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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은커녕 공모가 밑으로…롯데렌탈 상장 직후 주가 하락세, 왜?

높은 공모가·낮은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요인…부채비율 감소·신성장동력 확보는 긍정 요인

2021.09.14(Tue) 15:04:59

[비즈한국] 렌터카 점유율 1위 기업 ‘롯데렌탈’의 주가가 상장 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아 기관투자자들이 연일 매도 행진을 펼치는 바람에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장 이후 회사채 발행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대규모 투자로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계획을 밝히는 등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도 있어 향후 주가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롯데렌탈이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떨어졌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은 것이 단기 하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소가 있어 추후 반등할지 주목된다. 사진=롯데렌터카


롯데렌탈은 8월 IPO 기업 중 최대어로 꼽혔다. 롯데렌탈은 차량 렌탈과 중고차매매업이 중심인 기업이다. 렌터카 시장에서는 2021년 1분기 기준 등록대수 23만 5723대로 21.8%의 점유율을 기록해 업계 1위다. 최근 3년간 매출도 1조 8663억 원에서 2조 506억 원, 2조 2521억 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도 동기간 1000억 원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공모가액이 8509억 원으로 높은 편에 속해 주주들의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IPO 흥행에는 실패했다.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비율이 217.63 대 1을 기록했다. 흥행에 참패한 크래프톤이 기록한 243 대 1보다 낮은 수치다. 통상적으로 1000 대 1 이상을 기록해야 흥행했다고 평가받는다. 올해는 흥행 기준도 평균 1200 대 1로 다소 높아졌다. 기관의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일반 청약 경쟁률도 65.8 대 1로 저조했다. 

 

상장 후 롯데렌탈의 주가 역시 맥을 못 추고 있다. 롯데렌탈은 8월 19일 공모가보다 1500원 낮은 5만 7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며 장을 시작했다. 당일 아주 잠깐 6만 9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떨어져 결국 5만 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락세는 꾸준히 이어졌다. 13일 기준 롯데렌탈의 종가는 4만 5000원이었다. 공모가보다 무려 1만 4000원 낮다.

 

주가 하락 이유로는 낮은 의무보유확약 비율로 인한 기관과 외국인들의 강한 ​초반 ​매도세가 꼽힌다. 신규 상장 주식은 기관투자자가 일정 기간 공모주를 팔지 않기로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을수록 초반 주가 흐름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롯데렌탈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당시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14.65%에 불과했다. 최종 배정현황에서는 9.3%까지 떨어졌다. 같은 날 상장한 브레인즈컴퍼니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42.26%였다. 브레인즈컴퍼니는 상장일 ‘따상’을 기록하며 롯데렌탈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롯데렌탈 주식을 들고 있을 의무가 없는 기관투자자들은 연이은 매도 행진을 펼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상장일에만 329만 5120주를 던졌다. 이후에도 매도세는 이어졌다. 13일까지 18거래일 동안 기관과 외국인은 459만 1160주를 팔았다. 기관투자자에 배정된 비율이 61.4%에 달했기 때문에 이 같은 매도세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공모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롯데렌탈은 공모가 산정방식으로 EV/EBITDA를 사용했다. 이는 기업의 시장가치(EV)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이다. 비교 기업은 SK렌터카와 AJ네트웍스를 선택했고, 2020년 2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SK렌터카의 4개 분기 평균 EV/EBITDA는 5.47배, AJ네트웍스는 5.73배를 나타냈다. 롯데렌탈은 둘의 평균인 5.6배를 적용했다. 

 

구독자 31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채널 ‘달란트투자’는 “특정시점의 EV/EBITDA를 적용하면 공모가가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다. 그래서 EV/EBITDA 적용 시에는 (기업의 공모가 산정방식 외에도) 최근 몇 년간 추이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금융에 따르면 SK렌터카의 2017~2020년 평균 EV/EBITDA는 4.10배였다. AJ네트웍스는 5.26배였다. 두 기업 모두 4개 분기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AJ네트웍스와 롯데렌탈은 같은 렌털업이라도 취급 품목이 다르다. 롯데렌탈은 차량 렌털과 중고차 판매가 매출의 90%를 차지하지만, AJ네트웍스의 매출은 IT·파렛트·건설 장비 렌털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SK렌터카는 차량 렌털과 중고차 판매가 97%로 롯데렌탈과 흡사하다. 즉 사업모델이 거의 판박이 수준인 SK렌터카의 최근 4년간 평균 EV/EBITDA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는 롯데렌탈의 공모가가 높게 책정된 셈이다. 

 

롯데렌탈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존 사업 강화 및 신성장 동력 확보에 사용할 계획이다. 사진=롯데렌터카


주식 시장에서는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롯데렌탈에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렌탈은 상장으로 유입된 자본 4219억 원 덕분에 부채비율이 약 621%에서 약 398%까지 떨어졌다. 자기자본비율도 약 14%에서 약 20%로 개선됐다. 또 상장 이후 진행한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3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이 자금은 채무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롯데렌탈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존 사업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전기차 확대 운영에 투자한다. 8월 기준 약 9000대의 전기차를 보유한 롯데렌탈은 3년간 2419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회사 ‘그린카’의 확대 운영 및 차량구매에 2021년 하반기 1000억 원의 지분을 출자해 전기차 포함 차량 구매에 600억 원, 플랫폼 고도화·기타 운영자금에 400억 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매출 비중이 낮았던 일반 렌털 부문에 대한 투자도 진행한다. OA기기·측정기·고소장비·지게차 등이 주요 렌털 품목이다. ​롯데렌탈은 3년간 일반 렌털 확대 운용을 위한 렌털 자산 구입에 약 800억 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렌탈은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적 성장이 전망된다. 우선 최근 6년간 렌터카 시장 평균 성장률(14.1%)보다 높은 성장률 20.2%를 기록했다. 특히 B2B 매출 성장과 단기 렌터카 가동률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여러 기업과의 협업으로 전기차 전용 카셰어링 플랫폼 구축과 자율주행 기술 투자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역량을 확보해나가는 것 역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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