 질이 올라간 것이 성공 요인이라는 평이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공중파는 각종 광고나 PPL 등을 모두 고려해서 10억~20억 원의 회당 제작비를 준다고 하면, 넷플릭스는 그런 조건 없이도 6~10부작에 150억 원에서 많게는 300억 원도 주다 보니 많은 콘텐츠 기획안이 넷플릭스에 가장 먼저 간다”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덕에 넷플릭스가 잠시 위기를 이겨낸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디즈니플러스 국내 상륙, 진짜 경쟁은 이제부터

 

하지만 진짜 경쟁은 이제 시작이라는 평도 나온다. 디즈니플러스가 오는 11월 12일 국내 OTT 서비스를 시작한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6개 핵심 브랜드의 영화와 TV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겨울왕국’ 등 아동 콘텐츠에 강점이 있어 영유아를 둔 부모층이 대거 가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LG유플러스와 인터넷TV(IPTV), 모바일 제휴를 위한 계약을 완료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영유아 전용 플랫폼 아이들나라를 운영했던 LG유플러스에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넷플릭스를 의식해 넷플리스보다 저렴한 월정액 9900원을 설정하며 본격 경쟁을 예고했다.

 

디즈니플러스도 한국형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태양의 후예’를 제작한 스튜디오앤뉴와 5년간 콘텐츠 계약을 했고, 이미 강다니엘 주연 ‘너와 나의 경찰수업’이나 서강준·김아중 주연의 오리지널 콘텐츠 ‘그리드’, 유명 웹툰이 원작인 ‘무빙’의 콘텐츠화도 계획 중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미국은 평균 2개 정도의 OTT를 유료 결제해 시청할 정도로 OTT 문화가 일반화돼 있다”며 “국내는 아직 태동기라서 OTT 유료 가입 자체가 현재 증가하고 있지만, 언젠간 미국처럼 다수의 OTT를 결제해서 시청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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