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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타서 나눠 먹은 호남고속철

공정위, 입찰담합 건설사 28곳 중징계

2014.07.28(Mon) 09:16:23

총 길이 184.534㎞의 철도망을 구축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이 담합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 건설사들은 ‘사다리 타기’ 등으로 입찰률을 결정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공정위는 호남고속철도 공사 입찰 과정에서 ‘빅7’을 포함한 국내 28개 건설사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 중 22개 건설사에 4355억 원(최저가 입찰방식 3479억 원. 대안 및 턴키방식 876억 원)을 부과했다. 또 건설사 15개 법인과 주요 임원 7명에 대해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19개 공구와 차량기지공사 등 20개 공사 가운데 16개 공구와 차량기지 등 총 17개 공사에서 건설사들의 입찰담합이 이뤄졌다. 담합규모는 3조5980억 원에 달했다.

지난 2009년 6월 ‘빅7(현대·대우·SK·GS·삼성물산·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건설사들은 호남고속철도 노반 신설공사 13개 공구 공사에 참여하기에 앞서 전체 공구를 분할해 낙찰받기로 계획했다.

이후 이들 7개사를 포함한 21개 건설사는 각 공구별로 낙찰 예정자를 정하고 다른 입찰 참가자들은 들러리를 서는 것을 합의한 뒤 이를 실행에 옮겼다. 대안방식으로 발주한 3개 공구에서는 삼성물산과 SK건설(1-2공구. 삼성물산 낙찰), 현대건설과 동부건설(2-3공구. 현대건설 낙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쌍용건설(4-2공구. 쌍용건설 낙찰)이 각각 담합했다. 대림산업이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을 제치고 공사권을 따낸 차량기지 공사는 각 회사 관계자들이 카페에서 모임을 갖고 사다리타기를 통해 투찰률을 합의한 뒤 결정된 금액대로 실제 입찰에서 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중원 공정위 상임위원은 "건설사들이 담합하는 과정에서 1개 회사가 1공구만 공사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열위에 있는 사업자들도 낙찰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등 28개 회사가 똘똘뭉쳐서 치밀하게 계획을 짠 것이 확인됐다"며 "당시 건설사들이 얼마나 견고하게 카르텔을 일삼았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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