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급속도로 커지는 중고거래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자타공인 당근마켓이다. 지역기반 중고거래 앱으로 2018년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 당근마켓은 지난달 1789억 원 규모 시리즈 D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3조 원으로 평가받으며 3년 새 몸값이 70배나 뛰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앱애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다운로드 많이 받은 앱이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시장을 넘어 지역소식을 들려주고 일상에 도움을 주는 ‘로컬 슈퍼앱’을 지향하지만 서비스 확장에는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여타 플랫폼 기업이 메인 서비스를 두고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하반기 당근페이 출시를 앞둔 당근마켓의 서비스 영역을 상표 출원 현황을 통해 정리했다.
#당근페이·배송 출시 가시화, 상표는 2019년 출원
2015년 ‘판교장터’로 출발한 당근마켓은 경기 판교·용인·수지 등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전개하다가 2018년 1월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근마켓’이라는 명칭으로 09류(컴퓨터 소프트웨어), 35류(통신판매중개업)에 대해 상표를 등록받은 시기도 2015년 11월이다.
이후 1년여 정도 지나 2019년 초 지역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가 안정화되던 시기부터 서비스 확장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하반기에는 당근배송(09류, 35류, 36류, 39류), 당근페이(09류, 35류, 36류, 38류) 명칭의 상표를 등록받았다. 이 외에 당근톡(09류, 35류, 38류, 41류), 당근공구(09류, 35류)에 대한 상표도 등록받았다.
이 중 당근배송과 당근페이 서비스는 어느 정도 가시화된 상태다. 당근배송은 현재 서울시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 테스트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당근페이는 올 하반기 출시 계획이다. 당근페이의 경우 당근마켓에서 세탁, 이사, 돌범 서비스 등 제휴 서비스를 이용할 때나 선물하기 모바일 기프티콘을 구입할 때 비즈프로필에 등록된 지역 상점에서 결제 시 이용하게 될 예정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배송은 현 시점에서 지역 확장 등을 말하기 이른 단계다. 간혹 직거래가 어려운 상황에서 택배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 당근공구 상표의 경우 당근마켓 안에서 이웃 간에 물품이나 서비스 등을 공동 구매하는 수요가 있는 것에 착안해 서비스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년 전에 출원했지만 현재 운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본에 충실한 서비스 확장…소비자 마음 잡기 위해 신중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기조가 확대되면서 동네 기반 서비스인 당근마켓 가입자는 급속도로 늘었다. 2018년 1월 50만 명이던 당근마켓 이용자는 2019년 180만 명, 2020년 480만 명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용자 수가 늘면서 중고거래 서비스도 좀 더 정교해졌다.
지난해 당근마켓이 출원한 상표는 당근모임(09류, 35류, 38류, 41류, 45류), 당근일자리(09류, 16류, 35류, 38류, 41류), 당근알바(09류, 16류, 35류, 38류, 41류), 당근중고차(09류, 35류, 36류, 37류, 38류, 42류), 당근구인구직(09류, 16류, 35류, 38류, 41류), 당근부동산(09류, 35류, 36류, 38류, 39류, 41류) 등이다. 이들 대부분은 아직 심사 단계에 있다. 올해 7월에는 당근전화(09류, 35류, 38류) 상표를 출원해 등록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중고거래 서비스 영역 안에서 제공된다. 현재는 개인 전화번호 노출 없이 거래 상대방과 실시간 음성 통화가 가능한 ‘당근전화’, 중고거래시 상대방과 채팅할 수 있는 ‘당근톡’(현 당근채팅), 당근마켓 ‘내 근처’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역 생활 편의 서비스인 ‘당근일자리’, ‘당근구인구직’, ‘당근알바’(현 ‘동네알바’), ‘당근부동산’(현 ‘부동산’), ‘당근중고차’(현 ‘중고차’)가 운영되고 있다. ‘동네생활’에서 이웃과 동네 이웃들이 함께 취미활동과 스터디 등을 할 수 있는 ‘당근모임’ 등도 있다.
상표 출원 시기를 통해 서비스 확장과 수익 다변화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중고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동네 커뮤니티로 입소문이 나면서 성장했기 때문에 수익성을 쫓아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아직 매출 대부분이 광고에 기반하고 있지만 자체 결제 서비스나 구인구직·부동산·중고차 등 지역 비즈니스 연결 서비스를 통해 수익 다변화는 꾸준히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일부는 브랜딩 과정에서 이름이 변경되는 등 유동적으로 운영 중이다. 중고거래 영역에서 당장의 수익을 쫓기보다는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지역 기반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속도는 조금 더딜 수 있어도 각 영역에서 전문화된 스타트업 및 서비스와 협업을 중심으로 함께 로컬 커뮤니티 생태계를 키워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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