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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입성 현대중공업 기상도 '맑은 가운데 때때로 구름'

상장 첫날 공모가 약 2배 마감…업황·실적 긍정적, 소송·원재료 인상은 변수

2021.09.24(Fri) 15:55:25

[비즈한국] 조선업 1위 기업 현대중공업이 코스피에 입성했다. 상장 당일 공모가의 두 배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를 마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업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은 향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재료 가격 인상, 계류 중인 소송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칠 부정적 요소도 존재한다. 

 

현대중공업이 상장 당일 공모가의 두 배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를 마치며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쳤다.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 부문에서 세계 1위 업체다. 공모 규모는 9360억 원으로 올해 상장 예정 기업 중 대어급 IPO(기업공개)로 평가받았다. 수요예측 결과도 매우 좋았다. 기관투자자의 경쟁률이 1835.37 대 1로 올해 상장한 기업 중 SK아이이테크놀로지(1882.88 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60.3%로 올해 상장 기업 중 네 번째로 높았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도 10%대로 형성되며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주주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 기대감은 상장일이던 17일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공모가(6만 원)의 2배 가까운 금액인 11만 10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의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9만 1000원까지 내려갔지만, 유통 가능 물량이 워낙 적어 이내 회복했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11만 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성공적으로 코스피에 입성한 현대중공업의 중장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일단 업황이 나쁘지 않다. 조선업 전성기에 건조된 선박들의 노후화와 환경 규제 및 안전 규정 강화로 선박 교체 수요가 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지난 5월 전망 보고서 ‘클락슨리서치 포캐스트 클럽’을 통해 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했던 선박 발주량이 올해를 기점으로 회복 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클락슨리서치는 2021~2022년 연평균 신조 발주량이 세계 경제 회복과 글로벌 물동량 증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등에 힘입어 지난해 795척보다 50% 이상 증가한 약 1200척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발주량은 작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800척으로 전망했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도 긍정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2021년 상반기 전 세계 발주량 2452만 CGT(표준선 환산 톤수) 중 1088만 CGT를 수주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24%, 2019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것으로 조선 호황기(2006~2008년) 이후 13년 만에 달성한 상반기 최대 실적이다. 

 

산업부는 “하반기 발주가 예정된 LNG운반선(카타르 가스공사) 등을 고려하면 전 세계 발주 및 국내 수주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자율운항 선박 기술개발 사업(약 1603억 원) 및 친환경 선박 전주기 혁신기술개발 사업(약 2540억 원) 등을 통해 국내 조선산업이 향후 미래 선박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에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가운데 중장기적인 주가 흐름에 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조선업계에 강화된 환경 규제도 현대중공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6월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2013년 1월 1일 이후 만들어진 선박에만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적용했으나, 2023년부터는 운항 중인 국제항해 선박에도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적용한다. 따라서 환경 규제로 인한 친환경 선박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선박은 한국 조선 산업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로 현대중공업은 최근 3년 선박 수주 실적의 90%에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공모로 조달한 자금 1조 700억 원 중 약 7578억 원을 미래를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에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5년 동안 그린십 개발(약 1764억 원), 디지털 선박 기술 구축(약 1339억 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약 3212억 원), 수소 인프라 구축(약 1263억 원)에 투자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에 쓰인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 지수가 148포인트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이 초호황을 맞이했고, 벌크선이 회복세다. 향후 선박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와 유가 상승으로 저효율선이 퇴출하면 선박 수요와 가격 증가로 현대중공업이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 소송 등 위험 요소도 동시에 존재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증가하고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선박 원재료인 후판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해 조선사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현대중공업이 상반기 3조 9349억 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3943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본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각각 3조 2901억 원과 2조 171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 손실이 9447억 원과 1조 2203억 원에 달했다. 

 

조선업계의 이 같은 어닝쇼크는 하반기 후판 가격 상승분을 미리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한 결과다. 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현재 시점에서 이미 발생한 것으로 보고 기록해둔 것을 뜻한다. 즉 현재 반영한 후판 가격 상승분보다 실제 상승분이 낮으면 추후 현대중공업에 이익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수천억 원대 소송도 리스크다. 현대중공업은 9월 5일 기준 증권 해고무효확인 및 손해배상 등 소송 45건의 피고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주요 소송으로는 한국가스공사의 손해배상 청구와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OC(Kuwait Oil Company)​의 중재 소송이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발주한 총 27건의 주배관 공사에서 현대중공업이 다른 건설사 18곳과 담합했다며 2015년 166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현재 1심 절차가 진행 중이다. KOC​는 현대중공업이 2010년 8월 인도한 5억 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 파이프라인에 일부 하자가 있다며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을 상대로 국제중재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가스공사와 KOC​의 소송을 포함해 현대중공업이 피소된 45건의 총 소송액은 약 4854억 4200만 원이다.​ ​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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