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13일 북한은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의하면 순항미사일은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1500㎞를 비행해 표적에 명중했다. 비행시간은 약 2시간 정도로 알려졌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가 알려지면서 국내 방위산업계도 술렁였다.
순항미사일이란 적의 레이더를 피하여 저공비행이나 우회 비행을 할 수 있는 유도무기로, 탄도미사일과 달리 항공기와 같이 터보제트나 터보팬 엔진을 장착하고 사전에 입력된 자료를 바탕으로 컴퓨터에 의해 비행한다. 우리 군이 그동안 추진해온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순항미사일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보완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하늘 높이 치솟아 포물선으로 비행하며 목표물에 떨어지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저고도로 비행한다.
이 때문에 탄도미사일 탐지에 특화된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로는 탐지가 불가능하다. 또한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명중률이 높으며 목표물을 수평 공격할 수 있다. 즉 외과수술과 같은 정밀 타격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단점도 상당하다. 고고도 그리고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아음속 즉 마하 0.5~0.7 정도의 속도로 비행한다. 특히 대낮에 비행할 경우 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고, 공중조기경보통제기나 저고도 레이더로 감시 및 추적을 할 수 있다.
전쟁의 신호탄이라고 알려진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이러한 약점 때문에 실전에서 여러 차례 격추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방위산업체 가운데 LIG넥스원은 북한 순항미사일과 관련된 가장 많은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순항미사일 탐지가 가능한 국지방공레이더를 만들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방위사업청과 591억 원 규모의 국지방공레이더 양산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양산이 진행 중인 국지방공레이더는 저고도 비행체 탐지에 특화된 장비이다.
국지방공레이더는 3차원 능동위상배열 레이더를 사용하며 전투기, 헬기, 순항미사일은 물론 소형 무인기 등의 탐지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천궁-1/2도 LIG넥스원이 만든다. 지난해 군에 인도되기 시작한 천궁-2의 경우 국산 지대공 미사일 가운데 유일하게 Air and Missile Defense 즉 ‘방공 및 미사일 방어’를 통합해 작전을 수행한다.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순항미사일까지도 요격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천궁-2는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과 같은 Hit-to-kill 즉 ‘직격파괴’ 방식을 사용한다.
직격파괴 방식을 사용해 대량살상무기 즉 핵 및 화학무기를 탑재한 순항 및 탄도미사일을 부수적인 피해 없이 안전하게 요격할 수 있다. 이밖에 천궁-2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작전통제소에는 Link 16 데이터링크뿐만 아니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나 다른 감시 및 추적자산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순항 및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도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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